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Kabanata 1541 - Kabanata 1550

1587 Kabanata

제1541화

담배 한 대를 다 피우고 나서야 임천호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정수호, 소여정을 원해?”‘응?’‘이 자식이 왜 갑자기 또 여정 누나 타령이야?’‘뭐 하려는 거지?’나는 잔뜩 경계한 채 물었다.“하려는 말이 뭐야?”그러자 임천호가 대답했다.“만약 네가 소여정을 원한다면 그 여자를 너한테 줄게. 하지만 그 대신 나를 위해 한 가지 일을 해줘.”알고 보니 이게 바로 임천호의 진짜 목적이었다.옆에 있던 정태곤은 임천호의 말에 낯빛이 살짝 변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내가 쿡 찔러 물었다.“뭘 해주면 되지?”“연시우를 죽여.”임천호는 어두운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임천호의 목적이 이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을 거다.임천호는 나를 이용해 연시우를 죽이고 다시 나를 처리할 생각이 틀림없다. 그건 그야말로 일타쌍피니까.심지어 소여정을 나한테 주겠다는 것도 단지 속임수일 거다.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물었다.“연시우가 어떤 사람이고 내가 어떤 사람인데. 내가 연시우를 어떻게 죽여? 나를 너무 높이 평가하는 거 아니야?”나는 씁쓸한 웃음을 곁들인 채 자조적으로 말했다.그러자 임천호가 대꾸했다.“너만 원한다면 정태곤더러 너를 협조하라고 할게.”“그런데 난 싫어!”나는 단도직입적으로 거절했다.“여자 하나 때문에 그렇게 유명한 사람을 죽이라니. 나한테는 전혀 수지가 안 맞잖아.”임천호가 또다시 소여정으로 나를 협박하는 걸 막기 위해 나는 아예 소여정이 내 마음속에서의 지위를 부정했다.그러자 임천호가 물었다.“그 말은 소여정이 너한테 중요하지 않다는 뜻인가?”“그래!”“좋아. 그럼 강요하지 않을게. 정태곤, 이리 와.”정태곤은 임천호의 앞에 다가가 허리를 굽혔다.“임 회장님, 시키실 일 있습니까?”“너는 소여정을 위해 연시우를 죽일 수 있어?”임천호의 말에 정태곤은 제 귀를 의심하는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정태곤이 소여정을 좋아하는 건 맞지만 한 번도 소여정에게 흑심을 품은 적이 없다. 감히 그럴 엄두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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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2화

사실 나는 자신이 없었다. 임천호가 나와 연시우를 싸우게 하려고 소여정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줄지 알 수 없었으니까.나는 결국 모든 희망을 석훈 스승님한테 걸었다. ‘제발 석훈 스승님이 여정 누나를 구해냈으면.’‘임천호 이 너구리 같은 영감탱이. 세력을 다 잃었는데 아직도 속내를 모르겠단 말이야.’‘연시우와 나한테 당했다고, 이렇게 날 잡아 족치다니.’‘여정 누나만 불쌍하게 우리 싸움의 희생양이 됐잖아.’나는 속으로 소여정이 무사하기를 빌고 또 빌었다.임천호는 뒤돌아 구석으로 가더니 어디론가 전화했다. 보아하니 강용재한테 전화하는 듯했다.나는 속으로 전화가 연결되지 않기를 기대했다.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건 강용재가 실패했다는 뜻이니까.다행히 처음에 전화를 받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혹시 석훈 스승님이 성공했나?’이건 내가 바라던 바다.‘스승님과 누나가 모두 무사해야 할 텐데. 특히 여정 누나는 절대 임천호 손에 잡히면 안 되는데...’임천호는 또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전화 연결에 실패했다.보아하니 강용재가 패배한 모양이었다.“정태곤!”한창 넋이 나가 있던 정태곤은 다급히 임천호 곁으로 다가왔다.“회장님, 시키실 일 있습니까?”임천호는 뭔가 불안했는지 선 자리에서 맴돌더니 드디어 입을 열었다.“네가 가서 강용재를 찾아와. 내가 여려 번 전화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어야 할 텐데.”“강용재는 J시로 간 거 아니에요? 제가 지금 떠나면 회장님은 어떡하시고요?”정태곤은 역시나 치밀했다.그 한마디로 그는 이미 자신의 충성심을 드러냈다.아니나 다를까 경계하던 임천호는 눈빛을 풀며 말했다.“사실 강용재는 J시로 간 게 아니야. 내가 공항에서 소여정을 잡으라고 했거든.”임천호가 강용재에게 그런 말을 했던 건 모두 함정이었다. 보아하니 임천호는 오래전부터 정태곤을 의심한 모양이었다.그나마 정태곤이 치밀하고 총명해 잘 대응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으면 그의 처지도 나와 똑같아질 거다.정태곤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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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3화

