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원은 다른 사모님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역시 사모님은 복도 많으세요. 큰아들은 회사 물려받았고, 둘째는 이름난 변호사, 막내는 아직 젊은데도 대학교수에 학자라니요.”“오늘 대강당에서 강좌가 열린다고 들었는데, 설마 연사가 사모님 아드님일 줄은 몰랐어요. 정말 부러워서 죽겠어요.”시호는 두 사람에게서 채 삼 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대화 하나하나가 또렷하게 귀에 꽂혔다.시호의 주먹은 이미 꽉 쥐어져 있었고, 손가락 마디는 힘이 들어가 창백하게 변해 있었다.강서원과 그 사모님은 시호를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시선을 주지도 않고 곁을 지나갔다.시호는 강서원을 노골적으로, 숨김없이 바라봤다.그러나 강서원의 시선은 끝내 시호를 스치지도 않았다.그동안 시호는 ‘강서원’이라는 이름을 잊으려 애써왔다.장호구가 마음속에 심어 놓은 독을 품은 가시를 외면하며 살아왔다.하지만 지금, 눈앞에서 강서원이 이렇게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재벌가에 시집가 남편은 공경하고, 자식들은 효도하고, 모든 걸 다 가진 얼굴로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시호는 깨달았다.‘이 독가시... 이건 평생 못 뽑아.’그 독가시는 빠지기는커녕 점점 더 깊숙이 파고들어 결국 상처를 썩게 만들고, 심장 전체를 망가뜨릴 거라는 걸.그날 이후, 시호는 강서원을 조사하기 시작했다.자연스럽게, 강서원 뒤에 있는 조씨 집안까지 파고들게 됐다.‘그래서였군.’남편과 아이를 버리고 재벌가에 시집간 이유.조씨 집안 같은 집안이라면, 유혹을 견딜 여자가 몇이나 될까?강서원을 무너뜨리는 것.조씨 집안을 끝장내는 것.그것이 시호가 스무 살 이후 세운 유일한 목표였다.그래서 오랜 시간 숨어 있었고, 한 발 한 발 계산하며 여기까지 왔다.이제 거의 다 왔다.승리는 눈앞이었다.그런데 강서원이 뭐라고 했는가?시호가 잘못 알고 있었다고.강서원은 눈앞에서 무너져 가는 듯한, 광기에 가까운 얼굴의 남자를 바라보다 다시 입을 열었다.“너 정도 인맥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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