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Bab 791 - Bab 800

1070 Bab

제791화

학교 측은 진일이 고발 사건으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진일은 자신의 연구 방향에 따라 새로운 교수님을 선택할 수 있으며, 학교 측도 최선을 다해 양측이 원활히 소통하고 협의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두 번째는 송지혜의 제자들이 경진대회 중 다른 팀원의 과제 보고서를 바꿔치기한 사건으로, 그 조사 결과, 제보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었다.이에 따라 관련자는 해임되었으며, 대학원생 지예는 즉시 제적 조치되었다.세 번째는 조사 과정에서 학교 측은 송지혜가 불법적으로 뇌물을 받고 학생을 선발한 사실을 확인했고, 이에 연루된 학생 세정 또한 제적 처리되었다.마지막으로, 학교 측은 송지혜의 심각한 학문적 부정행위와 그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파장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동시에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또한, 이를 계기로 내부 조사를 더욱 철저히 진행하고,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며, 건강한 학문계와 올바른 교육 환경을 확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당신들은 누구죠?”진호는 사무실 한가운데에서 멍을 때리고 있었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들이닥쳐 컴퓨터와 서류를 옮기는 것을 바라보았다.서정은 잽싸게 앞으로 나서며 그들을 가로막았다.“여기가 어디인 줄 알고 함부로 들어오는 거야?”“송지혜 교수님의 사무실 맞죠?”“알고 있으면 다행이군.”“계속 옮겨!”서정은 눈을 부릅떴다.“당신들 지금 뭐 하는 짓이야?! 누가 이 자료를 건드리라고 했어? 이건 과제팀 외에는 누구도 손댈 수 없는 기밀 서류야! 만약 손상되거나 유출되면 그 책임질 수 있어?”그녀는 손을 뻗어 자료를 빼앗으려 했다.그러나 상대방은 단호했다.“넌 송지혜 교수님의 학생이지? 우리는 조사팀인데, 오늘 이 자료들을 확보해서 증거로 제출해야 하니 방해하지 말고 비켜요.”“조사팀?”서정은 멍한 얼굴로 상대방의 말을 되풀이했다.그때, 진호가 휴대폰을 들고 갑자기 외쳤다.“이거 봐!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런 일이!”서정은 다가가서 진호의 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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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2화

“얘 좀 봐, 가라면 가. 네가 대학원에 합격했다고 해서 이런 인간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니? 성적이 아직 남의 손에 달려 있으니, 선물 좀 보내도 나쁠 것 없잖아. 지난번에 보낸 생선과 팔찌도...”“선물, 선물, 선물! 엄마는 맨날 선물 얘기만 하잖아! 그거 뇌물이라고! 몰라?”서정은 결국 폭발하며 소리를 질렀다.서영숙은 순간 얼어붙었다가 이내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세게 찔렀다.“이 망할 계집애! 내가 누구를 위해 선물하는 줄 알아? 내가 바보라서 이렇게 좋은 물건들을 남한테 퍼준 줄 알아? 이런 거 없었으면 네가 교수님 앞에서 그렇게 잘 보일 수 있었을 것 같아?”“하, 하하, 정말 나를 위해서라고요?”서정은 비웃듯 웃으며 눈물을 흘렸다.서영숙은 당황했다.“너... 너 왜 그래? 엄마 놀라게 하지 마...”“그냥 인정해요, 엄마.”서정은 서영숙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엄마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엄마 자신을 위해서 이러는 거잖아요! 엄마의 체면을 위해서, 엄마가 못 이룬 걸 내가 대신 이루길 바라는 거잖아요!”“엄마는 명문대를 못 나왔고,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진출해서 나중에 아빠랑 결혼했지만, 학벌도, 출신도 변변하지 못하니까 할머니한테 인정받지 못했잖아요!”“그래서 어릴 때부터 나랑 오빠한테 성적을 강요했죠. 명문대 가야 하고, 유학 가야 하고, 대학원도 가야 하고, 박사까지 따야 한다고!”“하지만 난 그게 잘 안 돼요! 1등도 못 하고, 대학원도 못 붙고! 엄마처럼 나도 공부랑은 안 맞단 말이에요! 그래서 무시당할 수밖에 없다고요!”“이제 다 밝혀졌어요! 송지혜 교수님도 조사받고, 내가 선물했던 것도 다 드러났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날 퇴학시키려고 해요! 이제 됐죠? 이제 만족하는 거예요?”성공도 선물 덕, 실패도 선물 탓.서정은 울면서 위층으로 뛰어갔다.서영숙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얼굴에 붙이고 있던 마스크팩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손에 들고 있던 안마기도 힘이 빠지는 바람에 바닥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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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화

