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결혼의 끝, 다시 시작된 사랑: Bab 11 - Bab 20

30 Bab

제11화 순도 100%의 증오

윤지후의 시점.지수는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래. 결국 다솔이는 알고 있었던 거네.”내가 한 말의 뜻이 그게 아니었는데 그녀는 내 말을 그렇게 받아들였다.“나보고 떠나라고 해놓고는 네 아빠한테 날 고자질했네?”지수가 차갑게 웃으며 다솔이를 쏘아봤다. “결국 사랑이랑 내 피 중에... 아직도 내 피를 더 원하는 거지? 그렇치?”이 순간만큼은 나도 그녀의 독설을 막고 싶었다. 다솔이가 그녀를 미워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언니가 지후를 빼앗아 갔어!”다솔이는 울음을 터뜨리며 외쳤다.“언니가 뺏어갔다고! 내 사람이었어! 우리 둘은 원래 함께였어야 했다고!”“그래, 알겠어.”지수는 다솔이를 보며 차분히 웃었다. 그 미소는 너무 차분해서 오히려 섬뜩하게 느껴졌다. 뺨에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남아 그녀를 더 연약하고 아찔한 매력을 가진 사람처럼 보이게 했다.“네가 아빠한테 가서 떠나게 해달라고 부탁하면 돼. 오늘 당장 이혼해 줄게.”나는 한숨을 쉬며 눈을 부릅떴다. 지수는 다솔이를 가지고 놀고 있었지만 다솔이는 그 말에 쉽게 흔들릴 게 분명했다. 내가 다솔이를 위해서라면 그녀와 결혼했을 거라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었다. 설령 그녀의 병을 고칠 수 없었다고 해도 말이다.이때 다솔이는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다솔이가 얼마나 예민한지 알잖아.”나는 단호한 목소리로 지수를 향해 말했다.“그만해.”“좋아.”지수는 차갑게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다솔의 편에 서고 싶으면 나를 이 도시에서 떠나게 해줘. 그러면 둘이 결혼할 수 있잖아.”“장난해?”나는 점점 인내심을 잃었다.“웃기려고 한 말 아니야.”지수는 냉정한 눈빛으로 내 말에 반박했다.“다솔이가 내가 떠날 거라고 내기했다고 했으니까, 그 말은 곧 네가 내가 남을 거라고 믿었다는 뜻이겠지?”그녀의 말은 마치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내 가슴을 찔렀다.“네가 생각하기엔 내가 너한테 미쳐 있어서 절대 떠나지 않을 거라 믿고 있었던 거네. 모두가 날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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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텅 빈 마음

윤지후의 시점.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제야 알 것 같다.바로 사랑이 담긴 지수의 눈빛이었다. 어릴 적 사랑이 뭔지 알지도 못했던 때부터 그녀는 늘 그런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고 그 감정을 숨긴 적도 없었다.그 눈빛은 오늘 아침, 그녀가 이혼 서류를 내밀 때조차도 여전히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눈빛에서 지금 사랑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지수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낯설게 느껴졌다.마치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기분이다.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되는 거였는지만 지수의 사랑은 내게 항상 짐이었다. 만약 그녀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나를 협박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러면 나도 그녀를 미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원하지 않았던 결혼 생활에 갇히지 않았을 것이고 나는 다솔이와 함께 있었을 거다.지수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이 모든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다솔이를 동생으로서 도왔을 것이고 나는 다솔이와 함께 있었을 거다. 처음 다솔이를 만났을 때부터 그렇게 되기를 원했으니까.하지만 지수는 나에게 사랑을 줬고 이제 그 사랑을 거두어가고 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많이 혼란스럽고 조금 억울하기까지 했다.“미안해!”안미자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며 모두의 시선을 끌었다. 그녀는 옷이 젖을 정도로 울며 말했다.“우린 다 가족인데... 지수야! 미안해... 하지만 그냥... 네가 다 가까이에 있어 주길 바랐어!”안미자의 말에 지수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은 날 찌르는 것처럼 아팠다.이혼 이야기가 나와도 이제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던 그녀가 안미자의 눈물에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는 여전히 엄마를 사랑하는 작은 소녀처럼 보였다. 비록 오늘만큼은 엄청난 실망을 느끼고 있었겠지만 말이다.지수의 눈물이 내 이성을 조금씩 되찾아주었다. 지수가 우리를 그렇게 보고 있었다는 건 상상도 못 했다. 우리가 그녀를 ‘피를 제공하는 도구’처럼 대한다고 생각하다니. 그 표현을 떠올리기만 해도 속이 메스꺼웠다. 마치 우리가 그녀를 인간으로 보지 않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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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다시 태어나다

