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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또 한 번의 거절: Chapter 651 - Chapter 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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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1화

차화영은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가정부가 물티슈로 얼굴을 닦아줄 때, 차화영은 슬며시 도아린을 쳐다보았다.아무래도 이 손녀는 자신과 정이 별로 없었다.만약 안민아가 결혼을 하지 않았고 그녀의 혼수를 위해 나설 일이 없었다면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계속 시간을 끌며 도아린을 보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도아린을 차갑게 대하면서 그녀가 너무 오만하게 행동하지 못하게 하고 안민아를 괴롭히지 못하게 할 것이다.차화영 본인이 먼저 오랜 시간 잃어버렸던 손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손녀가 자신에게 살갑게 대하기를 바랄 수는 없었다.“그럼 옥경이의 장례는...”차화영은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세은이의 말이 맞아요. 먼저 소송을 진행하죠. 그전에는 안준휘가 어떻게 유골을 처리하든 저희는 간섭할 권한이 없어요.”윤명희는 남편과 손깍지를 낀 채 눈을 맞추고는 다시 차화영을 쳐다보았다.“만약 옥경 씨의 유골을 가져올 수 있다면 제가 장례를 치러드리죠. 크게 치를 겁니다.”차화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며느리가 옥경의 장례를 해준다니 만족해야 했다.“그럼 네 말대로 해. 소송을 진행해!”도아린은 바로 장수현에게 연락했고 그가 해남에 와있다는 것을 알고 당장 미팅을 잡았다.두 사람은 중식당에서 만나기로 했고 장수현이 먼저 도착한 다음 도아린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얼른 몸을 일으켰다.“오랜만이에요.”“죄송해요. 길이 막혔어요.”도아린은 종업원을 불러서 주문했고 장수현도 거리낌이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를 두 개 주문했다.요리가 다 나오자 도아린은 종업원에게 필요할 때 호출하겠다고 하고 내보낸 다음 룸의 문을 닫았다.“이혼소송을 의뢰하고 싶어서요. 제 고모는 돌아가셨는데 할머니께서 고모를 대신해서 고모부와 이혼할 방법이 있을까요?”도아린은 일의 경과를 얘기하려고 했는데 장수현이 손사래를 치며 말을 끊었다.“제가 요즘 아주 중요한 사건을 맡았어요. 제가...”장수현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고 표정은 흥분되기도 복잡하기도 했다.아무래도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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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도아린은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코너를 돌아 차를 길가에 댔다.“나쁜 소식 먼저.”서대은은 알겠다면서 말을 이었다.“배건후가 친동생한테 고발당했어. 불법적으로 회사 자산을 빼돌리고 자금 세탁했다고 하면서 여러 가지 혐의로 고발한 모양이야. 배지유는 물증을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증인도 있었대. 누군지 맞춰봐.”“성대호.”“어떻게 알았어?”서대은은 놀란 듯하다가 또 그녀가 짐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해가 갔다.어찌 됐든 두 사람이 부부로 3년을 보냈으니 배건후의 곁에 있는 사람 중 누가 회사의 기밀을 알아낼 수 있을뿐더러 배지유와 친밀한 관계에 있는지 바로 맞출 수 있었다.“그 고발내용 중 제대로 된 게 하나라도 있으면 배건후는 끝났어. 