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Bab 1471 - Bab 1480

1634 Bab

제1471화

대중들은 알약이 정말 그렇게 신기한지 의문이 생겼다.고작 알약 하나가 정말 이렇게 효과가 뛰어난 게 믿기지 않았다.하지만 연상철의 반응을 보면 또 거짓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그때 어르신 몇 명이 연상철 옆으로 다가갔다.“이보게, 그 알약이 정말 그렇게 신기한가? 우리를 속이는 거 아니지?”연상철은 순간 언짢은 표정을 짓더니 화를 내며 말했다.“내가 왜 거짓말하겠나? 내 몸 상태를 내가 모를까? 게다가 내가 거짓말해서 얻는 게 뭔데?”“무병장수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똑같을 텐데, 내가 자네들 앞에서 거짓말해서 무슨 의미가 있나?”연상철이 화내는 모습을 보니 어르신들은 연상철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알아챘다. 그러더니 하나둘씩 내 주위로 몰려들었다.“총각, 저런 알약이 또 있나? 있으면 나한테 하나만 팔 수 있겠나?”“나도 하나 주게.”“나도 하나만.”어르신들은 내 주위를 겹겹이 둘러쌌다.그 순간 공세빈은 불안한 듯 연시우를 바라봤고, 연시우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쓸모없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공세빈을 보는 척도 하지 않았다.결국 공세빈은 찍 소리도 내지 못했다.현장 분위기는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고, 이제 더 이상 나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하지만 나는 내 주위에 몰려든 어르신들을 향해 미안해하며 말했다.“여러분, 이 알약은 제가 연 화백님 증상에 따라 특별히 만든 거라서 하나뿐이에요.”“정 선생, 그러면 연회가 끝난 뒤 내 증상에 맞게 한 알 만들어 줄 수 있겠나?”“맞아. 우리도 이제 연세가 있다 보니 질병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싶네. 돈은 얼마가 들든 상관없으니 몇 년 정도만 더 살게 해주게.”사람은 일정한 나이가 되면 죽음을 두려워한다.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더욱 그러하다.오늘 이 알약을 선물한 건 솔직히 이번 기회를 빌려 고객을 유입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내 예상을 벗어났다.이 모든 건 공세빈과 연시우한테 고마워해야 한다.두 사람이 나를 의심하지 않으면 나도 알약의 효능을 자세하게 설명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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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2화

어...“나는 연소희랑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내가 해명했지만 윤지은은 여전히 차가운 표정이었다.“그래?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데 방금 연소희가 왜 네 편을 들어줘?”“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너... 꺼져!”윤지은은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고 말투도 더 사나워지더니 아예 나를 쫓아냈다.그러자 옆에 있던 윤해철이 얼른 딸을 말렸다.“지은아, 무슨 말을 그렇게 해? 현장에 손님들도 많고 수호 군이 방금 연 화백님의 예쁨을 받았는데, 네가 그러면 오해 살 수 있어.”윤지은은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오해할 테면 하라고 해요. 저는 상관없어요. 아무튼 전 정수호와 같이 앉고 싶지 않아요.”이영미도 덩달아 윤지은을 달랬다.“지은아, 그럼 엄마랑 자리 바꾸자.”“왜 내가 바꿔야 해요? 내가 먼저 여기 앉았거든요. 바꿀 테면 정수호더러 바꾸라고 해요.”윤지은은 역시나 고집 세고 성깔 있었다.나는 더 이상 윤지은과 싸우고 싶지 않아 결국 자리를 바꾸었다. 하지만 내가 바꿔 앉은 테이블에는 모두 명망 있는 인물들이 모여 있었다. 심지어 연시우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연시우는 나를 향해 이상한 눈빛을 보내더니 이내 미소 지었다.‘이 자식 어디 아픈 거 아니야? 왜 갑자기 실실 웃고 난리야?’나는 연시우를 아예 무시했다.얼마 뒤, 익숙한 그림자가 내 곁으로 다가왔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연소희였다.나는 무의식적으로 윤지은을 바라봤지만, 윤지은은 아예 내 쪽을 보는 체도 하지 않았다.나는 다급히 연소희를 향해 말했다.“소희야, 연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저쪽에 앉아 있는데 왜 여기로 왔어?”소희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저기는 모두 어른들만 앉아 있어서 할 말이 없어요. 그래서 오빠를 찾아왔어요.”“오빠, 오늘 음식을 담당한 셰프는 우리 식구가 S시에서 특별히 모셔 온 분이에요. 듣기로 궁중 요리사의 후예라고 하니 오빠도 한번 먹어 봐요.”나는 재잘거리며 끊임없이 말해대는 연소희와 함께 앉고 싶지 않았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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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3화

