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윽고 정민환과 정기환이 도착했고, 시연은 병원으로 옮겨졌다.다행히 크게 다친 건 아니었다.대부분이 가벼운 찰과상, 팔과 손목에 인대가 약간 늘어난 정도.입원까지는 필요 없었고, 간단히 치료하고 처방전만 받아도 귀가할 수 있었다.그때 주지한이 급히 병실로 들어왔다.“형님, 범인 찾았습니다. 정은희 씨 팬클럽 회장이랍니다.”“뭐라고?”유건은 그 자리에 굳은 듯 멍해졌다.머릿속으로 묵직한 무언가가 내리꽂힌 느낌.지한도 고개를 저었다.“형님, 요즘 팬덤 쪽은... 생각보다 훨씬 과격합니다. 아마 은희 씨 편을 들어준다고, 대신 화풀이한 것 같습니다.”어떻게 보면 이해 못 할 일도 아니었다.몇 년간, 은희는 사실상 ‘고유건 여자’로 불리며 살아왔다.그런데 최근 들어, 고유건에게 새 여자가 생겼다는 소문이 G시 안에 돌기 시작했고, 그 이후 은희 관련 뉴스는 뚝 끊겼다.업계 안팎에선 이미 ‘고유건 대표 마음 떠났다’, ‘정은희는 밀려났다’는 얘기가 파다했다.은희 입장에선 이미지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고, 그걸 못 견딘 열성 팬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았다.유건은 관자놀이를 짚으며 한숨을 삼켰다.‘이게 다 뭐냐, 진짜.’“형님...”지한이 뭔가 더 말하려는 찰나, 병실 문이 열리며 시연이 나왔다.유건은 가볍게 눈짓을 줬고, 지한은 바로 알아채고 입을 다물었다.“지한 씨, 알아냈어요?”자신과 관련된 일이니, 시연도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방금 두 사람 대화의 일부는 이미 들은 상태였다.“팬덤 과열... 그쪽 문제 맞아요?”지한은 잠깐 유건을 보고,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습니다.”“그렇군요...”시연은 잠깐 눈썹을 찌푸리더니, 이내 짧게 숨을 내쉬었다.“그러니까.”유건은 한쪽 팔로 시연의 어깨를 감싸며 살짝 안았다.“내가 정리를 못 한 탓이야. 앞으로는 어디 가든 너를 데리고 다닐 거야. 절대 너 혼자 두지 않을 거야.”‘잠깐 눈에서 안 보인 사이에 이런 일이 나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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