“어때요?”“팔이 조금 아픈 것 말고는 괜찮아요. 스승님도 아직 대답 안 했잖아요. 제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나는 양동준이 내 앞에 강림한 신처럼 보여 기쁘고도 흥분됐다.양동준은 내 팔을 묶은 끈을 풀면서 말했다.“나가서 한참 동안 돌아오지 않길래 찾아다녔어요. 그러다가 땅에 남긴 기호를 봤고요.”“주변 CCTV를 돌려봤더니 누군가 끌고 갔더라고요. 그래서 아가씨더러 그 차를 추적하라고 해서 여기까지 찾아왔어요.”어쩐지 사람까지 데려왔다 했더니 양동준은 이미 다 준비가 되어 있었던 거였다.끈이 풀리자 나는 급히 손목을 움직였다.너무 오래 묶인 탓에 내 양 손목은 이미 팅팅 부어 있었고, 피부는 끈에 쓸려 빨갛고 가려웠다.하지만 나는 그걸 신경 쓸 겨를이 없이 얼른 핸드폰을 꺼내 변석훈한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단번에 연결되었다.“석훈 스승님, 그쪽 상황은 어때요?”나는 걱정스럽게 물었다.변석훈은 덤덤하게 대답했다.[찾으라고 한 사람은 이미 찾았어. 지금 내 곁에 있고. 하지만 그 납치범은 아쉽게도 놓쳤어.]“두 사람만 무사하면 됐어요. 저도 지금 서교에 있는데 어디 있어요? 찾으러 갈게요.”변석훈은 나에게 주소를 말해줬다. 그 주소를 듣자마자 나는 곧바로 양동준을 데리고 그곳으로 향했다.그렇게 나는 또다시 소여정을 만났다. 소여정은 변석훈의 보호 덕에 큰 변화가 없었다.다만 내가 도착하자마자 소여정은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고마워, 수호야.”“여정 누나, 무사해서 다행이에요.”나는 드디어 한시름 놓고 변석훈을 바라봤다.“석훈 스승님, 고마워요. 혹시 J시로 한번 다녀와 주실래요? 여정 누나를 무사히 J시로 데려다줘요.”“그래.”소여정은 아쉬운 눈빛으로 나를 한참 동안 바라봤다.“정수호, 너도 조심해. 임천호는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야. 게다가 당한 건 무조건 갚아주는 성격이라 다음에 다시 잡히면 이번처럼 운이 좋지는 않을 거야.”“알아요. 누나도 마찬가지예요. 누나는 지금 임천호한테 아주 중요한 카드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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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4화