연소희는 히죽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고마워할 거 없어요. 나야말로 오빠한테 고마워해야 해요. 오빠가 아니면 내가 강민주 일행한테...”“소희야, 이제 그만해. 그 말을 오늘 몇 번이나 하는 거야?”그때, 요염한 귀부인이 연소희에게 말하며 다가왔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연소희의 계모 심계화였다. 그녀 옆에는 연주환도 함께 있었다.두 사람의 말에 의하면 연상철은 연세가 있는 탓에 참지 못하고 이미 잠들었다고 했다.“정 선생님, 선생님은 우리 집 귀빈이니 손님들 병을 진찰하고 나면 댁까지 모셔다드리라고 아버지가 당부하셨어요.”연주환은 아주 정중하게 말했다.“아니에요, 저도 차 가져왔어요. 이따가 직접 운전해서 가면 대요.”“어떻게 그래요. 이건 우리 아버지의 호의이니 거절하지 말아요.”심계화는 갑자기 내 팔을 잡으며 싱긋 웃었다.그 행동에 나는 살짝 불편함을 느꼈다.심계화는 연주환의 아내이자 연소희의 계모라 내 웃어른에 속한다. 때문에 도리대로라면 어른스럽게 행동해야 하거늘, 아랫사람인 나한테 스킨십 하는 건 상황에 맞지 않다.하지만 문제는 연주환이 그 모습을 봤으면서 아무것도 못 본 척 고개를 돌렸다.그 순간 두 부부에 대한 호감이 말끔히 사라졌다.나는 웃으며 심계화의 손을 떼어냈다.“정말 괜찮아요. 시간도 늦었는데 저는 이만 가볼게요.”말을 마친 나는 도망치듯 그곳을 떠났다.내가 떠난 뒤 연소희는 바로 언짢은 눈빛으로 심계화를 바라봤다.“방금 무슨 뜻이에요?”임계화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되물었다.“무슨 뜻이냐니?”“모르는 척하지 마요. 방금 일부러 수호 오빠한테 접근했잖아요. 그건 대체 무슨 뜻이에요? 아줌마 눈에 우리 연씨 가문이 있기는 해요?”“소희야,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가서 자.”그때, 연주환은 오히려 연소희를 나무랐다.이에 연소희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아빠... 나 지금 아빠 도와주는 거예요. 그런데 아빠는 나를 나무라는 거예요? 이 여자는 아빠 와이프예요. 이 여자가 이럴 때마다 아빠는 체면 깎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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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4화

