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 출근 첫날, 정은은 모두를 위해 새해 보너스를 준비했다.전일과 재민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두 사람은 여전히 변함없는 ‘새벽형 직장인’이었다.설 연휴 전, 정은은 큰 결심을 하듯 전일과 재민에게 각각 집 한 채씩을 선물했다.입지 좋고,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진 곳이었다.현관만 나서면 바로 지하철, 반경 500미터 안에 대형 병원과 대형 마트가 있었고, 무엇보다 학군까지 포함된 곳이었다.두 사람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훗날 부모님을 모시고 노후까지 책임지는 일까지 전부 고려한 선택이었다.전일과 재민은 끝까지 사양했지만, 결국 정은의 배려를 이기지 못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하루 시간을 내어 함께 집을 보러 갔다.같은 단지, 같은 동, 다른 층의 같은 구조.방향과 채광은 말할 것도 없이 최고였다.정은이 아니고서야, 이 정도로 세심하게 생각해 줄 사람이 또 있을까 싶었다.그날 저녁, 전일과 재민은 각각 본가에 전화를 걸었다.마침 전일의 부모는 겨울 농번기와 맞물려 있었고, 오래된 집을 손볼 일도 있어 J시를 떠나 고향에 내려가 있었다.전화받았을 당시, 두 집 부모님은 마당에 모여 장작불을 피워 놓고 훈제한 소시지와 고구마를 굽고 있었다.아들의 이야기를 들은 순간, 양가 부모 모두 쉽게 믿지 못했다.갑자기, 아무 예고도 없이 J시에 집이 생겼다고?전일과 재민이 등기부 사진을 보내고 나서야, 두 집은 그제야 현실로 받아들였다.“정은 누나가, 이번 설에 부모님들 모셔 오라고 그랬어.”[정은 씨가 너희한테 그렇게 잘해 주는데, 절대 잊지 말고 배은망덕하게 굴면 안 된다. 일도 더 성실하게, 더 꼼꼼하게 해야 해. 알겠지?]양가 부모는 거의 비슷한 말을 했다.과학이니 연구니 학문이니 하는 건 잘 몰라도, 사람으로서 기본은 알아야 한다는 것만큼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은혜를 알면,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것도.그렇게 두 집 부모는 설 전에 막 훈제한 소시지와 각종 농산물을 한가득 챙겨 기쁜 마음으로 J시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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