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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1621 - Chapter 1630

1630 Chapters

제1621화

곧 새해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경원시에는 모든 사람이 깜짝 놀랄 기사가 터졌다.원래 평판이 아주 좋았던 송지원이 갑자기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고, 임시로 대리 인원이 업무를 맡게 됐다.그러자 경원시에는 수많은 소문이 오갔다. 송지원이 범죄를 저질러 현장에서 체포되었고 공항에서 나온 송지원이 수갑을 차고 있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누군가는 송지원의 아내가 세상을 떠나 큰 슬픔을 이겨내지 못해 자리에서 물러선 거라 말했다. 또 누군가는 송지원이 다른 지역으로 갈 것으로 추측했다.결국은 추측뿐인 소문이라 사람들에게는 가십거리에 불과했다.다른 한편, 눈사태 지역은 여전히 구조 작업이 이어졌다.보름이 지나고 대부분 작업이 중단되었으나 임정아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다들 임정아가 이미 아래에 파묻혀 시신조차 찾을 수 없을 거로 생각했다.그런데 며칠이 더 지나고, 사고 발생 지역에서 몇십 리 떨어진 사냥 허가 지역에서 노부부와 젊은 임산부를 구조했는데 그 임산부가 유명 배우 임정아를 똑 닮았다는 소문이 돌았다.그 소문이 경원시까지 전해지고 유강후와 온다연이 직접 그곳을 찾아가 임정아를 경원시에 있는 병원으로 데리고 왔다.경원시로 돌아온 그날 밤, 계속 기억 상실 증세를 보이던 임정아가 갑자기 기억을 회복했다.모든 일들이 밀물처럼 머릿속에 파고들고 기억을 잃기 전 마지막 화면까지 기억이 돌아왔다.산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졌으며 마치 세상의 종말이 찾아온 것 같았다. 그리고 세트장이 무너지고 미소가 큰 돌에 깔리고, 본인도 그 돌에 머리를 부딪혔던 게 떠올랐다.무서운 기억이 영화처럼 틀어지고 임정아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온다연의 손을 잡았다.“다연 씨, 미소랑 정희 언니는요?”온다연은 한숨을 푹 내쉬었고 표정이 아주 슬퍼 보였다.“기억이 돌아왔어요?”“정희 씨는 살아 있어요. 지금 중환자실에 있는데... 미소 씨랑 다른 매니저 한 분은...”임정아는 불길한 예감에 다급하게 물었다.“두 사람은 어떻게 됐는데요?”온다연은 고개를 저었다.“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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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2화

“다연 씨, 매니저 가족들한테 연락해 주세요. 저랑 오래 일한 친구들인데 제가 보상이라도...”온다연이 임정아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이미 연락했고 보상도 제안했어요. 정아 씨, 이건 자연재해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요...”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정아 씨는 지금 지원 씨부터 걱정하는 게 좋겠어요.”그 말에 임정아가 고개를 휙 들었다.“지원 씨는 왜요? 설마 지원 씨도 지진 지역에 있었어요? 무슨 일이 생겼는데요?”임정아는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고 당장 숨이 넘어갈 것처럼 호흡이 불안정했다.‘설마, 지원 씨도 지진으로 잘못된 건 아니겠지?’그때, 유강후의 목소리가 병실 밖에서 들려왔다.“지금 죽은 거랑 별반 다를 게 없어요.”임정아는 고개를 들어 유강후를 간절하게 바라봤다.“멀쩡히, 살아있는 거 맞죠?”임정아의 머릿속엔 송지원이 살아있기만 하면 뭐든지 괜찮다는 생각뿐이었다.유강후가 걸어와 담요를 온다연 어깨 위로 덮어주며 말했다.“사고 당일 밤, 지원이는 바로 현장으로 향했어요. 정아 씨가 아래에 깔려있다고 생각해 상부 명령도 거역하고 병력을 남용해 지금 감금되었어요. 높은 확률로 감옥살이하게 될 겁니다.”‘감옥?’임정아는 심장이 찢기는 것처럼 아프고 입 밖으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지원이는 정아 씨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 며칠째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고, 강제로 영양제를 맞으며 간신히 버티고 있어요. 정말 지원이를 걱정한다면, 한 번만이라도 지원이를 보러 가줘요. 이런 일을 겪고 나면 생과 사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잖아요.”“정아 씨, 제발 지원이를 살려줘요. 지원이 정말 곧 죽을 것 같아요.”그 말은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임정아의 가슴에 박혔다. 임정아는 침대 시트를 꼭 움켜쥔 채,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자존심이 그렇게 강한 송지원이 쇠창살 안에서 어떤 심정으로 버티고 있을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어쩌면 송지원은 지금 차라리 죽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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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3화