어쩔 수 없이 차를 길가에 세운 내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누군가 내 쪽으로 다가왔다. 심지어 소리를 들으니 꽤 많은 사람이었다.무의식적으로 누군가 시비를 걸려고 찾아왔다는 걸 느낌 나는 얼른 기어를 당겨 후진했다.놈들은 내가 이렇게 빨리 반응할 줄 몰랐는지 살짝 당황한 눈치였다. 만약 내가 후진해서 도망치면 그들의 계획은 실패하게 되기에 놈들은 다시 차에 올라타 나를 쫓기 시작했다.다만 놈들은 전진하고 나는 후진했기에 속도가 상대만큼 빠를 리 없었다.나는 뒤를 흘끔 보고는 장애물이 없다는 걸 확인한 뒤 바로 핸들을 꺾었다.내가 대충 눈대중으로 본 결과, 상대방은 승합차 세 대에 사람이 빼곡히 앉아 인원수가 적지 않을 게 분명했다.그에 반해 나는 혼자였기에 정면으로 맞서기에는 승산이 너무 작았다.때문에 안전을 위해서 나는 놈들한테서 벗어나야 했다.상대를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목적이 무엇인지는 이미 내 관심 밖이었다.승합차 세 대는 내 의도를 파악했는지 내 차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중 한 대는 앞에서 나를 압박했고, 한 대는 옆에서 나를 막았고, 나머지 한 대는 뒤로 가 나를 멈추게 했다.“젠장!”놈들은 한눈에 봐도 프로라는 걸 알 수 있었고, 절대 안대성처럼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현재 삼 면이 모두 막힌 상황이라 이대로 가면 나는 분명 곤경에 처할 게 뻔했다. 때문에 나는 절대 차를 세울 수 없었다. 그때 나는 갑자기 차를 멈춰 세웠다. 그러자 놈들은 내가 항복했다고 생각했는지 하나둘씩 따라서 차를 멈춰 세웠다.하지만 놈들이 멈춰선 틈에 나는 다시 시동을 걸어 내 앞을 막아선 차에 그대로 들이받았다.실전 싸움에서는 역시 상대를 속이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이런 곤경에서 살길을 개척하려면 반드시 독하게 마음먹고 목숨을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한다.두 차가 충돌한 순간, 내 앞에 있던 차는 제동을 잃고 뒤로 밀려났다.나는 여전히 액셀을 밟은 채 앞 차를 밀어냈다. 하지만 옆 차와 뒤차가 이내 바싹 추격해 왔다.나에게 남은 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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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5화

내가 앞에서 다리는 동안 두 대의 차는 계속 나를 따라붙었다.하지만 나는 서두르지 않았다. 이렇게 좁은 골목에서 놈들이 나를 앞지르는 건 불가능했으니까.내가 동선만 잘 조절하면 놈들이 나를 따라오지 못할 수 있다. 그 틈에 나는 놈들을 따돌리면 그만이다.차는 점차 외진 곳으로 향하더니 어느새 교외에 들어섰다. 하지만 교외로 나가면 나한테 매우 불리하다. 그도 그럴 게, 시야가 더 넚어져 뒤쪽 차들이 나를 따라잡을 수 있으니까.나는 차를 더 따돌릴 방법을 생각해야만 했다.그때 나는 수풀 속으로 방향을 껐어 내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거리를 선택했다.나는 지금껏 Y시에서 겪은 경험이 충분히 스릴 넘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강북에서 또 이런 일을 당할 줄은 몰랐다.나를 쫓던 승합차 두 대도 어느새 수풀 속으로 들어왔다. 이 순간 나는 야외에서 살길을 찾는 게 어떤 것인지 제대로 체험했다.이런 경험은 짜릿하고 아슬아슬했다.그렇게 한참 동안 운전했을 때 갑자기 앞길이 막혀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었다.“젠장...”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려 뛰기 시작했다.나는 현재 어느 방향으로 뛰고 있는지 가늠이 가지 않았고, 앞길이 위험한지 안전한지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 단지 죽어라 뛰어야만 목숨을 유지할 수 있다.“젠장.”나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계속 앞으로 내달렸다.야밤에 산길을 뛰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숨을 헐떡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뒤에서 쫓아오는 놈들도 나처럼 힘들 게 뻔했다.‘망할.’‘어쩜 휴식도 안 하지? 정말 이러다 지쳐서 죽겠네.’나는 어쩔 수 없이 계속 내달렸다. 그렇게 한참 달리다 보니 우리 모두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나는 언덕 위에 앉아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좀 그만 쫓아오면 안 돼? 이러다 지쳐 죽겠어.”나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조끼남도 숨을 헐떡거렸다.“그래. 너도 도망치지 마. 그러면 우리도 안 쫓을게.”“도망치지 않고 너희가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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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6화

