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퉤, 퉤!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 나 지방 흡입하러 온 거야!”이추애는 이런 말을 극도로 꺼렸다.말을 마치고도 찝찝했는지, 연달아 몇 번이나 침을 뱉는 시늉을 했다.그때, 병원 방송이 울려 퍼졌다.“이추애 님, 2층 수술실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이추애 님...”“나 오늘 일정 바빠서 너희랑 더 엮일 시간 없어! 특히 이 아가씨, 눈 크게 뜨고 숨도 쉬지 말고 앞좀 잘 보고 다녀!”말을 끝내자마자, 이추애는 돌아서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사라졌다.슬아는 강서원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모님. 사모님 안 계셨으면... 저 진짜 뺨 맞았을 거예요.”강서원이 담담하게 말했다.“별말을 다 하네. 봤으니까 말린 거지. 이추애는 원래 그래. 입도 거칠고, 성질도 급하고, 손부터 올리는 사람이라.”예전의 강서원이라면, 이런 부류와 얽히는 것 자체를 귀찮아했다.이추애가 참석한다는 얘기만 들려도, 그 자리는 아예 가지 않았다.어쩔 수 없이 마주치게 되더라도, 최대한 멀리 피했다.두려워서가 아니었다.애초에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싸움이 나면 이기든 지든, 그 순간 이미 자신의 격이 떨어진다고 여겼다.그런데... 오늘처럼 정면으로 부딪혀, 속 시원하게 한 판 붙고 나니 의외로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사람이라는 게, 너무 오래 점잖게만 굴면 가끔은 이렇게 거칠어져야 속이 풀리는 법이었다.슬아는 눈앞의 강서원을 바라봤다.혈색이 좋고, 눈꼬리에 웃음이 걸려 있었다.묘하게 익숙했다.‘어디서 본 적이 있는 얼굴 같은데...’곰곰이 생각해 봐도 딱 떠오르지는 않았다.강서원의 시선이 슬아가 들고 있는 보온병으로 내려갔다.“아가씨, 병문안 온 거야?”“네. 남자친구 어머니가 입원해 계셔서요. 방 찾느라 정신없다가, 아까는 피할 틈도 없이 부딪쳤어요.”“몇 호실인데? 내가 같이 찾아줄게.”강서원은 이 병원 VIP 병동의 ‘터줏대감’이었다.원래 입원 환자도 소수여서, 누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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