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아.”목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은범이 빠르게 걸어오고 있었다.시연은 입가를 살짝 올렸다.“은범.”“오래 기다렸어?”은범은 다가오자마자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나오기 전에 일 좀 생겨서... 백일재가 처리를 못 하길래 내가...”“괜찮아.”시연은 고개를 저으며 미소 지었다.“내가 뭐라고. 일은 일이지. 가자.”...샵 안으로 들어가자, 시연은 피팅 룸으로 들어가 웨딩드레스를 갈아입고, 은범은 밖에서 기다렸다.“다 됐습니다.”매장 직원이 커튼을 스르륵 열며 환하게 웃었다.“신랑분, 보세요. 신부님 정말 예쁘시죠?”커튼이 천천히 열리는 순간, 정중앙에 서 있는 시연.두 손을 앞에 모으고,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고, 커다란 눈동자가 빛났다.“은범, 어때? 예뻐?”“예... 예쁘지.”은범은 원래 앉아 있었는데, 무의식적으로 벌떡 일어나 있었다.시연을 본 순간, 그는 눈길이 떨어지지 않았다.그리고 천천히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시연도 조용히 손을 올려 은범의 손을 잡았다.은범은 고개를 숙여 시연의 이마를 맞대듯 가까이하고, 낮게 속삭였다.“시연... 너무 예뻐. 진짜... 미친 듯이 예뻐.”“고마워.”시연도 작은 목소리로 말하며 주변을 힐끔 보았다.“여기서 이러지 마. 사람들 보잖아.”“상관없어.”직원도 웃으며 한마디 거들었다.“여긴 웨딩샵이라 다들 달달해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오히려 안 그러면 이상하죠.”그러고는 곧바로 물었다.“두 분, 어디 불편하거나 수정하고 싶은 부분 있으세요? 사이즈나 디테일 같은 부분요.”시연은 은범을 바라봤다.“난 괜찮은데... 이거 네가 디자인한 거잖아. 너는? 마음에 들어?”“응, 아주.”은범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제작 과정에서 수십 번은 의견을 조율했으니, 더 고칠 부분이 있을 리가 없었다.은범이 되물었다.“근데 넌? 너는 좋아?”“좋지.”시연은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내가 왜 그런 걸 고민하겠어?”은범이 디자인한 웨딩드레스는 시연의 취향을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