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리는 최경언에게 추형석에 대해 물었지만 그는 모른다고 했다.박한빈처럼 추형석이라는 인물 자체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사실 성유리 역시 오늘 강지연이 그 이름을 꺼내지 않았다면 애초에 다시 떠올리지도 않았을 사람이었다.그런데 왠지 모르게 강지연의 말투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단순히 말한 게 아니라 뭔가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무언가를 상기시키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뭘 말하려 했는지, 왜 그걸 자신에게 알려주려 한 건지 성유리는 끝내 이해하지 못했다.그날 오후, 성유리의 생각은 전혀 다른 일로 산산이 흩어졌다.그건 바로 최경언과 함께 있는 장면이 누군가에게 찍혔다는 것.최경언은 과거에 유명했던 인플루언서였고 이번에 대형 쇼핑몰에서 공개 오디션을 연 만큼 현장엔 영상 찍어 올리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그리고 마침 최경언이 성유리의 손을 잡고 걷는 장면이 여러 각도에서 촬영돼 영상으로 퍼져나갔다.누군가는 그 장면을 여러 클립으로 잘라 편집했고 다양한 방향에서 찍힌 영상이 인터넷을 순식간에 뒤덮었다.그렇지만 신기하게도 그 영상들은 인기 검색어를 장악한 직후 갑자기 사라졌다.다시 링크를 눌러보자 ‘네트워크 오류’라는 메시지만 떴다.그 순간, 성유리는 직감적으로 이상함을 눈치챘다.박한빈도 그 영상을 본 것 같았다.자신은 떳떳했지만 그날 저녁 박한빈이 집으로 돌아와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에 왠지 모르게 찔리는 느낌이 들었다.하늘이는 두 사람의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하고 밝은 목소리로 학교에서 있었던 얘기를 꺼냈다.“아, 맞다! 엄마, 나 또 추도윤이랑 같은 학교야!”하늘이가 말했다.“근데 지금은 추도윤이 아니고 황도윤이래.”성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엄마가 어떻게 알아?”“오늘 학교 앞에서 도윤이 엄마를 마주쳤거든.”성유리는 말하며 자연스럽게 박한빈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그러나 그는 별 관심 없어 보였고 묵묵히 밥만 먹고 있었다.그래서 성유리는 다시 하늘이에게 물었다.“그럼... 도윤이는 요즘 어때?”“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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