“젠장, 힘들어도 도망쳐야지, 안 그러면 네놈들한테 잡히면 내가 살 수는 있어?”나는 속도를 내어 순식간에 놈들을 따돌렸다.그걸 본 조끼남은 펄쩍 날뛰며 앞장서서 나를 쫓았다.우리는 또 팽팽한 추격전을 시작했다.솔직히 앞으로 달릴수록 내 마음은 더욱 불안해졌다. 쉴 새 없이 달리다 보니 나는 어느새 산속으로 들어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야밤에 방향을 판단하는 것마저 문제였다. 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길을 잃어 나가지도 모하게 되는 것이었다.하지만 뒤에서 사람들이 계속 따라붙어 나도 계속 내달릴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한참 달리던 끝에, 갑자기 발 아래가 텅 비는 듯한 것이 느껴지면서 나는 그대로 산 아래로 굴러떨어졌다.그 순간 나는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재수 없는 현재 상황을 한탄했다.그 시각, 언덕 위에서 조끼남도 캄캄한 계곡을 바라보며 욕지거리를 퍼부었다.“젠장, 그렇게 오랫동안 쫓았는데 이렇게 놓친다고?”“형님, 이제 어떡해요? 내려가서 찾을까요?”“찾긴 뭘 찾아? 이 야밤에 보이기나 하겠어? 가자, 우선 돌아갔다가 내일 날 밝으면 다시 찾자고.”“이봐, 뚱보, 가면서 길 잘 표기해 둬. 내일 또 못 찾아오면 안 되니까.”“네.”뚱뚱한 남자가 말하면서 주머니에서 테이프를 꺼내 나무에 표기하기 시작했다....나는 아래로 굴러떨어진 뒤 바로 의식을 잃었다. 하지만 떨어지는 순간까지 의식이 있었던 나는 이대로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런데 의외로 무사히 눈을 뜰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놀라고 말았다. 심지어 더욱 놀라운 건, 내가 눈을 뜬 곳이 아주 낡아 보이는 집 안이라는 것이다.집은 비록 낡았지만 집안은 아주 깨끗하게 청소했고, 물건도 모두 질서정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게다가 방에 은은한 꽃향기와 각종 여성 옷과 장신구들이 있었다. 그것만 봐도 이 방의 주인이 여자라는 걸 알 수 있었다.나는 나를 구해준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려고 어렵게 몸을 일으켜 세웠다.그때 수수한 옷차림에도 굴곡진 몸매가 돋보이는 여자가 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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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7화

“가족이요? 이 방에 혼자 사는 거 아니었어요?”“부모님은 몇 년 전에 돌아가셨고, 약혼자는 도시로 나갔어요. 요즘 국가에서 사냥을 금지하는 바람에 산에서 더 이상 생존할 수 없어 약혼자가 생계를 유지하려고 도시로 나갔어요.”“그럼 누나는 왜 같이 가지 않았어요?”“약혼자가 떠날 때까지만 해도 우리 부모님이 살아계셔서 여기 남아 부모님을 돌봐줘야 했거든요.”“참 효녀네요.”곽정희는 곧바로 내 끊어진 팔을 연결해 주고는 어디 가지 말고 잘 휴식하라는 말과 함께 나가버렸다.하지만 난 이대로 잠이 올 리가 없었다.온몸을 더듬어 겨우 핸드폰을 찾아낸 나는 바로 폰을 켰지만 신호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 게다가 핸드폰 베터리도 없었다. 무엇보다 곽정희네 집에는 아예 전기가 없어 핸드폰을 충전할 수가 없었다.‘참...’나는 이토록 원시적인 생활을 해본 게 처음이었다.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니 이곳도 꽤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신선한 산속 공기 덕에 마음이 상쾌해지는 기분마저 들었다.이곳에서는 도시에서 느꼈던 고민과 근심을 떨쳐낼 수 있어 마음과 정신이 가벼웠다. 다만 이곳에 오래 머무를 수는 없었다. 몸이 다 나으면 나는 반드시 이곳을 떠나야 한다.하지만 외부와 연락할 방법이 없어 민우과 현성이 걱정하지는 않을지 근심되었다.‘보아하니 오래 머무를 순 없겠어. 팔이 낫는 대로 떠나야겠네.’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할 때 문 앞 채소밭에서 잡초를 제가 하는 곽정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곽정희는 엉덩이를 내 쪽으로 돌린 채 허리를 숙인 자세로 서 있었다. 그 몸매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곽정희는 내 생명의 은인이기에 절대 흑심을 품으면 안 된다. 때문에 나는 얼른 고개를 돌렸다.그러던 와중에 근처를 돌아보니 이 근처에 가정집이라곤 곽정희네 집뿐이라는 걸 발견했다.“정희 누나, 혹시 여기 혼자 살아요?”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러자 곽정희가 이마에 맺힌 땀을 닦더니 숨을 헐떡거리며 말했다.“맞아요... 예전에는 주민들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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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8화