“좋아.” 진일은 시원하게 대답했다.전화를 끊자, 그는 마치 한숨을 돌린 듯했다.재운은 머리를 긁적이며 의혹을 느꼈다....학교 밖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테이크아웃 커피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 다소 시끌벅적했다.정은과 민지가 도착했을 때, 진일은 이미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안녕하세요!” 민지가 다가가 먼저 인사했다.진일은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을 바라보며 다소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뭐 마실래? 내가 살게.”두 사람은 사양하지 않고 말했다.“아이스 버터 라떼, 설탕 넣지 말고요.” 민지가 말했다.“아이스 오렌지 아메리카노, 사이즈는 라지요.” 정은도 덧붙였다.“알았어.”두 사람이 말하는 동안 진일은 이미 앱에서 주문을 완료했다.하지만 곧바로 결제하지 않고, 할인 쿠폰을 찾아 결제 버튼을 눌렀다.순식간에 가격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그 사이 진일은 맞은편의 두 사람을 힐끗 살펴보았다.하지만 정은과 민지는 아무렇지 않은 듯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그의 이런 행동을 이상하게 여기거나 경멸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오히려 민지는 그에게 ‘꿀팁’을 하나 더 전수했다.“다음엔 할인 쿠폰 찾기 전에 다른 앱으로 가격 비교해 봐요. 가끔 가격이 엄청 낮은 할인권이 나올 때가 있는데, 그러면 1000원으로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어요!”아무래도 평소에도 이렇게 주문한 듯했다.“아, 그래?”진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속의 어색함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커피가 준비되는 동안, 정은이 먼저 입을 열었다.“요 며칠 잘 지내고 있었어요?”진일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결과는 대충 예상했던 대로야. 다만, 학교 측 대응이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어. 최소 이주 정도 걸릴 줄 알았는데.”“사회 뉴스로 커졌으니 학교에서 어떻게 가만히 있겠어요?” 민지가 콧방귀를 뀌었다.“공식 입장을 발표하여 이미지를 유지하는데는 ‘골든 4시간'이란 법칙이 있어요. 시간이 길어질수록 여론은 분노가 쌓이기만 하지, 나중에 아무리 멋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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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4화