자신이 기르던 개한테 물릴 줄은 정말 몰랐네, 하하하. 배건후가 나락으로 떨어진 모습이 벌써 기대되네...”“좋은 소식은 뭐야?”도아린은 그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을 끊었다.“좋은 소식은 배지유를 도와 방법을 생각해낸 사람이 모건 그룹의 에이스 변호사라는 거야. 바로 배건후를 위해 불공평한 이혼협의서를 써낸 그 자식이란 말이야. 모든 사람이 다 배신하고 떠났어. 속 시원하지!”도아린은 혀끝을 굴렸다. 그녀는 서대은처럼 낙관적이지 않았다.서대은은 한참 기쁨에 취했다가 도아린이 답이 없는 것을 보고 천천히 하던 말을 멈췄다.“왜? 기분 안 좋아? 설마 배건후한테 감정이 남아있어서 재결합하려는 건 아니지?”도아린은 손가락으로 핸들을 두드리며 한참이 지나서야 불쑥 물었다.“대은아, 너 연애하니?”“응?”서대은은 이마를 찌푸렸다. ‘보스가 왜 갑자기 이렇게 묻는 거지, 뭐를 보아낸 건가? 아니면 일부러 그러는 건가?’“그게 무슨 말이야?”“사람들은 연애할 때 상황판단이 잘 안 된다고 하잖아.”도아린은 피식 웃고는 전화를 끊었다.집에 도착한 후, 그녀는 인터넷에 접속하여 청룡이 보낸 답장을 번역했다.‘배건후는 무사해. 현무가 라윤주의 자리를 노리고 있어.”이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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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그는 잠시 멈추더니 주먹을 꽉 쥐었다.“네 친구는 능력이 참 대단해. LY 사람이지?”묻는 말 같아 보였지만 그의 말투는 확신에 차 있었다.도아린은 찻잔을 들고 시선을 내리깔고는 안에 있는 장미꽃을 봤다. 꽃잎의 색이 빠지면서 붉은색의 물줄기가 연기처럼 떠다녔다.그녀의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번졌다.“강재민은 알아? 그래서 너랑 사귀려고 한 거야? 너를 이용하려고?”진경수의 말투에는 분노가 담겨있었다.그가 제일 경계하는 게 바로 강재민이 목적을 가지고 도아린에게 다가오는 것이었다.세은이를 처음 찾았던 날에도 강재민은 집에 왔었다.세상에는 우연이 존재하지 않는다. 우연처럼 보이는 것들은 다 딴마음을 먹고 있는 계략이었다.세은이를 잃어버린 20년 동안, 그녀는 입양 부모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남편과 시누이한테 괴롭힘을 당하다가 어렵게 빠져나 왔는데 복을 누리기도 전에 또 다른 구렁텅이로 빠져들 위기에 처해있다.그는 절대 이대로 놓아둘 수는 없었다.진경수는 분노하여 벌떡 일어서서는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오빠! 일부 함정은 제가 스스로 뛰어든 거예요.”진경수는 걸음을 멈추고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그녀를 돌아보았다.도아린은 그에게 돌아와 앉으라고 눈짓하고는 직접 차를 따라주었다. 할 수 있는 말이 있었고 할 수 없는 말이 있었지만, 그녀는 가족들이 그녀를 걱정하게 만들 수는 없었다.“오빠, 3년 전에 재민 씨와 인연이 있었어요. 재민 씨가 저한테 진심이든 아니든 저는 계속 관계를 이어갈 겁니다. 그 사람이 저를 이용하려고 한다면 저한테는 그 사람을 이용하려는 생각이 없겠어요?”진경수는 조용히 그녀가 하는 말을 들었다.“스타 대회에서 수상한 뒤, 저는 LY 조직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저는 제 인맥을 이용해서 진씨 가문을 위해 미래를 도모할 겁니다. 만약 언젠가...”도아린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만약 언젠가 그녀가 네 명의 보스에게 라윤주의 자리를 빼앗긴다고 해도 최선을 다하여 진씨 가문이 피해를 보는 걸 막을 것이다.“만약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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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도아린은 깜짝 놀라 얼른 고개를 들었다.눈물이 흘러내렸고 희미했던 시야가 또렷해졌다.진범준과 윤명희는 커플 잠옷을 입고 손을 잡은 채 문밖에 서 있었다.“엄마...”“엄마! 