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의 얼굴이 단단히 굳어졌다. 결국 욕설이 터져 나왔다.“개자식!”세상에서 가장 비열한 남자는, 누군가를 대체품으로 여기는 자였다.‘진짜 사랑은 좇을 용기도 없으면서, 애꿎은 여자를 붙잡아 옭아매다니.’‘뭐가 잘났다고? 결국 진짜 사랑 앞에서도, 대역 앞에서도 똑같이 비겁할 뿐이야.’“그럼 넌 어떻게 할 생각이야?”“어떻게 하긴.”진아는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냉소했다.“헤어지는 건 당연하지.”“부 대표가 동의 안 한다고 했잖아?”“오늘 안 한다고, 내일도 안 한다고, 그게 영원히 안 한다는 뜻은 아니잖아.”진아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난 사람이야, 애완동물이 아니라고. 지금은 못 움직이지만, 내가 움직일 수 있게 되면 여기서 얌전히 잡혀 있을 것 같아?”말이 끝나자마자, 진아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시연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배고프잖아? 내가 안 왔으면, 진짜 아무것도 안 먹을 생각이었어?”“안 먹어!”진아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누가 개가 던져주는 밥을 먹어?”“푸핫...”시연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뜨리며, 진아의 붕대 감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었다.“알았어. 그럼 내가 직접 먹여줄게. 난 예쁜 지 선생이니까.”다행히 진아는 정신이 또렷했다. 욕할 힘이 있다는 건, 아직 회복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었다.‘그렇지. 그냥 쓰레기 남자 하나 만난 거지, 세상이 무너진 건 아니야.’시연은 진아에게 물을 한 모금 먹이고, 미음도 조금 떠먹여 보았다. 다행히 토하지는 않았다.“괜찮아 보이는데? 너 스스로는 어때?”“괜찮아.”진아는 고개를 저었다.“외상이 있는 거라, 시간이 좀 걸릴 뿐이야.”그렇다고 당장 퇴원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혼자 생활하기에도 불편함이 따랐다.“그럼, 당분간 우리 집에서 지내는 게 어때?”시연이 제안했다.지씨 저택은 방이 넓어 방 하나 정리하면 금세 머물 수 있었다. 게다가 낮에는 도경미가 조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돌아오면, 진아를 도와줄 수도 있었다. 그 대가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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