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연 씨, 매니저 가족들한테 연락해 주세요. 저랑 오래 일한 친구들인데 제가 보상이라도...”온다연이 임정아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이미 연락했고 보상도 제안했어요. 정아 씨, 이건 자연재해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요...”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정아 씨는 지금 지원 씨부터 걱정하는 게 좋겠어요.”그 말에 임정아가 고개를 휙 들었다.“지원 씨는 왜요? 설마 지원 씨도 지진 지역에 있었어요? 무슨 일이 생겼는데요?”임정아는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고 당장 숨이 넘어갈 것처럼 호흡이 불안정했다.‘설마, 지원 씨도 지진으로 잘못된 건 아니겠지?’그때, 유강후의 목소리가 병실 밖에서 들려왔다.“지금 죽은 거랑 별반 다를 게 없어요.”임정아는 고개를 들어 유강후를 간절하게 바라봤다.“멀쩡히, 살아있는 거 맞죠?”임정아의 머릿속엔 송지원이 살아있기만 하면 뭐든지 괜찮다는 생각뿐이었다.유강후가 걸어와 담요를 온다연 어깨 위로 덮어주며 말했다.“사고 당일 밤, 지원이는 바로 현장으로 향했어요. 정아 씨가 아래에 깔려있다고 생각해 상부 명령도 거역하고 병력을 남용해 지금 감금되었어요. 높은 확률로 감옥살이하게 될 겁니다.”‘감옥?’임정아는 심장이 찢기는 것처럼 아프고 입 밖으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지원이는 정아 씨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 며칠째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고, 강제로 영양제를 맞으며 간신히 버티고 있어요. 정말 지원이를 걱정한다면, 한 번만이라도 지원이를 보러 가줘요. 이런 일을 겪고 나면 생과 사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잖아요.”“정아 씨, 제발 지원이를 살려줘요. 지원이 정말 곧 죽을 것 같아요.”그 말은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임정아의 가슴에 박혔다. 임정아는 침대 시트를 꼭 움켜쥔 채,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자존심이 그렇게 강한 송지원이 쇠창살 안에서 어떤 심정으로 버티고 있을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어쩌면 송지원은 지금 차라리 죽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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