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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또 한 번의 거절: Chapter 661 - Chapter 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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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1화

그러나 배석준은 여러 차례 도아린의 말을 끊어버리는 배지유에 온통 신경이 쓰여 있었다. 딸이 분명 자신에게 숨기는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 “얼른 계산해. 뭐 하고 있는 거야?”옆에 있던 배지유가 다급히 입을 열었다. 김지민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결제했다. 영수증이 인쇄된 것을 보고 배지유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도아린의 앞에서 체면이 섰다고 생각했고 곧 도망갈 밑천이 생겼다고 생각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던 것이다. “배 여사님이 샀으니까 이제 그만 가죠.”도아린은 이미 계산을 마쳤고 매니저는 액세서리를 정교한 상자에 넣었다.옆에서 변슬기가 그걸 건네받고 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 자리를 떴다. 이때, 김지민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왜 너한테 여사님이라고 불러? 넌 아직 결혼도 안 했잖아?”“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제정신이 아닌 거겠지.”눈을 흘기던 배지유는 방금 도아린이 자신을 향해 여사님이라고 불렀던 것이 떠올랐다. 천한 계집애가 또 무슨 꿍꿍인 거야? 직원은 배지유가 마음에 들어 하는 액세서리를 포장했다. 지팡이를 짚고 있는 그녀가 물건을 들기 불편해하자 액세서리의 상자를 배석준의 다리에 놓고 두 손을 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목적을 이룬 배지유는 더는 쇼핑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집에 가자고 했다.김지민이 배석준을 차에 태우는 그때, 배지유가 손을 뻗어 상자를 집어 들었다.“먼저 들어가요. 난 친구 좀 만나고 갈게요.”퍼억.상자를 꾹 누르던 배석준의 눈빛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집에 가자.”“아빠, 저 볼일이 있어요.”배석준은 상자를 더 꽉 움켜쥐었고 김지민은 바로 그의 뜻을 이해했다.“그럼 갔다 와. 액세서리는 우리가 가져갈게. 몸도 불편한데 이렇게 비싼 걸 가지고 다니면 어떡해?”“이건 내 거야. 잃어버려도 그건 내 일이라고.”배지유는 손을 뻗어 상자를 빼앗으려고 하였다. 그 순간, 김지민은 재빨리 배석준의 앞을 가로막으며 두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배지유, 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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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아악.김지민과 배지유가 동시에 소리 질렀고 배석준은 눈을 감았다.쿵쾅쿵쾅.당황한 세 사람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배지유의 곁으로 급히 달려온 전동 삼륜차는 사람을 피하느라고 옆으로 큰 호선을 그리며 넘어졌고 차량이 배지유의 쪽으로 넘어지게 되었다. 배지유는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감싸 쥐었고 곧이어 또다시 비명을 질렀다.그녀의 팔이 차에 눌려 움직일 수 없게 된 것이다.“운전을 어떻게 하는 거예요?”그녀는 울부짖었다.“당장 차부터 빼요. 내 손 눌린 거 안 보여요?”“어떻게...”기사는 차에서 내려와 눈앞의 세 사람을 쳐다보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 사람은 임산부, 한 사람은 휠체어를 타고 있고 한 사람은 지팡이를 짚고 있다. 기사는 그들이 돈을 뜯어내려고 이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안해요. 이 도로가 그쪽 집 거실일 줄은 몰랐네요. 내가 눈이 없어서 그쪽 집 구역까지 들어왔네요.”“헛소리 집어치우고 빨리 차부터 치워요.”바닥은 차갑고 단단했고 다리 관절 부상이 아직 낫지 않은 그녀는 지금 팔에서도 지끈거리는 통증이 전해졌다.화가 치밀어 오른 그녀는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차도 살 주제가 안 되는 사람이 해남에서 돌아다녀요? 당장 고향으로 내려가 농사나 짓지 그래요? 해남 사람들의 얼굴에 먹칠하지 말고.”“그래요. 난 소질이 없는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이렇게 당신 집 거실에 들이닥친 거겠죠.”기사는 팔짱을 낀 채 위에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주위에 구경꾼들이 점점 더 많아졌다. 깜짝 놀란 김지민은 배석준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배석준의 안색은 엄청 어두워졌다.