임천호가 도망친 건 예상했던 일이다.하지만 내 안전과 소여정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니 여전히 시름 놓을 수 없었다.만약 상대가 강용재거나 정태곤이라면 이 정도로 겁먹지는 않을 텐데, 문제는 임천호가 총을 지니고 있다는 거다.그런 그가 나를 찾아와 두말없이 총을 쏘면 나는 그대로 죽을지도 모른다.나는 죽는 게 두렵지 않다. 다만 이대로 죽고 싶지는 않다.“정수호, 정 안 되면 요즘 출근하지 말고 숨어 있어.”서나연은 내 상처를 치료해 주며 말했다.나는 그 제안을 단번에 거절했다.“안 돼요. 제가 뭐 거북이도 아니고 어떻게 숨어요?”내 말에 서나연이 차갑게 웃었다.“거북이가 어때서? 그건 거북이의 생존 기능이거든. 그게 뭐가 쪽팔려? 지금은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인데, 체면이 중요해? 우선 살고 봐야지.”서나연은 말하면서 약을 발라주던 손에 힘을 주었다. 그 순간 너무 아픈 나머지 나는 꽥 소리를 질렀다.“저 지금 환자거든요. 좀 살살하면 안 돼요?”내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더니 서나연은 나를 째려보더니 가볍게 무시했다.그때, 누군가 갑자기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윤지은이었다.윤지은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어때? 어디 다쳤어? 심하게 다친 거야?”이번에 만약 윤지은의 도움이 없었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나는 윤지은에게 진심으로 고마웠다.내가 윤지은의 도움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만약 윤지은이 없다면 내가 지금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때문에 나는 사뭇 진지한 태도로 말했다.“괜찮아요. 그냥 피부가 까진 것뿐이니 걱정할 거 없어요.”내가 한창 윤지은과 말하고 있을 때, 또 누군가 안으로 들어왔다. 이번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닌 백연우와 유미 사모님이었다.두 사람의 몸에서 샤부샤부 냄새가 진하게 났다.보아하니 공항에서 떠난 뒤 샤부샤부를 먹으러 갔다가 내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달려온 모양이었다.나는 내 표정과 윤지은에게 고마운 마음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 이제는 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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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5화

“저는 사람들을 지배하는 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더 이상 누나들한테 보호받고 싶지 않아요.”“보호해도 제가 누나들을 보호해야죠, 누나들 뒤에 숨어서 보호받는 게 아니라.”백연우는 눈을 크게 뜬 채 나를 바라봤다.“어머. 정수호, 이제는 다 컸네. 그렇게 멋진 말도 할 줄 알고.”나는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저 지금 큰소리치는 거 아니에요. 진심이에요. 저는 성공하고 싶고 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이번에는 한 번 단련한다고 생각할 거예요. 만약 죽는다면 그건 제 운이 나쁜 거겠죠...”“재수 없게!”백연우는 단번에 내 말을 잘랐다.“죽긴 뭘 죽어? 죽지 마. 잘 살아. 알았지?”윤지은도 얼른 끼어들었다.“내가 이렇게 고생해서 너를 구한 건, 다시 죽으라고 구해준 게 아니야. 네 목숨은 내 거야. 내 명령 없이 죽지 마.”나는 눈을 껌뻑이며 윤지은을 바라봤다.“지금 저 관심해 주는 거예요?”윤지은의 낯빛이 단번에 이상해졌다.“닥쳐!”친구들이 모두 뒤에 있는 지금, 윤지은은 절대 나를 관심하고 있다는 걸 인정할 리 없었다.하지만 나는 헤실 웃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이렇게 관심받는 기분 너무 좋네.’얼마 뒤 약을 다 발라준 서나연은 나더러 잘 휴식하라고 신신당부했다.“손목 상처가 좀 심해. 제대로 휴식하지 않으면 후유증이 생길 수 있어.”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대답했다.“오늘 출근하지 말고 집에서 휴식해.”윤지은 역시 옆에서 귀띔했다.안 그래도 손목이 너무 아파 움직일 수도 없는 터라 출근해도 소용없을 게 뻔했다.“알았어요. 안 갈게요.”“서나연, 네가 남아서 정수호 돌봐줘.”“아니에요. 이따가 형수네 집에 가면 돼요.”서나연에게 당부하는 윤지은의 말에 내가 대뜸 끼어들었다.내가 던진 한마디에 윤지은은 또 기분이 상했는지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그렇게 가고 싶으면 가. 서나연, 정수호가 죽든 말든 상관하지 말고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둬.”말을 마친 윤지은은 씩씩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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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6화