송지원은 지금 꿈속은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그래서 말도 못 하고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러다가 등 뒤의 사람이 나지막하게 부르자 드디어 정신이 들었다.“지원 씨.”익숙한 향기가 코끝을 스치고 멈춘 듯한 심장이 다시 쿵쿵 박동 질을 시작했다.하지만 여전히 현실과 꿈속을 구별하기 어려웠던 송지원은 쉽게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송지원의 셔츠에 머리를 파묻은 임정아는 어느새 셔츠 한 자락을 흠뻑 젖혔다.뜨거운 눈물이 피부에 느껴지고 송지원은 주먹을 꽉 쥐었다. 사막처럼 메말라가던 마음속에 거대한 파도가 휘몰아치는 순간이었다.어쩌면 수아가 돌아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수아야...”임정아는 송지원의 허리를 더 꽉 쥐었다. 과거보다 훨씬 야위어 껴안아도 품이 많이 남았고 송지원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그 모습에 너무 마음이 아파 임정아는 울먹이며 말했다.“지원 씨, 고개 돌려서 나 좀 봐봐요.”그 목소리에 송지원은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돌리자 그 앞에는 무릎을 반쯤 꿇은 채 바라보는 임정아가 보였다.임정아의 얼굴은 핏기가 하나도 없었고, 이마에는 커다란 붕대가 감겨 있었다.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뒤엉켜 있었고, 머리카락은 흐트러진 채 뺨에 붙어 있어 그 모습은 처참하고도 안쓰러워 보였다.평소에 화려하고 아름답던 대스타 임정아의 모습이 아니었다.하지만 송지원은 바로 이런 모습의 임정아를 보고 첫눈에 반했었다.‘수아, 내 수아가 살아있었어!’송지원은 손을 부들부들 떨며 임정아의 얼굴을 매만지려 했다. 그러나 거의 닿으려던 찰나 또 손을 거두었다.송지원은 이게 꿈 일 까봐, 닿기만 하면 신기루처럼 사라질까 봐 너무 두려웠다.임정아는 눈물이 가득 고인 눈으로 송지원을 바라봤다.너무 야위어 원래의 송지원이라고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고, 얼굴빛도 말할 수 없이 초췌했다. 깔끔한 차림이었지만 예전의 그 자신감 넘치고 당당하던 모습은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마치 몸만 남아 있는 껍데기 같았고, 영혼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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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4화