두 분이 하던 것 계속하세요. 세은이는 제가 있잖아요!”진경수는 손사래를 치며 두 사람을 돌아가라고 했다.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여기서 함께 눈물을 짤 필요는 없었다.“세은이가 네 것은 아니잖아!”윤명희는 걸어와서 도아린을 그의 품에서 끌어당겼다.“네가 여자애를 달랠 줄 알았으면 진작에 여자친구가 있었겠지!”“너 어렸을 적에 경수가 너를 제일 많이 울렸어. 그것 때문에 수혁이한테 많이 맞았단다.”윤명희는 딸을 데리고 화장실로 가서 얼굴을 닦아주고 그녀의 머리를 넘겨주었다.“근데 경수 말이 하나는 맞아.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마음 놓고 해! 진씨 가문은 너의 든든한 방패야. 우리가 너를 보호하지 못한다면 그건 우리가 무능한 거야! 만약 집안이 망하는 날이 온다면...”윤명희는 뒤돌아서 남편과 아들이 다 거실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목소리를 낮춰서 도아린에게 말했다.“엄마가 외국에 작은 섬을 하나 사놨어. 가족들이 함께 있는 게 제일 중요해. 다른 건 다시 시작하면 되지!”“엄마.”도아린은 윤명희를 안고 턱을 그녀의 어깨에 기댄 채 눈물을 펑펑 흘렸다.밖에서는 얼마나 단단한 사람일지 몰라도 엄마 앞에서는 아이였다.진범준은 아들을 흘겨보았다.“정원에 있는 꽃은 내가 네 엄마한테 주려고 심은 건데 그걸 훔쳐서 차를 우렸어?”“엄마는 사랑만으로 충분하잖아요. 세은이가 얼마나 마신다고 쪼잔하게 그러세요?”“이건 쪼잔한 게 아니라 원칙의 문제야! 내일 네가 직접 땅을 파서 심어. 내 마음으로 생색내지 말고. 내가 우리 딸한테 줬다고 해도 네가 끼어들어서는 안 됐어!”부자가 말다툼하고 있을 때 모녀가 나왔다.도아린은 눈물을 멈췄지만, 눈시울은 여전히 빨갰다. 그녀는 윤명희의 몸에 기대서 그들이 어떻게 여자를 달래줘야 하는지를 토론하는 것을 지켜보았다....이튿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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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저는 우리가 진작에 친구라고 생각했는데요.”도아린이 은은하게 웃었다.변슬기도 웃음을 지으며 도아린에게 팔짱을 끼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두 사람은 비서의 일상에 관해 얘기를 나누면서 걷다가 주얼리 매장으로 가게 되었다.직업병이 살짝 도진 도아린이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직원은 열정적으로 접대하였는데 도아린이 인터넷에서 유명한 사람이었기에 그녀를 알아본 직원이 VIP 구역으로 데리고 갔다.“제 친구가 곧 결혼하게 됐는데 고급 액세서리가 어떤 디자인이 있을까요?”도아린은 변슬기의 손을 토닥였다.“잠시만요, 바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변슬기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직원이 자리를 뜬 뒤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티파니 주얼리를 위해 업계 흐름을 읽으려는 거죠?”“역시 눈치가 빠르네요.”변슬기가 웃었다.곧 직원이 열쇠가 잠긴 투명 상자를 세 개 들고는 가게 매니저와 함께 왔다.소비자들의 수요는 여전히 황금이 위주였고 세 개의 상자에는 순금, 금상옥과 보석을 박은 금상옥이 들어있었다.도아린은 그중 고풍스러운 디자인으로 된 제품을 골랐는데 팔찌에는 봉황이 그려져 있었고 전통식 혼례에 무척 어울렸다. 다만 디자인이 ‘봉황의 시대’와 아주 비슷했다.“이 디자인은 표절인 것 같은데요.”직원은 가게 매니저를 쳐다보았고 매니저는 웃음을 띠고 말했다.“표절은 아닙니다. 아현 선생님의 ‘봉황의 시대’가 무척 환영을 받고 있어서 올해 전통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저희는 참고만 했지요.”아무리 지금의 디자인들이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이 제품에서 말하는 참고는 너무 지나쳤다.변슬기는 상대방을 폭로하려고 했지만, 도아린이 막았다.“이 가게의 사장님이 혹시 강씨 성을 가진 분이세요?”“...”