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이준이 섬에 있을 때, 그는 임혜린을 위해 하늘을 가득 메울 만큼 폭죽을 터뜨렸었다.섬 전체를 둘러싼 화려한 불꽃은 이웃 나라가 뭔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닌가 싶어 정찰기까지 출동시킬 정도였다.하지만 그때 임혜린은 임동현과 함께 집 안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커튼을 전부 닫아둔 채 창밖을 내다보지도 않았다.현재 봉현수와 지예솔의 사이는 그 당시 두 사람보다 나을 게 없었고, 어쩌면 더 안 좋은 상황이었다.그런데 겨우 이런 방법으로 상대방의 용서를 구하려 하는 봉현수가 어리석게 느껴져 한이준은 마음속으로 봉현수를 비웃었다.하지만 그의 생각과 달리, 얼마 지나지 않아 인스타를 켠 한이준은 봉현수가 프러포즈에 성공했다고 올린 사진을 보았고 충격에 빠진 그는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겨우 얼마 하지도 않는 이딴 폭죽에 지예솔이 봉현수를 용서했다고? 이렇게 쉽게 화해한 거야? 게다가 지예솔이 직접 만두까지 만들어 줬다고? 도대체 왜?’질투가 치밀어 올랐던 그는 즉시 빈정대는 댓글을 남겨놓고 임혜린에게 전화를 걸었다.늘 그랬듯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한이준이 끈질기게 걸자, 나중에는 아예 그의 번호를 차단해 버리기까지 했다.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한이준은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갔지만, 설날을 맞은 집안은 적막 그 자체였다.집에 있는 하인들한테 물어보니, 임혜린이 방금 임동현을 데리고 폭죽 구경을 간다고 외출한다면서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게 했다는 거였다.이상한 느낌이 들었던 한이준은 다시 임혜린한테 전화를 걸었지만, 그녀의 전화기는 꺼져 있었다.어쩔 수 없이 그는 위치 추적 시스템을 가동했고 임혜린과 아이의 위치는 현재 공항으로 표시되어 있었다.온몸에 피가 얼어붙는 것 같았던 한이준은 즉시 임혜린의 여권을 찾아보았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여권뿐만 아니라 신분증과 기타 중요한 서류들까지 모조리 사라진 상태였다.그는 즉시 공항 측에 연락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임혜린을 막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비행기가 이미 이륙한 뒤라 막을 방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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