“불, 불만이 아니야... 그냥, 너무 갑작스러워서 좀 믿기지 않아... 이렇게 좋은 일이 나에게 일어나다니.”“그럼, 받아들이겠다는 거네요?”진일은 확신이 서지 않아 다시 한번 물었다.“정말 괜찮은 거야?”정은은 고개를 끄덕였다.“정말이에요. 교수님께서 인터넷에서 뜬 선배 이야기를 보고 바로 나에게 연락하셨거든요. 그리고 선배를 위해 일부러 귀국까지 하셨고.”오미선은 이렇게 말했다.[진일이라는 아이가 참 힘들게 버티고 있더군. 내가 도와주고 싶어.]진일의 눈가가 촉촉해졌다.“그래. 정말 고마워, 교수님한테도, 너희들한테도...”“내일 오후에 교수님께서 선배를 집으로 초대하셨어. 함께 식사하자고.”“이거 정말 괜찮을까?”진일은 당황스러워 어쩔 줄 몰랐다.송지혜도 가끔 밥을 사 주긴 했지만, 늘 레스토랑에서였다.그녀의 집에 간 적이 있긴 해도, 주로 택배를 받아오거나 집안일을 돕기 위해서였다.논문을 내기 시작하면서부터야 진일은 그런 잡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민지는 의아함을 느끼며 말했다.“뭐가 문제죠? 나랑 서준이도 여러 번 가 봤어요. 교수님 댁의 이모님은 요리를 엄청 잘하시는데. 특히 족발이랑 탕수육은 진짜 최고예요! 먹어보면 알게 될 거예요!”진일은 망설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정은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교수님은 선배가 지금 연구하고 있는 주제를 그대로 이어가면서 우선 졸업 논문을 완성하길 바라고 있어요. 무엇보다 6월 졸업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되니까요. 그 후에 박사 과정을 고민해도 늦지 않아요.”“교수님께서는 원래 더 이상 대학원생을 받지 않겠다고 학교 측에 말씀하셨지만, 이렇게 직접 석사나 박사 과정을 수여받은 경우는 예외예요. 먼저 오 교수님의 연구실로 소속을 옮기면, 이후 박사 과정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어요.”“만약 네가 학업을 이어가고 싶지 않고 취업을 원한다면, 교수님께서도 전적으로 지지하실 거예요. 선택은 다 선배에게 달려있어요.”오미선은 진일이 앞으로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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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5화

“무한 실험실에서 선배가 직접 실험대를 갖고, 연구 주제를 선정할 수도 있으며, 나아가 자신만의 연구팀을 서서히 구축할 수도 있어요.”“내가 선배를 초청하는 이유는 연구 방향을 우리와 맞추도록 강요하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오히려 더 나은 연구 환경과 풍부한 자원을 제공해 줄 테니, 선배가 원래 가고자 했던 학문의 길을 더 멀리, 더 넓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예요.”“물론, 나도 단순히 선의로만 이런 기회를 주는 건 아니에요.”‘드디어 나왔군!’진일이 가장 궁금해했던 문제가 이제야 밝혀졌다.그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마치 정은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꿰뚫어보려는 듯한 시선이었다.“너희들은 나에게서 무엇을 얻을 수 있지?”“선배가 우리 실험실에 합류한다면, 앞으로의 연구 성과는 여전히 선배의 것이에요. 하지만 실험실 명의로 발표해야 해요. 이것은 실험실의 명성을 쌓고, 나아가 연구 자금과 지원을 끌어오기 위한 것이니까요.”융합 연구소, 특히 다학제적 연구소가 성장하고 세계적인 입지를 확보하려면 탁월한 학문적 성과가 필수적이었다. 단순히 논문의 수를 늘리는 것만이 아니라 연구의 질, 학문적 영향력, 그리고 국내외 학계에서의 위상 또한 중요한 요소였다. “그리고 선배가 말씀하신 것처럼, 연구 방향이 다르다는 점이 오히려 무한 실험실이 단일 연구 분야에서 융합 연구소로 도약할 기회가 될 수 있어요. 결국, 이 선택은 서로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겁니다.”“선배는 실험실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계속할 수 있고, 실험실은 선배를 통해 연구 분야를 확장하며 더 큰 성장을 도모할 수 있죠. 그리고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한 가지.”정은은 천천히 고개를 들고 진일을 바라보며 또박또박 강조하듯 말했다.“선배의 논문 중 한 편의 감사 인사에서 이런 문구를 인용했더군요. ‘중요한 것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무엇을 이룰 수 있는가’라고.”“나는 실험실이 있고, 연구 자원이 있어요. 하지만 그것을 그저 손에 쥐고 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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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6화

