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와 손에 든 혼인관계증명서를 바라보며, 정은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 얼떨떨했다.‘이제 진짜 법적으로 정식 부부라니...’“여보, 무슨 생각해?”남자의 낮고 따뜻한 목소리와 함께, 뜨거운 입맞춤이 정은의 귓가에 닿았다.여보...그 호칭에, 정신이 채 돌아오지 않은 정은이 다시 놀라서 멈칫했다.“방금 뭐라고 했어?”“‘여보’라고 했지.”재석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장난기와 만족이 뒤섞인 웃음이었다.“주는 게 있으면 받는 것도 있어야지. 내가 당신 불렀으니까, 당신도 한번 불러봐. ‘여보’라고.”“여보, 이러면 돼?”정은은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그 한마디에 재석은 순간 전기가 흐른 듯 굳어버렸다.그러다 정신을 차리자마자 정은을 번쩍 안아 올려 빙글빙글 돌았다.“정은아, 우리 진짜 결혼했어. 이거 꿈 아니지?”“아직 꿈 같으면 내가 깨워줄까? 꼬집어줄까?”“좋아, 꼬집어.”재석은 순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정은은 작게 한숨을 쉬며 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참, 바보 같아.”‘그래도 이런 바보, 나한테만 바보 같겠지.’재석은 정은을 바라보며 웃기만 했다. 아내가 뭐라 하든 그저 다 좋았다....늦은 오후, 정은은 흔들의자에 앉아 햇빛을 받으며 각도를 맞추며 새로 발급받은 혼인관계증명서를 사진으로 찍었다.사진 속엔 혼인관계증명서뿐 아니라, 결혼반지가 빛나는 정은의 왼손도 함께 담겼다.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문구를 입력했다.[이제, 함께 저녁노을을 보고, 함께 따뜻한 끼니를 나눌 사람이 생겼다.]업로드 버튼을 눌렀다.핸드폰을 내려놓은 정은은 노트북을 열고 논문 수정에 들어갔다.‘이제는 진짜, 일상으로 돌아가야지.’그렇게 머리를 숙인 채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세 시간이 훌쩍 흘러 있었다.정은이 다시 핸드폰을 집어 들었을 때, 이미 카톡은 폭발해 있었다.‘뭐야... 언제 이렇게 댓글이 많이 쌓였지?’먼저 눈에 들어온 건 SNS의 알림 창이었다.‘좋아요’와 댓글이 끝도 없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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