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우연이네요.”최경언이 성유리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지난번 일로 인해 성유리는 그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본능적으로 좌우를 둘러보았다.최경언은 그녀의 행동을 보고 순간 표정이 굳었지만 이내 다시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 따라온 사람도 없고 영상 찍는 사람도 없어요.”속마음을 들킨 듯한 그 말에 성유리는 뭐라 반응해야 할지 몰라 잠시 말문이 막혔다.그러자 최경언은 말을 이었다.“지난번 일은 제가 너무 죄송했어요. 사실은 누나한테 제대로 해명하려고 했었는데 그때부턴 아예 연락이 끊겼더라고요.”그의 솔직한 말에 성유리는 조금 머쓱해져 살짝 웃었다.“그랬어요?”“그러니까 누나는 아직도 그게 오해라는 걸 안 믿으시는 거죠?”“그게 아니라 그냥 괜히 일 키우기 싫어서요.”성유리는 목소리를 점점 낮추며 대답했다.다행히도 그 순간, 성유리의 휴대폰이 울렸다.전화는 하늘이의 스마트워치에서 걸려 온 것이었기에 성유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하지만 수화기 너머 상대는 대답이 없었고 들려오는 건 바스락거리는 소리뿐이었다.이상함을 느낀 성유리는 다급히 카페 밖으로 몇 걸음 더 나가며 말했다.“하늘이야? 엄마 말 들려?”역시 대답은 없었지만 성유리는 다른 누군가가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지금 엄마한테 전화하는 거야?”“잠깐만, 박한빈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지? 일단 안전한 곳으로 가야 해.”이 목소리, 성유리는 분명히 알아챘다.강지연이었다.그 사실을 깨닫자 성유리의 안색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이게 무슨 뜻이지? 하늘이랑 같이 있다는 게 말이 돼? 안전한 곳으로 간다니? 대체 왜?’수많은 생각이 한꺼번에 몰려왔지만 성유리는 최대한 침착하려 애쓰며 다시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하늘아, 엄마 목소리 들려?”대답은 없었지만 곧 하늘이와 누군가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아줌마, 저희는 어디 가는 거예요?”강지연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하늘이가 다시 물었다.“아줌마, 저희 도윤이 보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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