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아가 떠나자마자, 지하의 안색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진아가 나갔다. ‘단 한마디에... 진짜로 나가버렸어!’‘쳇...’지하는 관자놀이를 짚으며 고개를 떨궜다.점차 차분해지자, 이제야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지하는 인정했다. 조금 전, 자신이 충동적이었다는 걸. 물론 진아가 잘못한 것도 맞았다. 남의 물건을 붙잡고 놓지 않은 건 분명 선을 넘은 행동이었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진아는 원래 분별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마 의도적으로, 철저히 계산해서, 일부러 자신을 자극한 걸 터였다.‘결국 내가 함정에 걸린 거지.’지하는 속으로 씁쓸히 웃었다.지금 이 순간, 진아가 어디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지하는 핸드폰을 들어 진아의 번호를 눌렀다.신호음은 갔지만, 진아는 받지 않았다. 화가 풀리지 않은 거겠지 싶어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 이번엔 아예 연결조차 되지 않았다.지하는 직감했다.‘차단당했어. 어쩌지?’그는 곧바로 카톡을 열어 메시지를 보냈다.[어디야? 데리러 갈게.]전송 버튼을 눌렀다.하지만 메시지 옆 숫자 ‘1’은 끝내 사라지지 않았다.카톡까지 차단당한 거다.“하.”지하는 허탈하게 웃음을 흘렸다.‘우리 임 박사, 성깔 한번 대단하네.’‘고작 한 번, 좀 세게 말한 것뿐인데... 내가 그동안 잘해준 건 전부 잊은 거야?’게다가 내일은 진아 부모님을 찾아뵙기로 한 날이었다. 지금 이런 상황으로,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진아, 어디로 간 거야...’지하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곧장 밖으로 나섰다.“대표님.”현관 옆에 서 있던 순자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임 선생님, 나가실 때... 신발 안 갈아 신으셨어요.”그 말에 지하는 고개를 숙였다. 현관 바닥엔 진아의 평범한 플랫 슈즈 한 켤레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지하는 얼굴을 굳히며 낮게 중얼거렸다.“알았어요.”집을 나서며, 그는 시연에게 전화를 걸까 생각했다. 하지만 곧 포기했다.진아와 시연은 절친. 혹여 진아가 시연네에 있다 해도, 그녀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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