진일은 정은을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민지는 얼른 환영의 인사를 건넸다.“환영해요!”“나 한 가지 부탁이 더 있어...”정은은 바로 대답했다.“재운이를 말하는 거예요?”진일은 흠칫하며 고개를 들었다.“어떻게 알았어?!”정은은 담담하게 말했다.“선배가 꼭 고발할 결심하게 된 이유, 나도 잘 알고 있어요. 만약 서지예가 재윤의 이름을 빼지 않았다면, 선배는 아마도 계속 참았을 거예요. 갑자기 감정이 터지지도, 송 교수를 고발할 결심도 하지 않았을 테고요.”진일은 눈을 드리웠다.“재윤이 그 녀석은, 정말 쉽지가 않아. 우리와 같은 시골 출신 애들은 다 힘들어. 나야 이미 송 교수의 도구가 되어버렸지만, 적어도 그 녀석만큼은 나와 같은 길을 걷게 하고 싶지 않았어.”“정작 본인은 새로운 교수님을 구하지 못했으면서도, 날 걱정해서 여기저기 교수님들에게 메일을 수십 통이나 보냈어. 내가 졸업할 수 있게, 연구를 이어갈 있게 말이야...”진일은 깊은 숨을 내쉬었다.“이 부탁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는 거 알아. 하지만 혹시 재운도 오 교수님 밑으로 들어가게 할 수 있을까?”정은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걱정 마요. 오기 전에 이미 교수님께서 말씀드렸고, 재운도 함께 교수님의 연구실로 들어오게 했어요. 재운은 오 교수님을 우상으로 여기고 있지 않아요? 앞으로는 그 우상의 제자가 될 거예요.”진일은 자신이 오미선의 학생으로 되었단 소식을 들었을 때보다 더 기뻐하며 외쳤다.“대박! 저 바보는 꿈에서라도 웃으며 깨어나겠는데?!”“하지만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게 있어요. 선배가 직접 재운에게 전해 주고요. 재운은 아직 실력이 부족해서 무한 연구실에 들어올 순 없어요. 하지만 노력한다면, 언젠가 자격을 갖추고 다시 들어올 기회가 생길 거예요.”진일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아. 그리고 재운이도 이해할 거야. 절대 불평하지 않을 거라고.”“그럼 됐어요.”정은은 손을 내밀었다.“앞으로 잘 부탁해요. 함께 연구하고, 학문을 쌓고,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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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7화

서준은 입꼬리를 실룩거리며 말했다.“너희 남자들이라니? 난 그런 사람 아니야. 나를 같은 사람으로 생각하지 마.”“쳇, 왜 그런 말이 있잖아. 까마귀는 다 똑같이 까맣다고!”서준은 단호하게 말했다.“어쨌든 난 그 사람과 달라.”민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 믿어.”“못 믿겠으면 시험해보든가!”민지는 멍하니 서 있었고, 서준은 이미 등을 돌려 걸어가고 있었다.그제야 정신이 든 민지는 눈을 깜빡이며 중얼거렸다.“어떻게 시험해보라는 거야?”...경혜와 진호는 비록 퇴학을 면했지만 교수님을 잃은 데다 다른 교수님들도 두 사람을 받아주길 꺼려 했다. 결국 학교 측이 마지못해 그들을 위해 조치를 취했다.더 이상 학업이나 연구에 대한 기대는 접어야 했다.조용히 지내다가 겨우 졸업장이라도 받으면 다행인 상황이었다.이와 별개로, 학교 측은 대회 주최 측에 직접 연락해 사건의 전말을 알렸고, 결국 수여되었던 최우수상을 정은 팀에게 돌려주었다.또한, 공식 홈페이지에 관련 성명을 발표하며 수상 명단을 수정했다.한바탕 소동이 일면서, 뿌리를 뽑아낸 김에 묻혀 있던 흙까지 함께 드러난 셈이었다....대한이 다가오면서, 설 연휴도 성큼 다가왔다.진일은 며칠 동안 실험실에 틀어박힌 뒤, 재운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갔다.하정남은 몇 번이고 전화를 걸어 독촉했다.[우리 착한 딸, 언제 집에 올 거야? 설도 코앞인데, 나랑 네 엄마는 벌써 짐 싸서 휴가 갈 준비를 다 했지 뭐야. 넌 우리 집 장녀야! 설마 섣달 그믐날까지 끌 생각은 아니겠지? 네 삼촌, 큰아버지들은 대놓고 뭐라 못 해도, 날 붙잡고 잔소리할 게 뻔해. 그러니까 네 불쌍한 아빠 좀 생각해줘라!]“알았어요! 내일 갈게요!”하정남은 기뻐서 제자리에서 빙글 돌았다.[좋아, 내일 우빈이 공항에 마중 나갈 거야!]“싫어요. 문신까지 해서 완전 조폭 같잖아요. 그냥 택시 타고 갈 거예요.”[알았어, 알았어. 네가 하자는 대로 할게.]그렇게 해서, 다음 날 민지는 집으로 돌아갔다.민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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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8화

