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은 핸드폰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봤다.하지만 끝내, 받지 않았다.진동이 멎고, 화면이 꺼졌다.잠시 숨을 고르던 시연은 그대로 핸드폰을 꺼버리고, 침대 협탁 위에 화면을 엎어두었다....그 시각, 유건은 핸드폰을 쥐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있었다.‘샤워 중인가, 아니면 벌써 잠들었나...’다시 걸어볼까 생각했지만, 혹시라도 자는 걸 깨울까 봐 손을 멈췄다.잠시 고민하던 그는 대신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형님.”주지한이 다가왔다.“다 준비됐습니다. 회의 들어가시죠.”“응. 가자.”유건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일에 집중하러 발걸음을 옮겼다....다음 날 아침.시연은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 전원을 켰다. 곧장 어젯밤 온 메시지가 알림창에 떴다.[전화했는데 안 받네. 자는 것 같아서 더 안 걸었어. 일하러 간다. 잘 자, 좋은 꿈 꿔.]시연은 그 문장을 가만히 읽었다. 눈동자는 잔잔했고, 표정은 무심했다.다만, 입가가 잠깐, 아주 미세하게 경련처럼 일그러졌다.결국, 답장은 하지 않았다.오늘 시연은 L시로 가야 하는 날이었다.그녀는 평소보다 이르게 집을 나섰다.마수경도, 도경미도 아직 자는 시간.이번 출장은 혼자였다.필요하다면 그쪽 병원에서, 혹은 강울대에서 따로 보조 인력을 보내줄 예정이었다.고속철도에 몸을 싣고, 시연은 핸드폰을 비행기 모드로 전환했다.그리고 아이 마스크를 쓰고, 잠시 눈을 붙였다.‘너무 일찍 일어났으니까, 더 자둬야겠다.’...같은 시각, 유건은 밤샘 회의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다.문득 시연 생각이 나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들려오는 건 차가운 기계음.[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음...?”유건은 잠깐 시간을 확인했다.‘아직 안 깼나?’잠시 고민하던 그는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전화 꺼져 있네. 지금 집 가는 중이야. 이따 아침 같이 먹자. 영복루에서 게살 만두 샀어, 너랑 조이가 좋아하는 거.]하지만 메시지는 읽히지 않았다.답장도 오지 않았다.유건은 핸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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