송지원이 임정아 이마의 상처를 조심스럽게 매만지며 물었다.“많이 아팠지?”임정아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또 좌우로 저었다.“아니에요. 그래도 난 살아있잖아요.”임정아는 얼굴로 돈을 버는 직업이었고 이마에 이렇게 큰 흉이 생겼으니 속상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목숨을 겨우 구한 처지에 이 정도 상처는 입에 올릴 수도 없었다.게다가 임정아는 본인보다는 며칠 사이에 심하게 야윈 송지원이 더 걱정이었다.그래서 송지원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왜 밥을 안 먹어요?”송지원은 대답 대신 임정아의 입술에 짧게 키스했다.“난 빨리 회복될 거야.”그리고 임정아를 꽉 껴안았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아무 대화도 없이 서로의 호흡과 심장 소리에만 귀를 기울였다. 이 순간만큼은 그 어떤 말도 중요치 않았다. 두 사람이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가장 큰 축복이었으니.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약속된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임정아는 당황하며 고개를 들었고 시선에는 아쉬움이 잔뜩 묻어났다. 그리고 송지원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했다.“잘 먹고 푹 쉬어요. 나와 아기는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송지원은 고개 숙여 키스로 답했다.“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을게.”두 사람 모두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야속하게도 당분간은 떨어져 지내야만 했다.임정아가 문을 열고 막 나서려는데 송지원의 몸이 앞으로 쏠리더니 쿵 하고 쓰러지고 말았다.임정아는 황급히 몸을 돌려 쓰러진 송지원의 몸을 꽉 껴안았다.다른 직원들도 깜짝 놀라 지원 요청을 하고 의사한테도 연락을 돌렸다.검사 결과, 오랜 시간 단식으로 인한 실신이었다.송지원은 교도소에서 나올 수 없었지만 건강 상 문제로 일주일 1회라는 면담 기회를 허락받았다.시간은 하루하루 지나고, 임정아는 치료를 받으며 온다연과 함께 지원 단체를 만들었고 매일 노트북 앞에서 기부받은 물품을 정리하고 청산하는 일을 했다.단 한 순간도 빈틈없이 일로 꽉 채웠고 몸이 힘들어야 송지원의 생각을 덜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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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5화

겨우 차린 밥을 먹기 시작했을 때, 창밖은 해가 지고 네온사인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어두워진 하늘에서 어느샌가 흰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아름다운 불빛 사이로 흰 눈송이가 아름답게 장식되었다.임정아는 소파에 앉아 주방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송지원을 보다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도 가끔 시선을 돌렸다.지금 이 순간이 너무 익숙하지만 또 너무 간절했던 순간이라 코끝이 괜히 시큰거렸다.작년 연말에도 비슷한 분위기였으나 임정아는 송지원이 애써 차린 음식을 한 입도 먹지 않았었다.불과 1년 사이에 너무 많은 것이 바뀌었다.그렇게 미워하던 강연희는 전신 3도 화상을 입고 정신마저 이상 증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강연희는 저도 모르게 그 사건의 진실에 대해 입을 열고 말았다.알고 보니 강연희와 손지혁이 불륜을 저지른 걸 송형준에게 들켜버렸고 두 사람이 송형준을 기절시켰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숨기려고 송씨 저택에 불을 질렀다.그런데 당일 송형준은 강연희 때문에 임정아와 작은 트러블이 생겼었고 마침 그날 임정아가 곰탕을 끓이다가 불을 끄는 걸 깜빡했었다.그리고 생긴 화제는 모든 죄악과 진실을 무참하게 파괴시켰다.임정아는 이 사건의 희생양이 되었고 송지원과의 관계도 파국으로 나아갔다.이런 사이가 지속된 게 자그마치 7년이었다.그동안 임정아는 지칠 만큼 지쳐 이제 모든 걸 포기하고 이 관계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런데 지진이 생겼고 또 모든 게 송두리째 달라졌다.주변 사람 몇몇이 세상을 떠났거나 크게 다쳤고 송지원은 이 사건 때문에 옷을 벗고 하마터면 감옥살이까지 할 뻔했다.게다가 임정아 본인 역시 구사일생으로 겨우 목숨만 건져 돌아왔다.그러다 보니 과거의 원한은 이제 기억도 나지 않고 현재 자신의 마음이 향하는 곳만 따라가기로 했다.그때 큰 돌이 자신을 향해 굴러오고 정말 마지막이겠구나 싶었던 순간에, 임정아는 만약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송지원과 다시 잘살아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과거는 이미 지났고 간절히 빌 수 있는 건 미래였다.그런데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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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6화