“뭘 걱정해?”백연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백연우는 걱정되지 않을지 몰라도 나는 걱정됐다.방금 윤지은의 심기를 건드려 아직 나한테 화나 있을 텐데, 이곳에서 나와 백연우가 이러는 걸 들키면 아마 처참하게 죽을지도 모른다.“지은 씨가 저를 잡아먹을까 봐 그래요. 됐어요. 얼른 가요. 저 정말 괜찮아요.”“그럼 뽀뽀해 줘.”백연우는 내 팔을 잡은 채 눈을 예쁘게 접으며 웃었다.백연우는 자기가 원하는 목적에 도달하지 않으면 절대 포기하지 않을 사람이다.그걸 알기에 나는 결국 그녀의 얼굴에 가볍게 뽀뽀했다.그 시각 유미 사모님도 옆에 서 있었지만 나는 상관하지 않았다.내가 여기서 우물쭈물하면 사모님은 오히려 내가 아직도 자신을 마음에 두고 있다고 오해할 수 있다.때문에 나는 이제 변했다는 걸 보여주려고 일부러 대범하게 행동했다.내 뽀뽀를 받은 백연우는 만족스러운 듯 유미 사모님을 데리고 떠나갔다.거실에 나와 봤더니 윤지은은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을 한 채 소파에 앉아 있었다.나는 얼른 헤실 웃으며 윤지은 옆에 다가가 그녀에게 과일을 건넸다.“사과 먹고 화 풀어요.”“안 먹어.”“이것 봐요. 저 지금 다친 손목으로 사과를 가져다준 거예요. 제 사정을 봐서 먹어 줘요.”나는 일부러 불쌍한 척 윤지은의 동정심을 유발했다.하지만 윤지은은 오히려 나를 매섭게 째려봤다.“꺼져!”“싫어요. 사과 먹고 화 풀면 꺼질게요.”“안 먹어!”“그럼 먹여 줄게요.”“꺼지라, 싫어!”“안 꺼질 건데요. 싫은데요...”나는 일부러 얄밉게 말했다.내 말투에 화가 풀린 윤지은은 어이없는 듯 되물었다.“정수호, 넌 체면도 없어?”“없어요.”“너... 언제부터 이렇게 뻔뻔해졌어?윤지은은 또다시 나를 매섭게 노려봤다.“지은 씨는 제 생명의 은인이에요. 지은 씨 말대로 제 목숨은 지은 씨 거예요. 지은 씨가 저를 욕하는 건 당연해요.”“방금 제가 말실수했다는 거 알아요. 그러니까 이렇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거잖아요. 만약 용서하지 않으면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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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7화

윤지은은 겉으로는 싫은 티를 냈지만 마음속으로는 나를 걱정했다.나는 빙그레 웃으며 스스로 물을 따르는 윤지은을 바라봤다. 하지만 윤지은은 그 물컵을 나에게 건넸다.“저한테 주는 거예요?”나는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그러자 윤지은은 여전히 어두운 얼굴로 투덜거렸다.“마실 거야 말 거야? 안 마시면 됐어.”“마실게요. 마셔요. 하지만 손이 불편해서 그러는데 먹여줄 수 있어요?”내가 싱긋 웃으며 묻자 윤지은은 얼른 물컵을 들어 내 입가에 건넸다.나는 윤지은의 손목을 조심스럽게 잡은 채 물을 마셨다.그 사이 윤지은의 얼굴은 발그스름해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거절도 하지 않았다. 그건 사실상 나를 받아준 거나 다름없다.나도 그 덕에 드디어 윤지은의 진심을 알아차렸다. 윤지은의 마음속에 내가 있는 게 틀림없다.그걸 확인하고 나니 나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 심지어 입안으로 삼킨 물이 달게 느껴졌다.물 한 잔을 다 비우자 윤지은은 컵을 내려놨다.“됐어. 이제 가.”“어디로 가라는 거예요?”“네 형수한테 가.”“가기 싫어졌어요.”“왜?”“여기 있고 싶어요. 여기가 더 널찍하거든요.”나는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그 순간 윤지은의 눈에 웃음기가 언뜻 지나갔지만 여전히 마음에 안 드는 듯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네 형수가 기분 나빠하면 어쩌려고? 얼른 가.”“형수한테는 잘 설명할 거예요. 제발 내쫓지 마요.”윤지은은 실증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지금 제발이라고 한 거야?’“다음부턴 그러지 마. 안 그러면 서나연더러 너를 내다 버리라고 할 거야.”“그렇다는 건 동의한다는 거죠? 제가 지금 당장 형수한테 전화할게요.”말을 마친 나는 윤지은이 거절하기도 전에 형수에게 전화해 며칠 동안 출장 때문에 돌아가지 못한다고 말했다.형수는 나를 믿기에 꼬치꼬치 캐묻지 않았다.형수와의 통화가 끝난 뒤 나는 다시 윤지은의 옆으로 다가갔다.“오늘 밤 저는 어디서 자요?”“난 아직 남아도 된다고 동의하지 않았거든.”“네? 형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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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8화