“정희 누나, 집에 혹시 돗자리는 있어요?”나는 곽정희에게 침대를 양보하려고 위에서 내려왔다.그러자 곽정희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저었다.“없어요. 평소에 나 혼자뿐이라 돗자리 쓸 일이 없거든요. 수호 씨는 아직 환자니까 얼른 누워요.”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 돼요. 누나가 침대에서 자요. 저는 의자 두 개 붙여놓고 자면 돼요.”“하지만 아직 상처가 다 안 나았는데 어떻게 의자에서 자요? 아니면 수호 씨가 침대에서 자고 내가 의자에서 잘게요.”곽정희의 의견에 나는 더욱 동의할 수 없었다.상대는 여자고 이 집 주인인 데다 나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혼자 침대를 차지하고 생명의 은인을 의자에서 자게 둘 수 있겠나?나는 곽정희에게 강제로 침대를 양보하고는 혼자 의자 두 개를 붙이고 대충 하루를 보냈다.다만 의자는 딱딱한 데다 너무 좁아 몸을 뒤척일 수도 없어 너무 불편했다.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산속이라 저녁 기온이 쌀쌀하기에 아무리 담요를 덮는다 해도 의자에서 자는 건 여전히 쌀쌀했다.나는 따뜻해지려고 손에 입김을 불었다.그때 침대에 누워 있던 곽정희가 내 소리를 들었는지 불안한 듯 앉았다.“수호 씨, 아니면... 수호 씨가 침대에서 자요.”“아니에요. 저는 여기서 자면 돼요.”나는 끝까지 고집부렸다.그때 곽정희가 침대에서 내려 내 담요를 걷어갔다.“입김 부는 소리 다 들었어요. 그만 고집부려요, 우리 집 침대가 큰 거라 두 사람 자는 것도 문제없어요. 다만... 나한테 아무 짓도 하지 않으면 돼요.”“누나는 제 생명의 은인인데 제가 어떻게 무슨 짓을 하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럴 일 없어요.”내 다급한 설명에 곽정희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그, 그러면 올라와요. 가운데를 막아 놓을 테니 이 선만 넘지 마요.”나는 추위를 이기지 못해 결국 이불을 안고 침대로 올라가서는 곽정희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침대 한편에 반듯하게 누웠다.나는 속으로 곽정희에게 매우 고마워했다. 만약 곽정희가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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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9화

