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제가 말한 감사는 아직 제가 유리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 지도 모르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도 몰랐을 때... 어머니가 유리를 많이 도와주신 겁니다.”잠시 주춤거리던 박한빈이 다시 입을 열었다.“그러니까 유리한테 어머니는 사실... 충분히 좋은 어머니셨어요.”“하늘이에게는 더 말할 것도 없고요.”이건 두 사람이 처음으로 서로의 마음을 터놓은 순간이었고 김서영에게는 처음으로 얻은 확신이었다.그래서 그런지, 박한빈의 말에 김서영의 눈가가 갑자기 붉어졌다.술잔을 들고 있었지만 입으로 가져가지 못하고 허공에 멈춰 버렸다.이내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 손은 허공에 떠 있었고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박한빈은 그런 김서영을 바라보다 다시 말을 이어갔다.“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도 제가 두 사람 잘 돌보고 좋은 남편이자 아버지가 될 겁니다.”“정말... 그런 날이 올 수 있다면요. 그때는 가끔 저희한테도 들러주세요. 네?”김서영은 아들의 말에 또다시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러나 눈물은 이미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고 그녀는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대답했다.“그래.”밤은 점점 더 깊어졌다.김서영은 성유리와 하늘이에게 세뱃돈을 건넸다.하늘이는 아직 어렸기에 어른들 사이에 감도는 어딘지 모르게 무거운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고 평소처럼 순진무구하게 물었다.“할머니, 혹시 아빠랑 싸우셨어요?”김서영은 고개를 저으며 조용히 아이를 안아 올렸다.“그럼 할머니 혹시 우셨어요?”“아니야. 할머니는 기뻐서 그런 거야.”김서영은 하늘이의 땋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우리 하늘이도 곧 초등학생이네. 그러다 보면 금방 또 커버릴 거야.”“아직 6개월도 넘게 남았는데요,”하늘이는 반짝이는 두 눈으로 대답했다.“그리고 곧 유치원 졸업식도 있단 말이에요.”“응. 할머니도 알아.”김서영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고 그저 웃으면서 아주 진지하게 하늘이를 바라보았다.그 눈빛은 하늘이에게 조금 낯설고 어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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