매니저는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도아린은 영문을 알았다. 강태식은 도아린의 디자인에 문제가 많고 화려하지만, 실속이 없다는 평가를 했지만 사실 이런 스타일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하지만 그는 도아린의 디자인 권한을 얻지 못했기에 산하의 가게들에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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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김지민은 당연히 사지 못하게 했다. 배석준의 카드에 있는 돈은 동생의 혼수를 마련하는 데 쓰고 또 결혼에 필요한 집과 차를 사는 데 써서 지금 4억도 안 남아 있었다.“여자애가 무슨 이런 걸 사, 다른 걸 골라. 이건 결혼하는 사람들이 사는 거지.”그녀의 동생이 결혼할 때도 올케한테 이렇게 비싼 액세서리를 사주지 않았다.배지유 같은 미친년은 그럴 자격이 없다.김지민은 직원에게 얼른 갖고 가라고 눈짓했다.배지유는 빠르게 직원을 붙잡고 투명한 유리 상자를 꾹 잡았다.“지금 사서 결혼할 때 착용하면 되지! 어차피 나도 결혼할 나이가 되었는데 아빠가 나를 위해 준비해준 혼수라고 하면 되잖아!”“아빠, 그렇죠?”배석준은 몸이 전보다 많이 좋아져서 아직 걸을 수는 없어도 말은 어물쩍하게 할 수 있었다.“지유가 갖고 싶다면, 사!”그는 휠체어의 팔걸이를 세게 붙잡고 힘있게 말했다.김지민의 눈빛에는 혐오감이 비쳤다.배지유는 용서를 빌기 위해 배석준에게 효도하고 보살펴주겠다고 했지만, 집에 온 이후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김지민을 가정부처럼 부리기만 했다.며칠 난리를 치고 돌아와서는 평소와는 다르게 배석준에게 잘해줬다. 그에게 음식을 먹이고 얼굴을 닦아주고 안마까지 해주었다.그러더니 오늘 배석준을 끌고 물건을 사러 온 것이다. 역시 다 계획이 있었다.“여보, 이번 달 생활비도 아직 안 들어왔잖아요.”김지민은 일부러 배를 내밀고 어루만졌다.“의사가 당신이 아직 한차례 재활을 더 해야 한다고 했잖아요. 아이도 아직 불안정한데 돈을 좀 남겨둬야 하잖아요! 지유가 정말 결혼을 한다면 제 본가에 가서 돈을 달라고 하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화려하게 해줄 거예요. 지금은 그냥 생일일 뿐인데 이렇게 사치스러운 건 필요 없잖아요.”배지유는 눈을 부라렸다. ‘금 액세서리 세트 하나가 사치스러운 거라고? 정말 상종을 못 하겠네!’오빠가 도아린에게 사준 액세서리는 아무거나 꺼내도 이것보다 비쌌다. 그녀가 갖고 싶다면 도아린을 찔러보면 손에 넣을 수 있었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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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큰손 고객을 만났다. 한 세트만 더 팔면 그녀가 판매왕이 될 것이다.“고객님, 정말 구매 안 하시는 거죠?”판매원은 당장 도아린 곁으로 순간이동 하고 싶었지만, 예의상 배지유에게 한 번 더 물어보았다.아무래도 배지유의 손이 아직 상자 위에 얹혀 있었기 때문이다.고개를 돌린 배지유는 순간 얼굴이 창백해졌다.“도아린?”따라서 표정이 변한 김지민도 뒤돌아보았다.배석준은 예전보다 기세가 한층 강해진 도아린을 올려다보며 복잡한 심경에 휩싸였다.만약 그녀가 아직 자신의 며느리였다면, 만약 배지유가 청부업자를 고용해 그녀를 해치려 하지 않았다면, 만약 배지유의 황당한 짓거리 때문에 자신과 아내의 사이가 멀어지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직 화목한 가족이었을 것이고 자신도 이렇게 병들지 않았을 것이다.“고객님, 아까 선택하신 주얼리 세트의 결제서를 작성했습니다. 무게를 다시 확인해 드릴까요?”매니저가 공손하게 도아린의 곁으로 다가왔다.도아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판매원의 손에 들려 있는 상자를 가리켰다.“저것도 한 번 더 보고 싶어요.”매니저는 판매원보다 더 침착하고 노련했다. 표정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속으로는 무척 흥분하고 있었다.