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주는 이곳에서 남아 연소희한테 맞기를 기다릴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았다.“아쉽네. 아수라장이 된 걸 봐야 하는데.”강민주는 산길을 따라 하산하며 중얼거렸다. 자기 걸작을 생각하니 이토록 만족스러울 수가 없었다.‘내가 정말 너희를 무서워할 줄 알아? 그거 다 연기였어.’“흥, 서로 개처럼 물어 뜯어.”강민주는 악에 받쳐 말했다.그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갑자기 환한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팟’ 하고 켜졌다. 환한 빛에 눈을 뜰 수 없었던 강민주는 무의식적으로 팔을 들어 빛을 가렸다.그랬더니 자동차 한 대가 그녀 앞에서 천천히 멈춰 섰다.곧이어 차 문이 뎔리더니 개량 한복을 입은 연상철이 차에서 내려 음침한 얼굴로 그녀를 응시했다.강민주는 천천히 눈을 떴지만, 하필 빛이 노인의 머리를 비추고 있는 탓에 너무 눈부셔, 노인의 생김새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그때 노인이 갑자기 손을 휙 젓자, 덩치가 커다란 중년 남자가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심지어 손에는 칼이 들려 있었다.그 칼을 본 강민주는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쳤다.“아. 당신들 뭐 하는 거야?”강민주는 연신 뒷걸음 치다가 무심결에 차 앞에 선 노인의 얼굴을 봐버렸다.노인은 다름 아닌 연소희의 할아버지였다.“할아버지,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연소희는 겁에 질려 무릎을 꿇고 연상철을 향해 사과했다.“흥! 늦었어.”연상철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중년 남자는 빠른 속도로 강민주에게 돌진했다.강민주는 바로 도망치려고 시도했지만, 다음 순간 바로 중년 남자의 손에 머리채를 잡히고 말았다.‘슥삭’ 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운 칼날이 강민주의 혀를 잘라냈고, 다음 순간 피가 콸콸 쏟아졌다.“이번에는 경고로 끝내겠지만, 다음에 또 헛짓거리 하면 강씨 가문에서 네 시체를 받게 될 거다.”연상철은 말을 마친 뒤 뒤도 돌아뵞 않고 차에 올라탔다.강민주의 입안에서는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잘려나간 혀에서 심한 통증이 전해져, 몇 번이나 기절할뻔했지만 이대로 기절할 수 없었다. 그녀는 얼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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