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고객을 만났다. 한 세트만 더 팔면 그녀가 판매왕이 될 것이다.“고객님, 정말 구매 안 하시는 거죠?”판매원은 당장 도아린 곁으로 순간이동 하고 싶었지만, 예의상 배지유에게 한 번 더 물어보았다.아무래도 배지유의 손이 아직 상자 위에 얹혀 있었기 때문이다.고개를 돌린 배지유는 순간 얼굴이 창백해졌다.“도아린?”따라서 표정이 변한 김지민도 뒤돌아보았다.배석준은 예전보다 기세가 한층 강해진 도아린을 올려다보며 복잡한 심경에 휩싸였다.만약 그녀가 아직 자신의 며느리였다면, 만약 배지유가 청부업자를 고용해 그녀를 해치려 하지 않았다면, 만약 배지유의 황당한 짓거리 때문에 자신과 아내의 사이가 멀어지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직 화목한 가족이었을 것이고 자신도 이렇게 병들지 않았을 것이다.“고객님, 아까 선택하신 주얼리 세트의 결제서를 작성했습니다. 무게를 다시 확인해 드릴까요?”매니저가 공손하게 도아린의 곁으로 다가왔다.도아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판매원의 손에 들려 있는 상자를 가리켰다.“저것도 한 번 더 보고 싶어요.”매니저는 판매원보다 더 침착하고 노련했다. 표정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속으로는 무척 흥분하고 있었다.고급 주얼리 세트를 두 개나 팔게 되면 그녀는 각 매장의 매니저 중에서도 단연 1등일 것이다.매니저는 판매원을 바라보았고 판매원은 배지유를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럴수록 배지유는 점점 더 초조해졌다.“도아린, 이건 결혼할 때나 쓰는 주얼리야. 설마 결혼하려는 거야?”배지유는 도아린이 아직도 오빠를 사랑한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니 결혼할 리가 없다.도아린은 그제야 그녀를 발견한 듯한 표정을 짓고는 김지민과 배석준에게도 한 번씩 시선을 보낸 후 옅은 미소를 지었다.“왜? 축의금이라도 주려고?”“내가 너한테 왜 축의금을 줘야 해!”배지유는 목소리를 높였다.“넌 그냥 가문을 망치는 재앙 덩어리야! 누가 너랑 결혼하면 그 가문은 끝장나는 거라고! 우리 가문의 꼴을 보면 네가 얼마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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