송지원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위쪽 지시대로 움직여주세요. 그동안 수아한테 못 해준 게 너무 많았는데 차라리 강등되면 시간 여유라도 많이 생길 것 같네요.”유강후는 그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더니 알아서 잘해보라는 말만 남기고 통화를 종료했다.서재에서 나오니 잠에서 깬 임정아가 차려진 밥상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게 보였다.그래서 임정아의 옆으로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아직도 졸려? 좀 더 잘래?”임정아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는지 송지원의 손등에 얼굴을 비비며 말했다.“모든 게 꿈인 줄 알았어요. 꿈에서 지원 씨가 차려준 밥상인 줄 알고...”송지원은 고개 숙여 임정아의 이마에 키스했다.“이제 어디에도 안 걸 거니까 걱정하지 마.”“조금 식은 것 같으니까 다시 데워 올게. 넌 손 씻고 기다리고 있어.”송지원은 행동이 빨랐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따끈따끈하게 데워 한 상을 차렸다.두 사람은 너무 오랜만에 마주 보며 앉았고 아주 천천히, 오랫동안 저녁을 함께했다.그렇게 두 시간을 거쳐 저녁을 먹고 나니 벌써 12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송지원은 빠르게 정리를 마치고 또 송편을 싸기 시작했다.이번엔 임정아도 손을 거들었는데 그동안 촬영하면서 있었던 얘기들을 쉬지 않고 떠들었다.송지원은 말이 많은 편이 아니었으니 조용히 임정아의 얘기를 듣다가 아주 가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임정아는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송지원에 뾰로통해하다가도 그 말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송편이 완성되었고 송지원이 빚은 송편은 예쁘고 먹음직스러웠는데 임정아가 만든 건 어린아이가 장난으로 만든 것처럼 흉측하기 그지없었다.선명한 대비를 이룬 송편을 보며 임정아는 멋쩍은 마음에 고개를 돌렸다.송지원은 피식 웃으며 임정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못생기면 뭐 어때, 어차피 우리 둘이 먹을 건데.”임정아는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뭐래, 이 못생긴 것들은 지원 씨가 만든 건데 왜 내 것이라고 그래요?”송지원은 못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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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7화

쉬지 않고 여러 곳에 연락을 돌렸는데 다들 성별을 말하지 않아도 아들인 걸 알고 있는 것처럼 굴었다.그러자 봉현수는 조금 화가 났다.딸이 아니라 아쉬움이 있는 건 맞지만 지예솔과 사랑으로 낳은 아이인데 아들이든 딸이든 사랑스럽긴 마찬가지였다.초열이도 두 사람의 아들인 건 맞았지만 그땐 지예솔을 잡기 급급해 대리모를 통해 낳은 첫 아이가 초열이었다.그리고 지금 눈앞의 이 갓난애는 지예솔이 직접 낳은 아들이었다.아이를 임신하고 봉현수는 첫 산부인과 검진, 첫 태동... 그리고 출산까지 늘 지예솔의 곁을 지켰다.그래서 둘째가 좀 더 남다르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었다.아직 핏덩이 같은 둘째를 보며 봉현수가 나지막이 말했다.“안 비서, 왜 다들 날 축하해 주지 않는 거지? 아들이면 뭐 어때서. 특히 송지원 그 자식은 평생 딸을 낳지 못할 거라 저주나 하고 있으니, 내가 진짜 화가 나서!”안시현은 웃음이 새어 나올 것 같았지만 꾹 참으며 말했다.“다들 질투 나서 그러는 거예요. 송지원 씨는 아직 첫애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대표님이 벌써 아이 둘을 가진 아빠가 되어서 질투 나서 그러신 걸 거예요.”안시현은 이 말을 뱉으면서 속으로 송지원에게 사과를 구했다.‘죄송해요. 저도 어쩔 수 없는 월급쟁이란 말이에요.’그 말에 봉현수는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그래서 제 아들의 얼굴을 톡톡 건드리며 행복한 듯 미소를 지었다.지예솔이 낳은 아이, 이제 두 사람 사이엔 아이가 둘이나 생겼다. 그러니 이제 주연석 따윈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이런 생각을 하다가 봉현수는 아이 사진도 찍고 지예솔의 얼굴이 가려진 사진을 함께 SNS에 게재했다.[내게 찾아온 두 번째 축복, 아내에게 너무 감사한 하루.]봉현수는 헤실헤실 웃으며 안시현에게 물었다.“안 비서, 우리 둘째 누굴 더 닮은 것 같아? 내 아내를 닮았어? 아니면 날 닮았어?”안시현은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다.태어난 지 두 시간도 안 되었고 아직 눈도 못 뜬 핏덩이인데 누굴 닮은 건지 알아볼 수 있을 리가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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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8화

