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는 지하가 너무 성가셨다.반신불수가 된 것도 아닌데, 왜 굳이 손을 잡고 끌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몇 번이나 뿌리쳐 보았지만, 지하는 끝내 놓아주지 않았다.결국, 진아는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거실에는 백발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나이는 많아 보였지만 기력은 아주 좋아 보였다.“선생님.”지하는 정중히 다가가 인사를 올렸다.“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 아내의 몸이 많이 허약해서요.”노인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괜찮네. 진료가 우선이지.”그리고 진아를 한번 훑어보며 물었다.“이 아가씨인가?”“네.”지하는 진아를 앉히며 말했다.“진아, 이분이 내가 말한 선생님이셔. 맥 좀 짚어보실 거니까, 겁낼 필요 없어.”진아는 눈살을 찌푸렸다.지하에게는 차갑게 대할 수 있어도, 백발의 노인에게 그럴 수는 없었다.더군다나, 고상훈처럼 보이는 이 노인은 명백히 자신을 위해 온 것이었다.부씨 가문 때문에 온 것이든 아니든, 무례하게 굴 수는 없었다.“안녕하세요.”진아는 얌전히 고개를 숙였다.백한산은 완침을 꺼내며 말했다.“아가씨, 손목 여기 얹으면 돼요. 왼손 먼저요.”“네.”진아는 조용히 손목을 올렸고, 백한산은 그녀를 찬찬히 살폈다.기색을 보고, 호흡을 듣고, 문진하고, 맥을 짚고...매우 세세했다.진아가 이전에 봤던 서양의학 검사 기록까지 하나하나 질문하며 점검했다.그 과정은 꽤 길었다.진료가 끝나자, 지하가 바로 물었다.“선생님, 어떻습니까?”“지금 당장은 단정하기 어렵네.”백한산은 손을 내저으며 솔직히 말했다.“일단 약 두 첩 지어 줄 테니 먹여 보고... 그리고...”해야 할 말이 있는 듯, 백한산은 지하에게 이것저것 주의 사항을 길게 일러주었다.“네.”지하는 진지하게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다 기억하겠습니다.”“좋네, 그럼 이만.”“수고 많으셨습니다.”지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백한산을 배웅했다.문 앞에 이르자, 백한산은 지하를 힐끗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고유건 대표님께서 임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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