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여정은 무심한 게 아니라 오히려 마음이 여린 사람이다.그동안 사람들한테 손가락질받고, 이해 받지 못하고, 심지어 가족한테마저 버림받았던 그녀 곁에 유일하게 남아줬던 게 바로 세 친구였다.만약 할 수만 있다면 소여정은 친구들과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임천호는 소여정을 쉽게 놔주지 않을 거고, 소여정의 동생도 그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 반드시 강북을 떠나야 한다.소여정은 웃으며 친구들과 포옹했다.“보고 싶을 거야.”유미 사모님과 백연우는 모두 소여정과 포옹했지만 윤지은만 거절했다.“이 포옹은 빚으로 남겨 뒀다가 나중에 보면 다시 돌려줘.”윤지은은 늘 차갑게 말하지만, 친구 중에 소여정을 가장 신경 써주는 사람은 윤지은이다. 그녀가 소여정과 포옹하지 않은 것도 나중에 다시 만날 기회를 바라기 때문이었다.윤지은은 소여정과 영원히 헤어지고 싶지 않았고, 네 친구 중에 세 명만 남게 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그녀는 누구보다 더 소여정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다.소여정은 윤지은의 머리를 덥석 잡고 그녀의 얼굴에 진한 키스를 남겼다. 의외로 윤지은도 반항하지 않았다. 다만 뽀뽀가 끝난 뒤 기분 나쁜 듯 투덜거렸다.“금방 화장했는데 다 지워지잖아.”소여정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이따가 다시 고치면 되잖아. 하지만 이별 키스는 무조건 해주고 싶어. 영원히 나 잊지 마.”윤지은도 어느새 눈시울이 촉촉해졌다.“소여정, 잘 들어. 가서 잘 지내. 다음 해 이맘때에 다시 보고 싶으니까.”“명 받을겠습니다!”소여정은 귀엽게 눈을 깜빡거렸다.“시간 다 됐다. 나 이만 갈게.”소여정은 캐리어를 끌고 떠나갔고, 우리는 아쉬운 마음으로 소여정을 향해 손을 저었다.그렇게 한창 손을 젓고 있을 때, 싸늘한 눈빛이 느껴져 돌아봤더니, 윤지은이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흠칫 놀란 나는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쳤다.“왜 그런 눈빛으로 봐요?”윤지은은 쌀쌀맞게 말했다.“소여정이 떠나는 소식은 왜 우리한테 말 안 했어?”“말 할 겨를이 없었어요. 나도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