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녕궁.녕비, 태후의 친조카이자, 황후 다음으로 후궁들 중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른 자였다. 그녀가 가장 먼저 도착했다.“태후마마를 뵙습니다! 황후마마와 아기 황자들께서 귀궁하셨다고 하여, 서둘러 달려왔습니다.”하지만 막상 황자들을 보자, 그녀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작은 황자들이 유모 무릎에 앉아, 스스로 젓가락과 숟가락을 들어 밥을 먹고 있었기 때문이다.“세상에! 황자마마께서 벌써 스스로 밥을 드시다니요!”놀라움과 감격이 교차한 얼굴로, 녕비는 절로 감탄을 터뜨렸다.“어쩐지 뭔가 큰 걸 놓친 기분이네요!”태후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또 황후와 아기들 얘기뿐이구나. 황상은 또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이야…’……대전.소욱은 용좌에 앉아 있었다.비록 아직 평복 차림이었지만, 그 제왕의 위엄은 조금도 흐려지지 않았다.신하들의 직무 보고가 이어지는 동안,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정무에 집중하고 있었다.그가 자리를 비운 1년 반 동안 몇몇 보정 대신들이 분골쇄신하며 조정을 지탱해왔다.소욱은 그 공을 잊지 않고 하나하나 치하했다.하지만 그에 미치지 못한 자들, 묻는 말에 얼버무리며 제대로 답하지 못한 자들은 망설임없이 쳐냈다.신하들은 가슴을 졸이며, 조회가 끝나기만은 기다렸다.궁문 밖.조회가 끝난 뒤, 관원들은 뿔뿔이 흩어지며 수군댔다.“성문에서 폐하께서 두 황자마마를 품에 안고 계신 모습을 보고, 성정이 부드러워지신 줄 알았건만.”“근데 막상 대전에 들어서니... 여전히 아니, 더 무서워졌지 뭡니까.”“혹여 공주마마라도 생기면 좀 더 유해지실지 모르겠네요.”“지금 다들 헛된 망상을 하는 게요? 폐하께서야 황자나 공주에겐 다정하실 수 있지, 우리가 그걸 기대하면 오산이오. 오히려 그 피로를 우릴 향해 터뜨리실 수도 있지 않소.”“맞소. 자식 키우는 게 얼마나 고된 일인지 자네들은 모르군. 우리 안사람도 요즘은 눈 마주치면 인상부터 쓰고 있다니까.”웃음 섞인 하소연을 나누며, 관원들은 제각기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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