“아, 네.”나는 곽정희를 따라 그녀의 방으로 들어갔다.곽정희는 침대에 앉자마자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그 모습에 놀란 나는 어쩔 줄 몰라 물었다.“정희 누나, 왜 그래요? 무슨 일인데요?”“수호 씨, 아무리 찾아봐도 약혼자를 찾지 못하겠어요. 아무래도 내가 버림받았나 봐요.”곽정희는 얼굴을 감싼 채 울음을 터뜨렸다.가슴 미어지도록 유는 곽정희를 보니 너무 마음 아파 나는 위로의 말을 건넬 수밖에 없었다.“정희 누나, 누나는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요. 앞으로 분명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거예요.”‘여준휘 그 개자식은 그렇게 잘해줄 가치도 없는 놈이에요.’곽정희는 괴로움을 참지 못하고 결심을 내린 듯 말했다.“안 찾을래요. 찾기 싫어졌어요. 다시 산으로 돌아갈래요.”“그럼 혼자 평생 산속에서 살 거예요? 정희 누나, 혹시 산에서 나와 도시에서 발전할 생각은 없어요?”산속에서 사는 게 여유롭고 마음 편하겠지만, 혼자 그곳에서 지내는 건 분명 심심하고 외로울 거다.게다가 곽정희도 이제는 어린 나이가 아니라 그런 곳에서 청춘을 낭비하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하지만 마음이 상할 대로 상한 곽정희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그저 고개만 저었다.“아니요. 도시에 오는 건 싫어요. 도시에는 유혹이 너무 많아요.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까 봐 두려워요.”“하하. 혹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선 넘는 짓을 할까 봐 그래요? 정희 누나, 사실 유혹도 사람 가려요. 어떤 사람은 상대가 유혹하지 않아도 실수하거든요.”“하지만, 누나는 아무리 유혹해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 같아요. 산속에서 지내는 게 불편하고 위험한 것 같아서 그래요. 오랫동안 서로 대화할 사람도 없이 그런 곳에서 혼자 지내면 얼마나 심심해요.”“됐어요. 난 할 줄 아는 것도 없는데. 여기 남아서 뭐 해요?”곽정희는 도저히 그럴 기분이 아니었는지, 내가 제안하는 것마다 머리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다 얼마 뒤,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봤다.“수호 씨, 사실 내가 마음속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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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9화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더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 나는 여준휘가 그동안 했던 짓을 곽정희에게 솔직히 털어 놓았다.그걸 들은 곽정희는 눈이 휘둥그레서 침대에 털썩 주저앉더니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준휘 씨가... 어쩌다가 그렇게 됐지?”곽정희는 자기 귀를 의심했고, 내가 한 말을 믿지 못했다.그녀의 기억 속에 약혼자는 약간 어리숙하지만 그녀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 같은 소년이었다. 하지만 내가 말한 여준휘는 낯설다 못해 그동안 알던 사람이 아니었다.결국 나는 인내심을 갖고 설명했다.“정희 누나, 사람은 누구나 변해요. 특히 남자는 더더욱 그렇고요. 여준휘 같은 남자 때문에 속상해할 필요 없어요. 그 자식은 그럴 가치가 없는 놈이에요.”“솔직히 말하면, 그날 밤 같이 식사할 때 여준휘를 만났어요. 그 자식은 또 다른 여자한테 찝쩍대고 있더라고요.”“내가 누나한테 이런 말을 하는 건, 포기할 땐 지은 씨처럼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예요.”곽정희는 얼굴을 꼭 감쌌지만 여전히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너무 슬퍼요. 너무 괴로워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지만 주체가 안 돼요.”“알아요. 나도 누나 마음 이해해요. 울고 싶으면 울어요.”슬피 우는 곽정희를 보니 내 마음이 미어질 것만 같았다.그때 곽정희는 내 품에 안기더니 끝내 침지 못하고 ‘엉엉’ 울었다.그 울음소리에 다가온 윤지은은 내가 곽정희한테 큰 잘못을 한 것처럼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나를 노려봤다.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해명했다.“이번에는 저랑 상관없어요. 하... 정희 누나가 마음을 추스르면 그때 설명할게요.”윤지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오더니 내 품에서 곽정희를 빼앗아 갔다.“나가!”결국 나는 윤지은에게 쫓겨났다.윤지은이 나와 곽정희가 스킨십을 하는 걸 꺼린다는 걸 알기에 나는 순순히 방에서 빠져나왔다.‘하.’‘역시 영원한 비밀은 없다니까.’곽정희의 처절한 울음소리를 들으니 문뜩 유미 사모님도 이랬었다는 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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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0화