“안 비서 아내한테 전해줘. 소개팅 주선으로 주연석이 결혼하면 내가 장하 그룹 지분 1% 넘겨준다고.”안시현은 깜짝 놀라 양손을 저으며 말했다.“대표님, 너무 과하십니다. 저희가 어떻게 그걸...”장하 그룹은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회사였고 그 가치를 감히 매길 수도 없었는데 그런 회사의 지분이라니,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하지만 봉현수의 생각은 달랐다. 주연석과 지예솔의 과거는 봉현수의 평생 가시 같은 존재였다.종종 지예솔이 본인과 아이들을 버리고 주연석을 따라 훌쩍 떠나는 악몽을 꾸었고 악몽에서 깨면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그래서 성이 주 씨인 사람만 봐도 기분이 거슬렸고 어제만 해도 주 씨인 부장을 해외로 발령 보내 버렸다.그러니 하루빨리 주연석을 눈앞에서 치워준다면 1% 지분은 무슨 10%, 20% 부르는 만큼 주고 싶었다.봉현수가 굳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그러니 내가 시킨 대로 해줘. 성사되면 절대 섭섭지 않게 할 테니.”그러던 찰나, 지예솔의 비서가 찾아왔다.“대표님, 사모님이 의식을 찾았어요. 아이를 보고 싶어 하십니다.”그 말에 봉현수는 서둘러 아이를 데리고 병실로 찾아갔다.지예솔은 자연분만을 했고 방금까지 지쳐 잠에 들었었다. 조금 기력을 되찾은 지예솔은 아이를 품에 안으려 자리에서 일어났다.“아이 보여줘요!”봉현수는 서둘러 아이를 품에 안겨줬다.“우리 아들이 솔이 널 닮아서 참 예뻐.”막 태어난 아기는 눈도 못 떠서 누굴 닮은 건지 전혀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아기를 바라보는 지예솔의 눈에는 꿀이 떨어졌다.“누굴 닮은 건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이 작은 입술은 현수 씨 판박이네요.”그리고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성격은 현수 씨 닮지 않아야 할 텐데 말이에요. 현수 씨처럼 앞뒤 재지 않고 덤비는 스타일이면 나 정말 화병 나요.”그러자 봉현수는 바로 긴장하며 말했다.“솔아, 나 많이 달라졌어. 많이 차분하고 점잖아지려고 노력도 많이 하고 있고. 못 믿겠으면 안 비서한테 물어봐.”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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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9화