고급 주얼리 세트를 두 개나 팔게 되면 그녀는 각 매장의 매니저 중에서도 단연 1등일 것이다.매니저는 판매원을 바라보았고 판매원은 배지유를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럴수록 배지유는 점점 더 초조해졌다.“도아린, 이건 결혼할 때나 쓰는 주얼리야. 설마 결혼하려는 거야?”배지유는 도아린이 아직도 오빠를 사랑한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니 결혼할 리가 없다.도아린은 그제야 그녀를 발견한 듯한 표정을 짓고는 김지민과 배석준에게도 한 번씩 시선을 보낸 후 옅은 미소를 지었다.“왜? 축의금이라도 주려고?”“내가 너한테 왜 축의금을 줘야 해!”배지유는 목소리를 높였다.“넌 그냥 가문을 망치는 재앙 덩어리야! 누가 너랑 결혼하면 그 가문은 끝장나는 거라고! 우리 가문의 꼴을 보면 네가 얼마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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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변슬기?”배지유는 처음에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고 진씨 가문의 외사촌인 안민아인 줄 알았다.배지유는 다리가 부러져 휴학한 이후로 변슬기를 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의 변슬기는 옅은 화장을 했을 뿐만 아니라 분위기까지 달라져 있었다. 심플한 오피스룩을 입고 있었는데도 강단 있는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아빠! 저 여자예요! 저 여자가 바로 나를 옥상에서 떨어지게 만든 장본인이에요!”배지유는 화를 내며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배석준은 그녀의 억울함을 풀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아무런 결과도 없었는데 지금 이렇게 변슬기를 다시 만난 건 기회였다.배지유는 변슬기를 매섭게 노려보며 입가에 희미한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배석준이 그 소리를 듣고 변슬기를 바라보았다.비록 몸은 병들었지만, 시력에는 이상이 없었다. 게다가 몸 상태가 조금 회복되면서 예전처럼 사람을 꿰뚫어 보는 듯한 날카로운 눈빛도 되찾고 있었다.하지만 변슬기는 기죽지 않고 배석준과 눈을 맞추며 단호하게 말했다.“당신이 배지유의 아버지십니까? 당신 딸은 다른 사람들과 공모해 저를 괴롭혔고 제가 대회에 출품할 작품을 망가뜨렸습니다. 저는 경찰에 신고해 결백을 증명하려 했지만, 배지유는 오히려 옥상으로 올라가 투신 시도를 하면서 동정을 얻으려 했죠. 하지만 하늘도 배지유를 돕지 않았고 결국 스스로 그 대가를 치렀죠. 배지유가 떨어질 때 저는 지도 교수님과 경찰과 함께 있었죠. 만약 원망할 사람이 필요하다면 배지유를 부추긴 그 남자 친구를 원망하세요!”배지유는 갑자기 변슬기에게 달려들며 뺨을 때리려 했다. 그러나 그녀의 손은 도아린에게 단단히 붙잡혔다.“네가 제대로 중심을 잡고 서면 손 놓아줄게. 괜히 넘어져서는 내가 넘어뜨렸다고 나한테 누명 씌우려 하지 마.”도아린의 차갑게 식은 시선이 옆에 있는 카운터 매니저를 향했다.매니저는 급히 직원을 시켜 배지유를 부축하게 했다. 직원들은 그녀를 가까운 의자에 억지로 앉혔다.배지유는 독기 어린 눈빛으로 도아린을 쏘아보고 있었지만, 도아린은 더는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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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화