그녀는 액세서리 상자를 그의 손에 꽉 쥐여주고는 구경꾼들에게 차를 옮기는 것을 도와달라고 했다.그녀가 임산부인 것을 보고 마음씨가 착한 사람들이 나서서 그녀를 도와주었고 이내 삼륜차를 일으켜 세웠다. 얼마 후, 경찰이 현장으로 와서 확인했고 삼륜차의 운전자는 운전하는 도중에 배지유가 갑자기 바닥에 드러누웠다고 해명했다. “손이 부러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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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정신을 차린 김지민은 눈물을 글썽이며 배석준을 쳐다보았다.“아까 주얼리 매장에서 도아린 씨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알아요?”배석준은 온몸을 떨며 침을 흘렸고 필사적으로 눈을 크게 떴다.“배 대표님이 고발당해서 지금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던 거예요. 배 대표님 명의의 자산도 동결되었고요. 고발한 사람이 배지유라고 해요.”그 와중에 어렴풋이 뭔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이내 비린내 나는 소변 냄새가 진동했다.배석준이 실수를 한 것이다. 그녀는 더 이상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소파에 엎드려 펑펑 울었다.어떻게 이 지경까지 된 건지?재벌 집에 들어와서 배석준에게 기대어 사람들의 눈치를 안 보며 모두가 부러워하는 부잣집 사모님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배석준은 이혼하고 나서 아무것도 남지 않았고 돈도 없고 병치레만 하고 있다. 사실 배건후가 준 생활비로는 충분했다. 배석준의 예전 생활 수준에 맞춰 준 금액이었기 때문에 적지 않은 돈이었기 때문에 그 생활비로 친정에 보탬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걸 배지유가 망쳐버렸다.“배지유, 이 악마 같은 년.”김지민은 목 놓아 울었다.“악마 같은 년. 새언니를 해치고 친엄마까지 독살하더니 이젠 친오빠도 가만두지 않네. 다리가 부러진 건 업보야.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니. 내 뱃속의 아이까지 죽이려는 건 아니겠지?”배석준은 머리가 하얘졌다. 지난날 화목하고 즐겁고 행복했던 장면들이 영화처럼 그의 머릿속에 반복적으로 떠올랐다.집안을 망친 건 배지유였다.다리의 온기가 서서히 차가워지자 그가 몸을 떨며 천천히 정신을 차렸다.“지민... 지민아.”김지민은 그를 올려다보고는 그가 책상 위의 보석 상자를 가리키자 눈물을 닦으며 불평을 늘어놓았다.“지유 같은 딸은 예뻐할 가치도 없는 거예요. 이제 정말 어떡해요? 지유한테 그렇게 비싼 액세서리를 사주었으니 앞으로 생활비와 약값은 어떡하냐고요? 배 대표님이 언제까지 조사를 받을지도 모르고. 회장님 병은 치료 안 하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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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그럴 리가 없는데?”김지민은 가방에서 배석준의 핸드폰을 꺼내 확인해 보았고 돈이 입금되었다는 문자가 있었다.사실 김지민은 배석준에게 돈이 얼마나 있는지를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야 그녀가 중간에서 돈을 가로채더라도 그가 눈치채지 못할 거니까.그러나 지금 이 상황에서는 배석준에게 보여줘야 할 것 같다. 보여주지 않으면 그녀가 돈을 가로챘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다. 김지민은 배석준을 한쪽으로 데리고 가서 핸드폰을 켜고 문자를 보여주었다. 가뜩이나 어두웠던 그의 얼굴은 통장 잔액을 보고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조급할수록 말을 잇지 못했고 무릎 위에 놓인 손으로 바지를 꽉 잡으며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의 감정이 격해질까 봐 또 현장에서 실수라도 할까 봐 그를 급히 달랬다. “조급해하지 말아요. 일단 전화해서 물어볼게요.”그녀는 손수건으로 배석준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줬고 배석준은 그녀의 손길을 피해 머리를 세게 돌리면서 빨리 물어보라고 재촉했다.그 돈은 그의 병을 치료하는 데 쓰일 돈이었고 그의 생명과 관련 있는 것이었다. 김지민은 급히 은행에 전화를 걸었고 은행에서는 자신들도 명에 따른 것이니 다른 연락처를 가르쳐주며 그곳으로 연락해 보라고 했다. 얼굴이 창백해진 그녀를 보고 배석준은 나쁜 예감이 들었다.그가 생각하는 것처럼 되지 말아야 하는데...“왜요? 왜요?”그때, 김지민은 전화기를 들고 복도의 플라스틱 의자에 주저앉아 공허한 눈빛을 보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배석준은 휠체어를 힘껏 흔들었고 삐걱거리는 소리가 그녀의 시선을 끌었다.정신이 든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배 대표님이 조사를 받는 동안, 직계가족의 자금도 모두 동결된다고 하네요.”빌어먹을 배지유.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배건후를 고발한 거야?집안 허물은 밖으로 절대 드러내서는 안 된다고 하는데 이 인간은 어떻게 된 건지 가족을 건드리냐고?