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진정해. 그렇게 말하면 선배가 다음 순간 칼 들고 내 앞에 나타날 것 같아.”전화기 너머로 잠시 정적이 흘렀다.[내가 지금 어떤데? 진정하라니, 무슨 말이야?]슬아는 입꼬리를 씰룩였다.‘냉정 개그, 고마워요 선배.’[누군데?]선배의 목소리가 다시 단단해졌다.[어떤 사주야? 천을 귀인? 문창 귀인? 아니면 녹존? 천마?]“그런 건 아닌 것 같아.”‘그럼 대체 왜 말한 거야, 나도 모르겠다.’“선배, 내 말 좀 들어봐. 그 사람 자체는 평범한데, 가족들이 하나같이 특이해. 칠살 기운 있는 사람 하나, 문곡 기운 둘, 그리고 군신경회격이 하나 있더라.”군신경회격은 자미성을 중심으로 한 격국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윗자리에 오르거나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하는 사주였고, 조지언이 딱 그랬다.[근데 왜 그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 집안 사람 중에 아무나 잡아도 되잖아.]그 말에 슬아가 잠시 말문이 막혔다.슬아는 태어날 때부터 사화살이 강한 팔자였다.할머니가 점을 봐줬을 때 ‘스물다섯은 못 넘긴다’는 말을 들었다.살아남으려면 스물다섯 전에 운이 강한 사람과 인연을 맺어야 했다.그게 결혼이든, 다른 형태든.그 ‘운이 강한 사람’은 단순히 좋은 사주가 아니라, 압도적인 기운을 가진 사람이었다.“선배, 나 생각해 봤는데 말이야. 그동안 좋은 사주 가진 사람은 많았지만, 그건 다 부드럽고 순한 쪽이었어.”“혹시 진짜 강한 운은, 본인보다도 주변이 다 좋은 운으로 둘러싸인 형태 아닐까?”잠시 전화기 너머에서 생각에 잠긴 듯한 숨소리가 들렸다.[네 말, 흥미롭다. 일단 해봐. 아니다 싶으면 바로 빠져나오고.]“알았어. 잘 자! 돈만 벌지 말고 인생도 좀 즐겨. 근데 들었어? 그 이씨 집안 아들, 존잘에 스타일도 좋대. 한 번 썸이라도 타보는 거 어때?”[하, 남자는 내 돈 버는 속도만 늦추는 존재야.]“너무 그러지 마. 나 요즘 돈 많아. 내가 선배 먹여 살릴게.”[그래? 그럼 5백억만 먼저 보내봐.]...아침 햇살이 리조트 창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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