신신과 만두는 그들을 밖으로 빠져나가게 한 뒤, 다시 돌아와 송석석의 탈출을 도왔다.이방이 죽으려고 작정해서 몰래 되돌아온 탓에, 그녀가 석석의 발목을 잡을까 두려워 그들도 돌아오지 않을 수 없었다.전북망은 이방을 업은 채 마치 머리 잃은 파리처럼 이리저리 헤매며 제대로 싸우지도 못했고, 이방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아직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했는데 수비병의 칼이 그녀의 다리 위로 툭 떨어졌다.찢어질듯한 비명이 양식 창고 안에 울려 퍼졌다. 전북망은 자신을 향한 칼날들을 간신히 막아내며 뒤를 돌아봤는데,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져 있었다. 이방의 왼쪽 다리에는 이미 칼이 깊게 박혀 피가 쉴 새 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장군! 살려주세요......”이방은 비명을 질렀고, 고통 때문인지 공포 때문인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병사들은 그녀를 죽이지 않고 생포하려는 듯, 더 이상 치명타는 가하지 않았다.한 병사의 칼날이 그녀의 목에 들이대졌다. 누군가가 그녀를 거칠게 일으켜 세웠다. 격분한 병사들이 무슨 말을 중얼거리며 고함쳤고, 이내 다른 병사가 밧줄을 들고 와 그녀를 결박하려 했다.그때,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한 소장이 몇몇 병사들과 함께 달려왔다. 그 소장은 피곤에 지친 듯했지만 눈빛은 날카롭고 기품이 느껴졌으며, 분명 평범한 가문 출신은 아닌 듯 했다.그를 보자 병사 둘이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이방은 그를 보는 순간, 결코 보통 인물이 아님을 직감했다. 목에 칼이 닿아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전북망에게 소리쳤다.“장군! 저 사람을 인질로 잡아야 우리가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소장은 이방의 말을 알아들은 듯, 눈빛이 갑자기 싸늘해졌다.전북망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고, 정신도 흐려졌다. 하지만 이방의 말에 반사적으로 그 소장을 향해 몸을 날렸다.검은 빛이 번쩍이는 순간, 전북망이 치켜든 팔이 뚝 잘려 나가 바닥에 떨어져 버리고 말았다.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장군!”이방은 크게 소리를 질렀지만, 목에 칼이 얹혀 있어 꼼짝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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