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긴, 심계화는 연소희의 계모이고, 나이도 기껏해야 10살 정도 차이 나는 것으로 보이니 그럴 만도 하다.만약 나와 몇 살 차이도 나지 않는 사람이 아버지의 아내가 되어, 내가 그 사람을 어머니라고 불러야 한다면 그 누구도 싫을 거다.하지만 이건 연씨 가문 집안일이라 나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선물 전달식은 드디어 시작되었다.선물 전달에도 순서가 있고 예법이 존재했다.먼저 선물을 준 사람들은 대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비교적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그도 그럴 게, 거물들은 항상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니까. 그래야 그분들의 특별함을 보여줄 수 있으니 말이다.하지만 이름 없는 사람들이 주는 선물도 아주 근사했다.차를 선물하는 사람도 있고, 차주전자를 선물하는 사람도 있고, 불상과 관음상을 선물하는 사람도 있었다.그렇게 어느새 내 차례가 다가왔다.나는 사전에 준비한 선물을 꺼내 웃으며 말했다.“연 화백님, 이건 제가 특별히 준비한 선물인데, 건강에 좋은 복주머니입니다. 만수무강하시고 무궁한 행복을 누리기를 바랍니다.”나는 내가 준비한 마음을 건넸다.하지만 그때, 군중 속에서 ‘어?’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은 모두 소리가 난 쪽으로 돌아봤다.소리를 낸 사람은 젊은 남자였는데 연시우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나는 맨 처음 연시우를 바라봤다.내가 연시우 근처에 앉은 젊은 남자와 원한도 없는데, 남자가 대중 앞에서 나에게 이런 무안을 줄 리는 없다. 때문에 이 모든 게 연시우가 시킨 짓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그때 젊은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가 준 복주머니를 가리키며 비웃었다.“이봐, 정수호, 다른 사람은 모두 옥기를 선물하는데, 고작 직접 만든 복주머니라니. 너무 쪼잔한 거 아니야?”내가 말하기도 전에 연상철이 입을 열었다.“우리 며느리도 방금 말했다시피 선물은 값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있네.”“어르신은 너무 쉽게 봐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어르신을 쉽게 보면 안 되죠.”“오늘은 어르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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