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결국, 지동성은 버티지 못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술기운에 트림까지 하며 두 손을 연신 흔들었다. “고 대표님, 정말 더는 못 마시겠습니다.” “아, 그래요?” 유건은 아쉬운 듯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아쉽네요. 오늘 같은 날, 지 사장님과 한 잔 더 하고 싶었는데...” 그 순간, 시연은 조용히 손을 들었고, 말없이 직원을 불러 따뜻한 물 한 잔을 주문했다. 곧이어 뜨거운 물이 도착하자, 그녀는 지동성 앞에 살며시 밀어 놓았다. “뜨거운 물 좀 드세요. 술기운도 가라앉힐 겸...” “오, 그래. 고맙다.”지동성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컵을 받아서 들었고, 딸을 향한 애정 어린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본 유건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굳어졌다. ‘저 두 사람, 정말 부끄러운 줄도 모르나?’ ‘이 많은 사람 앞에서 저렇게 티 나게 서로를 챙겨?’ 시선을 돌리자, 맞은편에 앉아 있던 장미리와 장소미의 표정이 영 좋지 않았다. 하지만 둘의 불쾌함은 유건과는 다른 이유였다. ‘지동성과 지시연의 사이가 저렇게 가까웠다고?’ ‘이거 정말 위험한데...’ “하하...” 억지웃음을 짓던 장미리가 슬쩍 시간을 확인했다. “케이크를 잘라야 할 시간이네. 소미야, 가서 아빠랑 같이 잘라보렴.” “네.” 소미는 곧바로 일어나며 부드러운 미소를 띠었다. 그런데 지동성이 갑자기 시연을 바라봤다. “시연아, 너도 같이할래?” 순간, 소미의 손끝이 살짝 경직되었다. 그녀의 시선이 시연에게로 향했다. ‘설마, 진짜 같이하겠다고 하진 않겠지?’ 그러나 시연은 태연하게 일어섰다. 더 나아가, 지동성의 팔을 살짝 감싸 안기까지 했다. “그럴까요?” ‘뭐야, 저 태연함은...?’ 소미의 얼굴이 굳어졌다. 지동성은 순간 당황한 듯했지만, 이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참 착하구나.” 레스토랑 중앙, 서비스 직원이 케이크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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