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씨, 조심해요!”박시훈이 다급히 외치며 심미연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 순간, 온지유의 눈빛 속 살기가 더욱 짙어졌다. ‘심미연은 대체 왜 항상 누가 대신 막아주는 건데? 지난번엔 박유진, 이번엔 또 다른 남자야?’ ‘좋아. 그렇게 죽고 싶은 거면 그냥 둘이 같이 죽어버려.’ 이성 따윈 사라진 듯 온지유의 눈빛은 날카롭기 짝이 없었고 그녀의 손끝은 망설임 하나 없이 심미연을 향해 뻗어갔다. 교도소에서 3년 넘게 몸으로 부딪치며 단련된 끝에 이제 그녀는 예전처럼 약하지 않았다. 힘도, 멘탈도 돌처럼 단단해져 있었다. “푹...” 날이 살을 찢고 들어가는 소리와 함께 붉은 피가 허공을 가르며 흩날렸다. 심미연은 놀라 고개를 돌렸고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건 창백하게 질린 박시훈의 얼굴이었다. “미연 씨... 빨리... 도망쳐요...” 박시훈은 마지막 남은 기운을 끌어모으듯 힘겹게 말을 뱉었다. 전신을 짓누르는 극심한 고통이 그를 단번에 삼켜버렸다. 심미연의 눈동자에 붉은 빛이 일렁였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파악할 틈도 없이 박시훈이 그녀를 거칠게 밀쳐냈다. 그 덕분에 칼끝은 아슬아슬하게 그녀를 비껴갔다. 온지유는 심미연이 다치지 않은 것을 확인하자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왜... 왜 저 여자만 매번 살아남는 건데?’ 분노와 증오가 폭발할 듯 솟구쳤지만 그녀는 자신이 지금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었다. 사람을 찔렀다. 그것도 대낮, 사람들 앞에서. 이대로 있다간 끝장이다. 온지유는 곧장 몸을 돌려 도망쳤다. 박시훈은 그녀를 붙잡기 위해 한 걸음 내디뎠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심미연은 재빨리 달려와 그를 부축했다. 그때 경호원들이 들이닥쳤다. “대표님!” “이 사람 좀 앉혀줘요.” 박시훈은 간신히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심미연은 바닥에 흥건히 번진 핏자국을 보며 눈빛을 차갑게 굳혔다. ‘온지유... 네가 은성에서 무사히 빠져나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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