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번 회의 참석자는 전부 중요한 분들이세요. 다들 며칠씩이나 준비한 거라서...”봉현수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내일로 미루라고 했잖아. 못 알아들어? 대표는 나야.”안시현은 더 이상 한마디도 내뱉지 못했다.봉현수는 거실을 몇 바퀴 돌아다니다가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그곳엔 지예솔이 도우미들에게 식재료를 정리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준비한 식재료를 보니 그녀는 고향 음식을 한 상 차리려는 듯했다.그 모습을 본 그는 괜스레 화가 치밀고 질투심이 피어올랐다.이제 그녀는 그 흔한 만두 하나도 자신에게 손수 빚어주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연석이 온다고 이렇게 직접 온갖 음식을 준비한다고 하니 정말 미칠 노릇이었다.그는 일부러 어두운 얼굴을 한 채 문가에 오랫동안 서 있었지만 지예솔은 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아이가 잠에서 깨어났고 그는 아이를 보러 가는 수밖에 없었다.아들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그는 문득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바로 사람을 시켜 커플룩 세트를 주문하도록 했다.아이의 옷을 먼저 갈아입힌 뒤 그 아이를 품에 안고 주방으로 향했다. 그는 일부러 아이가 지예솔한테 장난을 치도록 유도하며 아이가 직접 고른 옷이라고 커플룩으로 준비했다는 말을 전했다. 금방 6개월을 넘긴 아기가 직접 옷을 고른다는 게 말이 될 리가 없었다. 지예솔은 아이의 장난에 정신이 팔려 도무지 요리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결국 옷을 갈아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제야 주방은 잠시 평온을 되찾았다.지예솔이 옷을 갈아입는 걸 본 봉현수는 재빨리 자신의 옷도 갈아입었다.드레스룸으로 가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성껏 매무새를 정리하기까지 했다.머리는 깔끔하게 고정했고 바지엔 주름 하나 없도록 세팅했다. 셔츠 소매의 단추는 전부 지예솔이 예전에 디자인한 것이었다. 거기엔 두 사람의 이름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다.모든 준비를 마치고 거울 속 자신의 완벽한 모습을 바라본 그는 은근한 자부심을 느꼈다.잘생긴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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