자기도 배씨 가문의 사람이면서...배건후가 정말 횡령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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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김지민은 생각할수록 후회되었고 생각하면 할수록 짜증이 났다.배석준에게 접근하지 말았어야 했다. 손보미와 함께 일했던 남자 연예인을 만났어도 최소한 누릴 것은 다 누릴 수 있었겠지. 돈이 없으면 헤어지면 되는 거고.손보미?갑자기 희망이 생겼다. 손보미를 찾아간다면 분명 그녀를 위해 방법을 찾아줄 것이다. 그녀는 급히 눈물을 닦으며 감정을 추스르고는 손보미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바로 이때, 두 중년 여성이 그녀의 옆에 앉아 목소리를 낮추고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대화 내용을 김지민은 똑똑히 듣게 되었다.“정말 4억을 벌었단 말이야?”“나도 이렇게 많이 벌 줄은 몰랐어. 처음에 투자할 때는 남편이 동의하지 않을까 봐 몰래 투자를 했었거든. 그런데 어제 수익이 입금되니까 엄청 기뻐하더라고. 나보고 재테크를 잘한다고 하면서 나랑 결혼한 게 행복이라고 하더라니까. 아까는 둘째 이모네의 돈도 투자하라고 했는데 내가 거절했어. 전에는 날 그리 무시하더니 이제서야 나한테 빌붙으려고? 그렇게 호락호락할 수는 없지.”“선진 투자회사에 투자하면 돈을 잘 번다고 나도 들었어. 하지만 난 겁이 많아서 투자를 못 하겠어. 이젠 당신만 믿고 투자할게. 지금 바로 가서 적금 꺼내 올게.”“다 꺼내 오지는 마. 시어머니 병원비는 좀 남겨 둬야지. 어찌 됐든 투자는 위험한 거니까. 나중에 수익이 그렇게 높지 않을 수도 있고.”“과감히 투자를 해야 큰 수익을 얻게 되는 거야. 애초에 당신이 겁이 많았더라면 이렇게 많은 돈을 벌 수도 없었을 거야.”김지민은 감정을 추스르면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선진 투자회사?그녀도 들어본 적이 있는 회사였다. 수익률이 엄청 높았고 그 때문에 그녀는 사기일까 봐 믿지 않았었다. 게다가 배석준의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었기 때문에 투자 같은 건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일주일 후면 엄마한테 3억을 돌려줘야 했고 배지유와 배석준의 병원비도 해결해야 했다.만약 정말 돈을 벌 수 있다면...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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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맞은편 소파에 앉아 있던 강재민은 대수롭지 않게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후비며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그 당시 아버지께서 배씨 가문의 은혜 때문에 아린 씨한테 최저점을 준 게 전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아린 씨의 작품을 베껴 판매를 할 수가 있는 겁니까? 정말 파렴치하기 짝이 없네요.”“강재민, 너 지금 말 다했어?”옆에 있던 강재희가 호통을 쳤다. 서재에는 그들 세 사람뿐이었고 그녀는 빗자루를 들고 바닥의 파편을 치우고 있었다. 강태식은 이마에 핏줄이 섰고 눈꺼풀이 처진 그의 눈 밑 사이로 음흉함이 가득 차올랐다. 사실 처음에는 표절할 생각이 없었다. 표절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하지만 인터넷에는 아현에 대한 지지로 가득했고 그한테 대가의 풍채가 없다고 하면서 생각이 구식이고 패션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그는 믿을 수도 없었고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그래서 사람을 시켜 그 작품을 모방했던 것이다.뜻밖에도 그 제품은 매장으로 배달되자마자 누군가 비싼 값을 지불하고 사가게 되었다. 장사를 하는 사람이니 이익 앞에서 어찌 거절할 수가 있겠는가?결국 그는 디자이너가 원본을 참고하고 비싸게 디자인을 판매하는 것을 묵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봉황의 시대’를 참고한 작품들은 하나같이 잘 팔리게 되었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아현의 작품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대중들의 수요를 놓치지 않았고 요즘 유행하는 고풍 문화의 열기도 사로잡았다. 게다가 그녀가 디자인한 작품은 비록 고풍스러운 요소가 있긴 하지만 번거롭지는 않았다. 결혼식 당일에 착용하든 사진 촬영을 할 때 착용하든 아니면 일상생활에서 착용하든 모두 개성이 넘쳤다. 강재희는 청소를 마친 뒤, 또 다른 다기 세트를 꺼냈고 강태식에게 차 한 잔을 따라주었다.“아버지, 화 푸세요.”강태식은 찻잔을 들고 강재민을 올려다보았다. “도아린한테 가서 전해. 얌전히 있으면 두 사람 결혼 허락하겠다고.”“아버지.”강재희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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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그는 어릴 때부터 반항적이었다.