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내가 끼워줄게.”수민은 팔찌를 정은의 가녀린 손목에 끼워주었고, 이는 정은의 손을 더욱 하얗게 돋보이게 했다.“이럴 줄 알았어! 이 디자인과 컬러는 너와 아주 잘 어울려!”정은은 고개를 숙이며 팔찌를 바라보았고,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수민이 입을 열었다.“이게 끝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응?” 정은은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뭐가 더 있어?”수민은 웃으면서 말을 하지 않고 웨이터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순간, 레스토랑에서 베토벤의 ‘환희의 찬가’가 울려펴졌다.잔잔한 음악소리 속에서 재석은 케이크를 밀며 두 사람을 향해 걸어왔다.핑크색 크림 위에 예쁜 인형이 하나 서 있었다. 커다란 눈, 자신감 넘치는 표정은 정은과 똑 닮았고, 주위는 핑크색 진주로 장식되었다.심플하면서도 예뻤다.“선배님?” 정은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재석은 그녀의 눈빛을 마주하며 담담하게 웃었다.음악이 점차 클라이맥스에 이르러서, 레스토랑 안이 너무 따뜻해서, 남자의 미소가 너무 눈부시고, 눈빛이 너무 뜨거워서, 수많은 촛불이 흔들리는 가운데 정은은 일시에 멍해졌다.재석은 정은의 앞에 멈춰 서며 손에 든 파란 아이리스를 건넸다.“생일 축하해.”정은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고, 고마워요, 선배님. 꽃과 케이크 정말 너무 예뻐요...”파란 아이리스의 꽃말은 우아함과 생기, 꿈과 희망, 그리고 찬양과 애모였다.수민은 이 상황을 보고 웃으며 일깨워주었다.“정은아, 잘 봐봐, 정말 꽃과 케이크밖에 안 보여?”정은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숙이며 그 파란 아이리스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정은은 멈칫했다.은색과 핑크색으로 된 작은 선물함이 꽃다발 속에 숨겨져 있었다.수민의 주시와 재석의 기대를 감지한 정은은 그 선물함을 열었는데, 예쁜 목걸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이건...?”수민이 대답했다.“우리 오빠가 준비한 생일 선물이야.”목걸이 외곽은 둥근 호형으로, 마치 행성 궤도와 같았다. 그리고 그 ‘궤도’에는 9개의 다이아몬드가 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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