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리는 전에 이곳에 온 적이 있었다.박한빈이 그녀를 침대에 조심스레 눕히자 성유리는 그를 슬며시 끌어당겼다.“잠깐만 옆에 누워 있어 줘요.”박한빈은 잠시 망설이다가 조용히 대답했다.“응. 알겠어.”성유리는 그런 그의 모습이 어쩐지 우스워졌다.타이밍은 분명 안 맞았지만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박한빈도 그녀의 웃음을 눈치챘는지 먼저 물었다.“왜 웃어?”그 말에 성유리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렸다. 지금 이렇게 먼저 질문까지 하는 걸 보면 박수라도 쳐줘야 하나 싶었다.물론 실제로 박수를 치진 않았고 대신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기분이 좋아서요. 웃으면 안 돼요?”박한빈은 또 다시 침묵했다.그러자 성유리는 그를 살짝 끌어안으며 말했다.“자, 그만 자요. 저 너무 피곤해요.”“응.”성유리는 눈을 감은 채로도 박한빈의 시선이 자신에게 머물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이내 눈을 슬며시 뜨자 역시나 박한빈은 여전히 눈을 뜬 채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자라고 했죠?”성유리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말을 마친 그녀는 박한빈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손을 뻗어 그의 두 눈을 덮었다.박한빈은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눈을 감았다.그리고 그의 속눈썹이 그녀 손바닥을 스치며 간질간질한 감촉을 남겼다.하지만 성유리는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그의 숨소리가 점점 고르고 평온해지는 걸 느끼고 나서야 조심스레 손을 거두었다.그런 다음, 박한빈의 허리를 살포시 감싸안고 눈을 감았다.다시 눈을 떴을 땐, 창밖으로 이미 해가 지고 있었고 침대에는 성유리 혼자였다.성유리는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갈아입을 옷 한 벌조차 없었다.그래서 하는 수 없이 옆에 있는 옷장에서 박한빈의 셔츠 하나를 꺼내 걸치고는 조용히 문을 열었다.밖에는 아무도 없었다.성유리는 잠시 멍해졌다.처음엔 박한빈이 회의라도 간 줄 알았지만 한참 동안 기다려도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결국 그녀는 윤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사모님, 아직 사무실에 계셨어요?”윤 비서의 목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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