안 된다고 하는 일은 기어코 해야 직성이 풀렸고 또한 완벽하게 해냈다. 현재의 상황은 강씨 가문에게 불리하지만 오히려 그에게 도아린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가 생기게 된 것이다. 강재희가 또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강재민이 손을 내저으며 일어서더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누나랑 아버지가 결혼을 허락한다고 해서 아린 씨가 나와 결혼할 거라고 생각해? 다들 아린 씨를 너무 만만하게 봤어.”“이혼까지 한 여자가 무슨 자격으로 허세를 부리는 거야?”강재민이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 허리를 굽히고는 자신의 얼굴을 툭툭 치며 비아냥거리는 눈빛을 보냈다.“자격이 없는 게 확실해?”이런 말을 하다니, 부끄럽지도 않은 건지?강재희는 경고의 눈빛으로 강재민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날 밤, 강재민은 도아린과 저녁 약속을 잡았다.아무거나 다 잘 먹는 그녀는 모든 요리를 다 잘 먹었지만 일식집인 것을 보고 차 문을 나서던 발을 다시 걷었다.“다른 집으로 가요.”강재민은 차창 밖을 내다보며 한마디 했다.“아린 씨가 애국자일 줄은 몰랐네요.”“본능적으로 거부하는 거예요.”도아린이 안전벨트를 다시 맸다. 눈썹을 치켜올리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에 그녀와 함께 갔던 바이킹 테마의 레스토랑으로 향했다.메뉴가 나오자 그제야 강재민이 웃으며 물었다.“당신의 작품을 베낀 것은 그들의 잘못이에요.”음식을 집던 그녀의 손이 그 순간 멈추었다.“재민 씨도 틀렸다고 생각하나요?”강재민은 주스 한 잔을 따라 도아린 앞에 놓고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그들이 잘못한 거죠.”그는 도아린이 좋아하는 요리를 그녀의 앞으로 가져다주었다.“어떤 보상을 원하나요?”그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애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 일을 무마하려고 한다는 걸 그녀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녀는 음식을 한 입 먹고 나서 주스를 마셨다. 입안의 은은한 청과의 단맛이 요리의 신선도를 더 높여주는 것 같았다.“재민 씨가 오늘 보자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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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아린 씨는 다른 생각이 있어요?”강재민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배씨 가문의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으니 그들의 비참한 모습에 도아린이 기뻐할 줄 알았다.그러나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설마 배건후한테 미련이라도 남은 걸까?젓가락을 들고 있던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고 죽순 하나가 툭 끊어졌다.그녀는 떨어진 죽순을 그의 접시에 놓아주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 물어본 거 아니었어요.”“그럼요?”도아린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맑은 눈으로 그의 눈을 응시했다. “누군가 뒤에서 연성의 프로젝트에 손을 쓰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잖아요. 배건후 씨는 지금 다른 일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 사람이에요. 자신을 지키기에도 바쁘니까. 재민 씨가 진행하고 있는 연성의 프로젝트는 이제부터 순조롭게 시작될 수 있는 거 아닌가요?”그녀가 갑자기 이 얘기를 꺼낼 줄은 몰랐다. 입안에 있던 죽순은 순식간에 감칠맛이 뚝 떨어졌다.“그렇겠죠?”그가 애매모호하게 대답했다. 식사를 마친 후, 강재민은 도아린을 집에 데려다 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때, 그녀는 최지우를 만나러 촬영 현장으로 가겠다고 했고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헤어졌다.차에 오른 뒤, 강재민은 이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연성의 프로젝트를 아린 씨가 의심하고 있어.”“그럴 리가요? 줄곧 은밀하게 처리해 왔습니다.”육청아의 가늘고 높은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흘러나왔다. 강재민은 손가락으로 핸들을 두드리며 가늘게 눈을 떴다.“그 여자를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마. 날카로운 발톱을 가지고 있는 여자니까. 안준휘와 소송을 하는 틈을 타서 선진 투자회사의 일은 깨끗이 처리해.”“알겠습니다. 그럼 액세서리를 표절한 일은...”“그건 신경 쓰지 마. 어차피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강재민은 육청아에게 상대를 얕보지 말라고 경고한 뒤 전화를 끊었다. 