윤지은의 눈에는 슬픔 대신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심지어 자기가 애초에 왜 그런 쓰레기 같은 인간을 좋아했는지 이해가 안 됐다.곽정희는 아직도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해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지은 씨, 미안해요.”“나한테 미안할 거 뭐 있어요? 잘못한 건 그 인간인데. 사과해도 그 인간이 해야지. 언니도 피해자예요.”곽정희는 그 말에 더 슬피 울었다.윤지은은 다급히 휴지를 꺼내 곽정희의 눈물을 닦아주었다.“됐어요. 울지 마요. 그런 쓰레기 때문에 울 가치가 없어요. 언니가 울다가 죽거나, 눈이 멀어도 그 인간은 모를 거예요.”“두 사람 말이 맞아요.”곽정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눈물을 닦았다.그러다 한참 뒤 뜬금없이 말했다.“지은 씨, 수호 씨, 두 사람은 혹시 여준휘가 어디 있는지 알아요? 혹은 연락처라도 알아요?”나는 문뜩 곽정희의 의도가 궁금했다.“설마 찾아가려고 그래요?”“찾아가려는 건 맞지만, 매달리려는 게 아니에요. 그냥 만나서 직접 물어봐야 할 말이 있어서 그래요.”윤지은은 나를 바라봤고, 나 역시 윤지은을 바라봤다.우리는 곽정희가 여준휘를 만나게 해도 될지 망설였다.그러다 윤지은은 끝내 곽정희의 결정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내가 두 사람 만나게 해줄 수는 있어요. 하지만 이 인간은 잡을 가치가 없다는 걸 알아둬요.”“네. 알아요.”윤지은은 결국 여준휘에게 전화했다.“여보세요.”[이게 누구야? LC그룹 공주님 아니야? 오늘 어떻게 나한테 전화를 다 했어?]여준휘의 목소리에는 장난기와 무례가 섞여 있었다.윤지은 역시 그런 여준휘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우리 만나. 만나서 할 말이 있어.”[오호. 좋아. 바라던 바야.]탁!윤지은은 더 이상 대화를 이어 나가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여준휘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나, 윤지은은 한순간도 더 듣고 싶지 않았다.전화를 끊은 뒤 윤지은은 여준휘에게 주소를 보냈다.“됐어요. 약속은 잡아 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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