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는 머뭇거리다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어… 어마마마, 전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요. 실수였습니다…”딸이 사실을 감추려 하자, 옆에 있던 송려가 대신 말을 받았다.“유아가 상서댁 장남을 때렸소. 내가 직접 상처를 확인했는데, 코뼈가 부러졌더군.”“그렇게까지 심했다고요?”봉장미의 눈이 크게 떠졌다. 놀라움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아직 여덟 살도 채 안 된 아이가 그 작은 체구로 사람의 코뼈를 부러뜨릴 수 있다는 말인가?그러자 유아가 급히 해명했다.“그게 아니라…! 그 애가 먼저 저한테 와서 부딪혔어요! 그러다 계단에 코를 찧은 거라고요! 진짭니다, 어마마마! 그 애가 먼저 절 보고, 자긴 저보다 더 튼튼하다고 비웃었어요!”송려는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그렇다 하더라도, 손을 대는 건 잘못된 일이다.”유아가 자신의 친딸이었다면 벌써 호되게 꾸짖었겠지만, 그녀는 봉장미가 데려온 아이였다. 그만큼 간섭할 입장도 아니었다.봉장미는 당장 유아를 나무라지 않고, 대신 조용히 송려에게 물었다.“코뼈 말고, 다른 상처는요?”“나머진 전부 가벼운 찰과상이었소.”봉장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역시 아이들끼리의 다툼이었군요. 생각보다 크게 다치진 않았네요.”그녀는 다시 송려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그럼 이렇게 하세요. 부군께서 직접 상서부에 가셔서 위로의 뜻을 전해주세요.”“그리고 이 일은 유아 혼자만의 책임이 아닙니다. 상서부도 자식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 있어요. 다음엔 말을 더 조심하라고 단단히 일러주세요.”송려는 봉장미가 유아를 감싸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더는 아이 앞에서 이 일을 논하지 않았다.유아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봉장미의 팔을 꼭 끌어안고, 눈웃음을 지었다.“어마마마, 감사합니다.”봉장미는 딸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그래도 다음부턴 이렇게 성급하게 나서면 안 된다. 넌 황태녀야. 널 지켜주는 호위들이 있는데, 굳이 네 손으로 해결할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유아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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