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아!”낯익은 목소리가 공항 로비를 가르며 들렸다.다음 순간, 누군가가 달려와 정은을 꽉 끌어안았다.“보고 싶었어! ...왜 그래, 나 몰라보겠어?”눈앞에서 활짝 웃는 얼굴... 수민이었다.정은은 잠시 얼이 빠진 채 멍하니 서 있었다.수민이 낄낄 웃으며 말했다.“왜 이렇게 놀라? 나 수민이야, 조, 수, 민.”간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에 머리를 높게 묶은 포니테일.발에는 운동화, 입가에는 여름 햇살 같은 미소가 번졌다.그 웃음은 뜨겁고, 밝았고, 거의 눈이 부실 정도로 마주보기 힘들었다.출국 당시, 병색이 완연하고 창백했던 수민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지금의 그녀는 건강하고 단단했다.볼에는 혈색이 돌았고, 눈빛에는 생기가 가득했다.정은은 순간 말이 막혔다.‘이게... 진짜 수민이 맞아?’예전에도 수민은 운동복을 즐겨 입었지만, 늘 풀 메이크업에 향수를 뿌렸고, 흘러내리는 땀조차 ‘미모’의 일부였다.하지만 지금의 수민은 조금 달랐다.조금 더 자유롭고, 거칠고, 그리고 훨씬 더 ‘살아 있는’ 느낌이었다.‘예전보다 훨씬... 자연스럽다.’그러던 중, 수민이 손을 들자 뒤에서 금발의 서양 남자가 성큼 다가왔다.그는 아무렇지 않게 수민의 허리를 감싸안고, 정은과 재석이 보는 앞에서 가볍게 입을 맞췄다.정은의 눈이 동그래졌다.“소개할게. 내 남자친구, 조이스.”정은이 살짝 웃으며 인사했다.“안녕하세요! 반가워요.”‘역시 수민이답다... 이번엔 진짜 글로벌하네.’정은이 속으로 감탄했다.조이스는 키가 훤칠했고, 눈동자가 투명할 정도로 맑았다.영화에서 막 걸어 나온 사람처럼 보였다.재석이 예의 바르게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조이스가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받았다.“안녕하세요, 형님.”재석은 순간 굳었다.“네?”“형님?”조이스는 머쓱하게 코를 문질렀다.“그거... 맞는 호칭 아니에요? Oh, baby, 너 또 나 놀렸지?”수민은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아니야, 진짜 맞아. 국내에선 내 남자친구가 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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