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 가문 본가.“지훈 삼촌, 왔어요!”지훈이 막 현관으로 들어서자마자, 현우가 쪼르르 달려왔다.“여기요, 삼촌 담배요. 어제 소파에 떨어져 있어서 제가 주웠어요. 근데 삼촌 담배 피워요?”현우의 커다란 눈에는 순수한 의문이 가득 담겨 있었다.지훈은 피식 웃었다.“담배 피우는 게 그렇게 이상해? 그 표정은 또 뭐야?”“아빠가 그러는데요, 보통 담배 피우는 남자는 와이프가 없대요.”“왜?”“여자들은 보통 남자가 담배 피우는 거 싫어하잖아요. 아빠도 원래는 담배 피웠대요. 근데 엄마 만나고 끊었대요.”현우는 주변을 한 번 살피더니, 목소리를 바짝 낮췄다.“비밀인데요... 아빠가 엄마한테 뽀뽀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아빠한테 냄새난다고 했대요.”지훈이 할 말을 잃었다. ‘야, 이 자식아. 너는 말하는데, 나는 듣는 게 더 곤욕이다.’“그러니까요, 지훈 삼촌이 담배 피우는 거면, 삼촌은 여자친구 없는 거 맞죠? 어젯밤에 할머니랑 할아버지가 삼촌은 평생 혼자 살 거라고 하시던데요.”그때 지언이 안쪽에서 나와 아들을 찾다 말고 지훈을 발견했다.“조지훈, 잘 왔다. 마침 아침 먹으려던 참이었어.”지훈이 아주 짜증이 났다. “안 먹어!”단호하게 말한 뒤, 지훈은 현우와 지언을 훌쩍 지나쳐 안쪽으로 들어가 버렸다.지언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현우를 내려다봤다.“너 삼촌한테 뭐라고 했어?”“아니요. 전 그냥 사실만 말했는데요?”...다이닝룸에는 이미 다들 모여 있었다.“정은이, 리아도 어서 앉아.”오늘 아침은 강서원이 직접 준비했다. 아들들이 좋아하는 만둣국은 물론이고, 정은이 좋아하는 떡국도 따로 끓여 놓았다.“정은이는 떡국이지? 리아는 어때? 설날 아침엔 만둣국 먹는 집이야, 떡국이야?”리아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둘 다 조금씩 먹어볼게요.”“그래, 그래. 너희 먼저 앉아 있어. 내가 떠다 주마.”말을 마치자마자 강서원은 앞치마를 고쳐 매고 주방으로 들어갔다.어젯밤, 강서원은 집에 남아 있던 가사 도우미들에게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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