재석은 고개를 숙이고 정은의 핸드폰을 힐끗 바라보았다. 가벼운 탄식 속에 어쩔 수 없는 기색이 서렸다.“취소해. 내가 데려다줄게.”[내가 데려다줄게...]정은의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그녀의 눈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네.”차 안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 순간 차가운 공기를 밀어냈다.재석은 정은의 새빨개진 손가락을 힐끗 바라보았다.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눈사람이라도 만들었어?”‘명탐정 코난이야 뭐야?’그녀가 대답하지 않자, 재석은 더 묻지 않고 말했다.“보온병에 대추차 있어. 수납함에 일회용 컵도 있으니까 한잔 마셔.”보온병은 컵홀더에 옆에 놓여 있었다.정은이 뚜껑을 열자,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며 달콤한 향이 퍼졌다.표면에는 몇 알의 구기자가 떠 있었지만, 조금만 더 향을 맡아 보면 달콤한 향기 속에서도 대추와 생강 특유의 알싸한 향이 느껴졌다.정은은 대추차도 끓일 줄 알고, 생강탕도 만들 줄 알았다.예전엔 도겸을 위해 자주 끓였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생강의 맛을 좋아하지 않았다.“차 안에서 마시면 쏟을 수도 있으니까 좀 이따 마실게요.”말을 하며 정은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뚜껑을 다시 닫았다.재석은 피식 웃었다.“설탕 좀 넣었으니까 그렇게 안 매워.”“아니, 맵다고 한 적 없는데... 그냥 좀 있다가 마시려고요!”“굳이 그렇게 강조하지 않았다면 믿었을지도.”“어린애야?”“아니거든요!”재석은 웃음기가 가득한 눈으로 정은을 바라보았다.“생강 싫어해?”“네.”“생강은 적게 넣었고, 대신 설탕을 아주 많이 넣었어. 안 매워.”정은은 의심스럽게 재석을 바라보았다.“진짜죠?”“맛만 봐봐.”“그래요...”그의 말에 정은은 결국 일회용 컵을 꺼내 조심스레 반 컵 정도 따랐다.재석은 그녀가 혹시라도 많이 따를까 봐 걱정했는데, 신중하게 따르는 모습을 보고 피식 웃었다.정은은 조심스럽게 한 모금 마셨다.달콤하기는 했지만, 역시나 생강의 알싸한 맛을 감출 순 없었다.‘속았어.’그렇지만, 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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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9화

