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욱이 말했다.“우리 정은이한테 마음이 움직인 거 맞잖아! 이토록 신경을 쓰고 있다니! 이번에 드디어 제대로 걸렸구만.”재석은 말을 하지 않았다.“의문이 있는 이상, 가장 좋기는 직접 정은이에게 물어보는 거야. 남자는 말이야, 좀 솔직하고 대범하게 움직여, 너도 그랬잖아, 정은이는 빙빙 도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재석은 생각에 잠긴 듯 했다.“망설이지 마라! 그러다 정은이 남에게 빼앗길지도 몰라! 그리고 너도 똑똑히 묻지 않으면 일할 마음이 전혀 없는 것 같고.”“누가 그래?”“허, 이렇게 간단한 데이터까지 틀렸는데, 정말 일할 마음이 있는 거야?” 진욱은 스크린을 가리켰다.“발뺌하긴!”재석은 훑어보더니 은근히 민망했다.진욱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힘내, 조 교수!”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자신의 실험대로 갔다.“언제 눈치챘어?” 재석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진욱은 멈칫하더니 웃으며 몸을 돌렸다.“정은이를 바라보는 그 눈빛만 봐도 알지. 매번 정은이를 대할 때, 태도가 엄청 다르잖아. 심지어 말투조차 더 부드럽고. 이것마저 알아챌 수 없다면, 난 정말 눈이 먼 거 아니야?”재석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졌다.“그... 그렇게 티가 났어?”“그렇지 않으면?”“무슨 얘기를 하시고 있는 거예요? 제가 들어봐도 될까요?” 이수아가 웃으며 말을 받았다.재석은 갑자기 표정을 거두며 진욱에게 경고의 눈빛을 주었다.진욱은 몸을 돌려 수아를 향했고, 뒷짐을 하고 있는 손은 재석을 향해 ‘OK’라는 손짓을 했다. ‘알았어! 알았다고! 절대 비밀로 해줄게!’수아는 웃으며 물었다.“왜 그래요, 전 교수님? 무슨 기밀이라도 있는 거예요?”진욱에게 한 말이지만, 그녀의 눈빛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재석에게 떨어졌다.진욱은 바로 알아차렸다.“수아야, 너도 기밀이라고 했잖아, 확실히 네가 들으면 안 되는 거야...”말을 마치고 뒷짐을 지고 떠났다.재석은 말할 것도 없고, 진욱은 수아의 마음까지 똑똑히 알고 있었다.“전 교수님,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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