멀지 않은 곳 승합차 안에서 도아린은 엄지손가락을 깨문 채 멀어져가는 강재민의 차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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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알아서 처리하겠지.”그가 우정윤에게 컵을 건네주며 입을 열었다.“식사 주문해. 장 변호사 팀원들도 고생 많으니까 잘 좀 챙겨주고.”“네, 알겠습니다.”서재를 나온 우정윤은 장수현에게 뭘 먹고 싶냐고 물었다.솔직히 배가 고프긴 했다. 모건 그룹의 자금은 모두 몇백억 단위로 유동했고 원고는 연성에서 가장 실력이 있는 변호사였으니 그는 조금도 소홀히 할 수가 없었다.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후부터 계속 바빴고 새벽이 다 된 시간이었지만 그는 여전히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팀원들은 도저히 버티기 힘들 정도였다. “실장님 감사합니다. 저희는 아무거나 다 잘 먹으니 뭐든 좋습니다.”“그럼 간단하게 해산물 볶음밥으로 하시죠.”30분 후, 음식이 빠르게 배달되었다.사람들은 하던 일을 내려놓았다. 혹여라도 서류들이 흐트러질까 봐 물컵과 서류 가방을 서류 위에 올려두었다.음식 포장을 딱 여는 순간 팀원들은 장수현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장수현은 낮은 목소리로 설명했다.“다들 고생하는 거 알아요. 하지만 대표님의 계좌가 전부 동결되었기 때문에 양해 부탁드려요. 소송이 끝나면 대표님께서 보너스를 두둑이 챙겨주실 겁니다.”장수현 옆에 앉아 있던 동료가 그의 귀에 다가가 속삭였다. “이렇게 볼품없는 도시락은 또 처음이네요.”장수현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팀원들을 이끌고 더 높이 날고 싶었다. 이 소송에서 이긴다면 그들은 해남에서 명성을 떨칠 수 있을 것이고 연성으로 돌아가서는 로펌의 유명세도 점차 올라갈 것이다. “내가 미안합니다.”장수현은 긴 한숨을 내뱉으며 자신의 도시락을 열었다. 숨을 들이마시던 그가 갑자기 고개를 드는데 팀원들이 모두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팀원들은 하나같이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함께 이겨냅시다.”사실 장수현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그의 기억 속의 해산물 볶음밥은 새우와 햄 그리고 계란이 들어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도시락에는 큰 새우뿐만 아니라 게살도 있고 햄도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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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아악!”자고 있던 환자가 그녀의 비명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고 당직 간호사까지 그 소란에 크게 놀랐다. “자지도 않고 왜 날 쳐다봐요?”겁에 질린 배지유는 가슴을 치며 배석준을 짜증스럽게 흘겨보았다.정말 무서워죽겠네.방금 아빠의 눈빛은 그녀를 목 졸라 죽일 것만 같았다. 움직일 수가 없으니 망정이지 안 그러면 진작에 죽었을지도 모른다. “아가씨, 아버님께서 또 바지에 실수를 하신 것 같네요.”간호사는 물이 떨어지는 휠체어를 보고 배지유를 향해 입을 열었다.“간병인을 고용하는 게 어떠할까요? 아버님을 돌보는 사람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나도 보살핌이 필요하다고요. 돈이 있었더라면 진작에 간병인을 구했겠죠.”배지유는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 채로 간호사를 향해 화를 냈다. “우리 엄마 몰래 밖에서 다른 여자나 만나고 다니니까 벌을 받은 거예요. 돈이 없으니까 그 여자가 우리 아빠를 버린 거라고요.”배석준은 있는 힘껏 주먹을 쥐었고 배지유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점점 음흉해졌다.마치 숨어있는 뱀처럼 때가 되면 달려들어 상대방의 목구멍을 물어뜯을 기세였다. 옆 침대에 누워있던 환자는 예전에 배지유가 소란스럽게 굴고 아빠한테도 예의 없이 군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그녀의 말을 들어보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 있던 환자의 가족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봤지? 이게 바로 바람을 피운 대가야.”그 말에 그 환자는 안색이 어두워졌고 몸을 돌리고 자는 척했다. 누군가 자신의 편을 들자 배지유는 목소리르 더 높였다.“우리 아빠가 그래요. 믿을 사람 못 믿을 사람 구분하지 못해요. 딸인 나는 믿지 않으면서 그 여자한테는 돈까지 맡겼어요. 돈이 다 떨어지고 나니까 이제는 아빠를 나한테 떠넘긴 거예요.”“어르신, 이건 어르신의 잘못이에요. 딸은 어르신의 핏줄인 거고 밖의 여자는 그저 어르신의 돈만 노리는 사람이에요.”살면서 슬럼프를 겪은 적은 있지만 이렇게 누구한테 손가락질을 받기는 또 처음이다. 배지유를 쳐다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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