정은은 뒤를 돌아보았다.재석이 언제 왔는지, 얼마동안 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지금 눈웃음을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그 시선이 정은 발밑의 부서진 눈 조각들을 스치고 지나가자, 재석의 눈가에 담긴 웃음기가 더욱 깊어졌다.“또 눈놀이하고 있었어?”“네.”“눈사람 만들려고?”“실패했어요.”“내가 가르쳐 줄게.”말을 마치며 재석은 소매를 걷어붙였다.정은의 눈이 반짝였다. “눈사람 만들 줄 알아요?!”“원리를 알면 어려울 거 없어.”“원리까지 있어요?” 정은이 호기심을 보였다. “무슨 원리인데요?”이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재석은 손에 눈을 움켜쥐고 단단하게 뭉쳤다.“일단 이렇게 작은 눈덩이를 만들어야 해. 처음엔 외부의 힘으로 굴려야 하는데, 점점 커지면서 눈덩이가 지면을 누르는 압력이 증가하잖아? 그러면 눈덩이와 지면 사이의 눈이 살짝 녹아 물기가 생길 거야. 이 물기가 눈덩이와 땅 사이에 붙어 있다가...”“눈덩이가 굴러가면서 접촉면이 바뀌면, 압력이 줄어들면서 다시 얼어붙어 눈이 되고, 자연스럽게 눈덩이에 붙게 되는 거지. 이 과정이 반복되면 눈덩이는 점점 더 커질 거야.”정은은 이상한 눈빛을 던졌다.“왜 그런 눈빛으로 보는 건데?”“선배님, 이론만 설명해서는 소용없을 것 같은데요?”“그럼?”“한번 직접 굴려 봐요. 그러면 믿을게요.”“문제없어. 잘 봐.”5분 후.정은은 억지로 입술을 깨물고 있었지만, 웃음 참기가 너무 힘들었다.재석은 손에 쥔 부서진 눈덩이를 멍하니 내려다보았다.“분명히 예전에는 성공했는데... 왜 이러지?”정은이 눈을 깜빡였다. “예전에요? 언제요?”재석은 잠시 진지하게 생각했다. “음... 아마도 내가 열 살일 때? 아니면 열한 살일 때인가?”정은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웃고 싶지 않았지만, 안 웃을 수도 없었다.결국 그녀는 꾹 참고 있던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하하하하하!”재석은 할 말을 잃었다.잘난 척 좀 해보려다, 오히려 제대로 당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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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0화

“아니... 그걸 왜 묻는 거야? 우리 연구실 연간 심사 기준 중 하나야? 설마... 요즘 연구하려면 눈덩이 굴리는 법도 알아야 하는 건가?”“나 지금 진지해! 장난치지 말고.”진욱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눈덩이 굴리는 거? 그거 어릴 적 눈밭에서 놀아본 사람이라면 다 할 줄 알지 않아? 너 못 해?”재석은 말을 하지 않았다“너 진짜 못 하는 거야?”“음...”“그럼 뭘 하고 싶은 건데?”진욱은 팔짱을 끼고 재석을 바라보았다.“밖에 눈이 꽤 쌓였더라.”“그래서?”“나가서 네가 좀 가르쳐 줘.”“뭐?”진욱은 오늘 수도 없이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에이, 설마. 설마?! 저 연구에 미친 사람이, 논문만 보면 다른 일에 신경도 쓰지 않는 사람이 이 대낮에 실험실에서 나가 눈덩이를 굴리겠다고?’“야, 내가 무슨 눈덩이 교수님이야?”재석은 말을 하지 않았다.그가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자, 진욱은 헛웃음을 터뜨렸다.“너 진심이야? 진짜 나가서 눈덩이 굴릴 거야? 여기서 논문 쓰는 게 아니라?”“응. 그러니까 가르쳐 줘.”재석은 한 번 더 강조했다.진욱은 기괴한 눈빛으로 재석을 바라보다 순간 깨달았다.‘아, 정은이가 눈을 많이 보지 못했던 것 같은데. 저번에 눈을 봤을 때 엄청 신났었지?’“좋아.”진욱이 키득키득 웃으며 말했다.“가르쳐 주는 건 어렵지 않은데, 나 실험 두 개나 남았거든? 시간 없어. 미안하지만 난 못 도와줘. 다른 사람한테 부탁해.”“내가 할게.”“진짜?! 진심이지?!”“내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좋아! 역시 우리 조 교수님!”진욱은 눈을 반짝였다.“그런데 말이야, 조건이 하나 더 있어.”“한꺼번에 말해.”“곧 설날이잖아? 난 아직 연차도 못 썼고, 연휴랑 같이 쉴 생각인데, 괜찮지?”“요구가 점점 더 심해지네.”“동의할 거야 말 거야? 조건은 둘 다 필수야. 3초 줄게. 셋, 둘, 하나...”“할게!”“좋아! 가자, 나가서 신나게 놀아보자고!”40분 후.“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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