“말을 가려서 해. 지금 나는 네 새엄마야! 나는 너보다 윗사람인데, 나한테 이따위로 말하는 게 예의야? 네가 집에서 얼마나 버릇없이 굴었을지 뻔하구나! 네가 생일이라고 해서 내가 몸이 힘든데도 석준 씨를 모시고 너한테 선물 사러 왔잖아. 내가 안 사주겠다고 한 것도 아니잖아. 너도 좀 적당히 해야지! 입만 열면 수억짜리 사치품을 사달라고 하면 어쩌라는 거야? 우리 집안 사정이 어떤지 몰라? 석준 씨의 병이 더 악화해야 속이 시원하겠어?”주변 사람들은 배지유를 향해 경멸 어린 눈빛을 보내며 수군거렸다.‘자신의 가족을 풍비박산 내놓은 것도 모자라, 아버지가 새 가정을 꾸렸는데도 여전히 문제를 일으키네!'‘새엄마가 금팔찌라도 하나 사주면 감지덕지한 일이지, 어떻게 몇억 원짜리 명품을 바랄 수가 있어?’배지유는 점점 자신에게 불리해지는 분위기에 속이 끓어올랐다.그때 그녀의 시야에 도아린이 들어왔다. 그 눈빛 속엔 조롱과 냉소가 가득했다.배지유는 문득 깨달았다. 도아린은 분명 VIP 구역에서 나왔다. 즉, 자신들이 이곳에 오는 걸 미리 보고 일부러 시비 걸러 온 것이다.‘절대 도아린의 뜻대로 되게 할 수 없어!’배지유는 김지민을 쳐다보았다.“그 말도 안 되는 쇼를 작작 해! 너 같은 뻔뻔한 내연녀가 어디서 생색이야? 우리 아빠가 병들어서 정신이 없을 때 억지로 혼인신고를 한 거 다 알아! 우리 아빠 돈을 속여서 빼앗을 생각 말고, 당장 나한테 선물을 사 줘! 안 그러면 다음 달 생활비는 내 카드로 받을 거니까. 앞으로 너 그 돈 손끝 하나도 못 댈 줄 알아!”이 말에 김지민의 얼굴이 순간 새빨개졌다.배지유가 그녀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것이었다.그녀는 요즘 배석준의 돈으로 친정을 돕고 있었다. 한 번 돈을 대주기 시작하면 욕심이 끝도 없이 커지는 법인 것이다.만약 앞으로 생활비를 손에 쥘 수 없다면? 친정 남동생과 올케의 사이가 틀어질 것이고, 아들을 편애하는 어머니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배 속의 아이까지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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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아니야, 그게 아니라...”그냥 뜻밖의 상황일 뿐이었다. 하지만 김지민은 이 돈이 배석준의 딸이 주얼리를 사는 데 쓰인다는 걸 지춘미에게 말할 수 없었다.“엄마, 이번 투자 건은 시간이 촉박해요! 제발 빨리 보내 주세요. 딱 일주일만 있으면 갚을게요!”하지만 지춘미는 여전히 불안해서 질문을 퍼부으며 이것저것 캐물었다.배지유는 김지민에게 돈이 얼마 있는지 몰라 김지민이 계속 전화를 하며 돌아오지 않자 혹시 시간을 질질 끌다가 도아린이 떠나면, 아예 사 주지 않으려는 속셈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그녀는 초조하게 휠체어 팔걸이를 움켜쥐고 몸을 앞으로 숙여 배석준에게 속삭였다.“아빠, 제가 예전부터 김지민이 수상하다고 했죠? 이제 아시겠죠? 돈이 김지민의 손에 들어가면, 절대 다시 나오지 못할 거예요! 김지민이 아무리 달콤한 말로 포장해도 믿지 마세요. 아빠가 진짜 위급한 순간이 오면 치료비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산소호흡기 줄을 뽑고 돈을 가로채려 할걸요!”배석준은 화가 나서 온몸이 떨었고 휠체어까지 삐걱거리며 흔들렸다.혈압이 점점 올라가는 기분이었다.친딸도 믿을 수 없고 재혼한 아내는 돈에만 눈이 멀어 있었다.한때 모건 그룹 해외 지사의 책임자였던 자신이 이제는 여인들에게 휘둘리는 신세가 되어버렸다.돈이 없으면 얼마나 비참한 결말을 맞게 될지, 그는 뼛속까지 절감했다.배지유는 말을 마친 후, 슬며시 허리를 펴며 주변을 둘러봤다.그러다 도아린과 눈이 마주쳤는데 도아린은 비웃음이 섞인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사기 어려우면 억지로 애쓰지 마.”배지유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일그러졌다.자신한테 돈이 없다고?그녀는 배씨 가문의 금지옥엽이다!이 세상에 그녀가 원하지 않는 건 있어도 사지 못하는 것은 없었다.그녀의 말 한마디만 하면 부모님과 오빠는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 사람들이었다!도아린이 지금 와서 잘난 척을 하는 것이었다.“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 주얼리 세트는 내가 살 거야!”배지유는 자랑스러운 듯 턱을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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