그때, 주연석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봉현수의 표정이 점점 더 굳어지고 핸드폰을 냅다 밖으로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꾹꾹 누르며 지예솔이 통화 버튼을 누르는 걸 지켜봤다.주연석은 지예솔을 많이 걱정했고 한참 안부를 묻다가 통화를 끊었다.봉현수는 너무 화가 나서 당장이라도 주연석을 찾아가 한 방 때리고 싶었지만 또 꾹꾹 누르며 아내와 아이 옆을 지켰다.그리고 병실을 나선 봉현수는 바로 표정을 구기고 복도에 놓인 쓰레기통을 퍽퍽 발로 찼다.차가워진 봉현수의 얼굴에 주변 공기마저 얼어붙었고 옆자리 안시현은 감히 한마디 말도 하지 못했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안시현이 어렵게 말을 꺼냈다.“대표님, 아까 병원에서 연락이 왔는데 주연아 씨가 자살 시도를 했다고 합니다...”그러자 봉현수가 쌀쌀맞게 말했다.“죽었어? 죽거든 다시 내게 말해.”“아직 목숨이 붙어 있지만 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오래 살진 못할 거라고 합니다.”봉현수가 냉소를 터뜨리더니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살려내라고 해.”“그리고 주연아와 그 가족들을 위해 빈소에 따로 방 하나 준비해 둬. 가족 전부 모이면 한꺼번에 밀어 넣어서 태워버리게. 그래야 지옥에서라도 단란하게 다시 만날 수 있을 테니까.”“감히 내 아버지에게 약을 탔던 주연아의 어머니도 오늘을 예상이라도 했을까?”반년 전, 주연아 어머니 태영숙을 돌보던 도우미 아들이 갑자기 큰 병에 걸렸고 도우미는 태영숙에게 도와달라 간절히 빌었다. 그런데 태영숙은 대충 아무 의사나 찾아 상황을 무마했고 제시간에 치료를 받지 못한 아이는 결국 식물인간이 되었다.도우미는 이성을 잃었고 결국 그동안 모아뒀던 증거를 모두 봉현수에게 넘겨주었다.과거 주연아 어머니인 태영숙과 봉현수의 어머니인 방애정은 오랜 친구 사이였고 나란히 재벌가에 시집을 가게 되었다. 그런데 질투에 눈이 먼 태영숙 때문에 파국이 되었다.그 사건이 생기기 전, 봉씨 가문은 나날이 입지를 넓혀갔고 부부 금실도 아주 좋았다. 하지만 주씨 가문은 겉보기엔 좋아 보여도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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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0화

멀쩡하던 봉씨 가문은 그렇게 풍비박산이 되었다.봉씨 가문 사람들은 모든 원한을 지예솔 남매에게 쏟았고 태영숙은 박살 난 봉씨 가문 사업을 꿀꺽할 계획도 했었다.하지만 봉현수가 직접 가문을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되었고 유씨 가문, 한씨 가문, 그리고 송씨 가문의 도움 덕분에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계획대로 되지 않자 태영숙은 제 딸을 의도적으로 봉현수의 할머니인 허순자에게 다가가게 만들었고 미래 며느리라는 명목으로 야금야금 자금을 뽑아갔다.그 외에도 몰래 지예솔에게 압력을 가했고 지예솔 남매는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그 진실을 모두 알게 된 봉현수는 주씨 가문을 불태워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너무 쉽게 목숨을 앗아가는 건 오히려 주씨 가문을 너무 쉽게 용서해 주는 것이었다.그래서 반년 사이에 주씨 가문을 파산시키고 거액의 채무로 주연아 아버지를 자살하게 했다.태영숙 상황도 그리 좋지 않았다. 갑자기 도박에 물들어, 있던 재산도 모두 빼앗겨 버렸고 나중에 누군가 동남아의 한 인체 전시회에서 태영숙을 봤다고 했다. 눈과 혀는 도려내지고, 팔다리까지 잘려 나가 병 속에 담겨 있었는데 살아 있는 건지, 이미 죽은 건지조차 아무도 알 수 없었다.봉현수는 그렇게 서서히 주씨 가문의 목숨을 옥죄어갔다. 다들 무슨 이유인지 알지 못했으나 지속적으로 악운이 따랐다.과거 주씨 가문에서 일했었던 도우미들조차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쳤다.결국 경원시에는 이런 소문이 돌았다. 주씨 집안의 조상 묫자리가 흉하게 변해, 집안 전체가 재앙에 휩싸였다는 이야기였다.봉현수와 안시현이 막 병원 앞에 도착했을 때, 마침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구급차 한 대가 쏜살같이 들어오고 있었다.봉현수는 그 무리 중 은발을 한 젊은 남자가 어쩐지 눈에 익었지만, 어디서 봤는지 한순간에 떠올리지 못했다.그래서 그 사람을 힐끔 보다가 물었다.“어느 가문 사람이지?”이 병원은 유강후가 개인적으로 소유한 곳으로, 최고급 장비와 의료진을 갖춘 곳이었다. 처음에는 외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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