기지개를 켜며 돌아봤더니 곽정희는 이미 깨어나 있었다.방에서 나오자 또 채소밭에서 잡초를 제거하는 곽정희의 모습이 보였다.곽정희는 참 부지런한 것 같았다. 심지어 노동자들의 근면함과 소박함을 소유하고 있었다.나는 곽정희를 방해하지 않고 문틀에 기대 조용히 그녀를 바라봤다.그때 문득 정원에 놓인 작은 냄비와 그 옆에 놓인 갓 따온 채소가 눈에 들어왔다.보아하니 곽정희는 아침 준비를 하려던 모양이었다.나는 주동적으로 곽정희에게 걸어갔다.어제 하루 종일 푹 휴식한 덕에 내 몸에 든 멍과 찰과상은 꽤 많이 나아 오늘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곽정희가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나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등 뒤에서 들리는 인기척에 곽정희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수호 씨, 왜 깼어요? 내 소리 때문에 깬 거예요?”나는 웃으며 말했다.“아니요. 자연스럽게 깬 거예요. 제가 평소 집에 있을 때 요리하거든요. 이따 아침 준비는 제가 할게요.”“어떻게 그래요? 수호 씨는 손님인데...”“그렇게 따지면 누나는 제 생명의 은인이에요. 제가 은인을 위해 아침 한 끼 하는 게 뭐가 어때서요? 누나는 저 상관하지 말고 볼일 봐요.”곽정희는 왠지 그러기 미안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한참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럼 내가 죽 만들게요.”말을 마친 곽정희는 부엌으로 들어가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부엌에서 들리는 쨍그랑 소리에 나는 왠지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어린 시절로 부모님이 나를 데리고 시골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가던 때가 떠올랐다. 할머니가 우리 곁을 떠나기 전 할아버지와 함께 시골에서 살았다. 할아버지는 그때 떠돌이 의원이라 시골에 내려갈 일이 많다 보니 두 분은 결국 시골 고향 집에서 살았다.매번 명절 때면 부모님은 나를 데리고 시골 고향 집으로 내려갔는데, 그때의 광경이 지금과 매우 흡사했다.하지만 아쉽게도 십몇 년이 흘러 할머니께서 돌아가셨고, 할아버지 역시 우리 곁을 떠났다. 게다가 우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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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0화

아침 식사는 곧바로 완성되었다. 나와 곽정희는 낮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식사하기 시작했다.아침은 좁쌀죽과 야채 볶음뿐이라 담백했지만 나는 아주 맛나게 먹었다. 그도 그럴 게, 배불리 먹고 건강하게 먹어야 상처가 빨리 낫고 이곳을 빨리 떠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내가 이곳에 있을수록 밖에 있는 사람들은 나를 걱정할 게 뻔하다. 게다가 강민주가 나를 어떻게 비방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산속에서의 생활은 단조롭고 지루했지만, 곽정희를 도와 약초를 말리고 잡초를 제거하고 채소에 물을 줄 대면 무척 자유로웠다.나는 이런 생활이 계속 이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셋째 날 곽정희와 채소밭에서 얘기하는 중에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그 목소리의 주인이 바로 나를 쫓아오던 조끼남이라는 걸 알아챈 나는 얼른 곽정희를 끌고 숨었다.곽정희는 작은 소리로 물었다.“수호 씨, 왜 그래요? 저 사람들 알아요?”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건의 자초지종을 간단히 설명했다.내 이야기를 들은 곽정희는 얼른 말했다.“그럼 내가 나가서 저 사람들 쫓아낼게요.”나는 다급히 곽정희를 잡았다.“안 돼요, 나가지 마요. 너무 위험해요.”“무서울 거 뭐 있어요? 저 사람들이 찾는 사람은 수호 씨지 내가 아니잖아요. 저 사람들한테 수호 씨를 본 적 없다고 하면 그만이잖아요.”곽정희는 너무 순진했다.여자 혼자 황량한 산에 혼자 살고 있는데, 상대가 나쁜 마음이라도 품으면 어쩌려고 그러는지.나는 얼른 곽정희에게 귀띔했다.“인간의 악랄함을 너무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특히 누나 같은 여자가 혼자 이렇게 외진 곳에서 살면 더욱 조심해야 해요.”곽정희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지만 내가 말한 대로 나가지 않았다.집안을 빙 둘러보던 조끼남 일행은 이곳에서 사는 사람이 여자라는 걸 이미 눈치챘다. 심지어 그중 키가 작고 뚱뚱한 놈이 아쉽다는 듯 한숨까지 쉬었다.“주인이 없어서 아쉽네. 안 그러면 우리도 한바탕 즐길 수 있겠는데.”곽정희는 경악하며 입을 틀어막았다. 그녀는 놈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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