신지수의 시점.가족이라는 사람들과 끔찍하게 싸운 이후, 나는 한설아의 집에서 며칠 동안 머무는 동안 열이 나서 마치 쓰러진 듯이 드러누웠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집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물론 윤지후는 연락하지 않았다. 놀랍게도, 그가 이틀이나 사흘 안에 도착할 거라 했던 이혼 서류도 오지 않았다.“깨어난 거야? 잠자는 우리 숲속의 공주님?” 한설아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에 물 한 잔을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몸은 어때?”아무 느낌도 없어서 평소보다는 나은 기분이었다.“생강 꿀물.” 한설아는 내 옆에 앉아 말했다.“몸에 좋아. 말대꾸하지 마.”내가 생강을 정말 싫어하는 걸 한설아도 안다. 하지만 내 몸 상태를 가지고 장난칠 상황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지금은 내 뱃속의 작은 생명을 지켜야 하니까.“그럼... 아기를 낳기로 한 거야?” 한설아의 시선이 내 손이 무의식적으로 쓰다듬고 있던 배로 향했다.“나에겍도 선택권이 있었나 보네.” 나는 눈을 굴리며 대꾸했다.“아니면 아이를 지워...” 그녀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안돼.”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빠와 다솔이가 내버려둘 리 없다는 걸 알았다.“지금 가장 큰 문제는 그게 아니야. 내가 그렇게 한다면 정말 괜찮을까?”내가 정말 아이를 지운다면... 그건 너무 무거운 화제였다. 지후와 다솔이를 위한 선택이겠지만 내 양심을 어긋나는 일이고 적어도 지금은 그럴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시간이 필요했다.나는 얼떨결에 한설아의 걱정 어린 눈빛과 마주쳤다. 세상엔 싱글맘도 많은데 나라고 못할 이유는 없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야?” 한설아가 물었다.윤지후도 같은 질문을 했던 게 생각나 나는 피식 웃었다. 다들 내가 윤지후 없이는 삶을 꾸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들을 탓할 수 없었고 나도 그를 내 인생의 중심으로 두었던 걸 이제야 알았으니까.“살아야지, 설아야. 지금보다는 잘 살 거야.”“그래? 그럼 진짜로 떠나는 건 아니네? 근데 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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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윤지후의 숙적

신지수의 시점.내가 사흘 동안이나 사라졌는데 윤지후가 남긴 말이 이것뿐이라니? 만약 한설아가 아니었더라면 내가 어딘가 어두운 구석에서 조용히 죽었더라도 경찰이 나를 발견하기 전까지 윤지후는 내가 사라진 줄도 몰랐겠지. 그가 상상하기로는 내가 이런 대우를 받고 몇 날 며칠 후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갈 거라고 믿었던 걸까?그 메시지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터졌다.그는 아마 이혼 서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거나 아니면 이혼이 어떤 의미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집? 결혼 생활이 끝났는데 그곳을 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렇게 추악하게 싸우고 그들의 진짜 모습을 똑똑히 본 이후, 심지어 윤지후는 내가 이혼 서류를 취소할까 봐 빼앗아 갔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렇게 묻다니.집에 언제 오냐고? 무엇을 하러? 꼴도 보기 싫은 사람과 다시 사랑을 주고받으라고? 다솔이의 충실한 왕자님으로 하루를 지냈던 그의 피로를 풀어주려? 아니면 풀어야 할 오해라도 있어서? 다솔이를 위해 내 피를 요구하면서 나를 그렇게 대했던 게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내가 잘못되었다는 걸 인정하기 위해?이 모든 일이 있었는데도 그는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애완동물에게조차 이렇게 차갑게 대하지는 않을 거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나는 그에게 애완동물만도 못했다. 애완동물은 비록 사람과 같지 않더라도 그 존재만큼은 소중히 여겨지니까.나는 그의 적이었다. 그는 내 존재를 전혀 인정하지 않았고 다솔이가 필요로 할 때만 잠시 나를 찾았을 뿐이다.나는 스스로 얼마나 우스운 바보였는지 이제야 깨달았다. 너무나도 우스워서 텅 빈 방 안에서 혼자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 웃음은 이내 쓴 울음으로 변했다.윤지후는 내가 그를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믿지 않았다. 다솔이를 화나게 하려고 자기와 결혼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난 5년 동안 내가 그를 위해 해왔던 모든 것을 무시했다. 그리고 이제 내가 그를 잊었다고 말하니 그것도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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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위험한 만남

신지수의 시점.대본 작업에 온종일 몰두하며 나는 오랜만에 낯선 만족감에 빠졌다. 가족을 삶의 중심에 두고 살다 보니, 정작 나 자신을 위해 사는 즐거움을 잊고 있었다.작업을 끝내고 나니 한설아와의 약속 시간이 가까웠다. 서둘러 그녀의 집을 나서 8시 10분 전에 나이팅게일에 도착했다. 나는 항상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는 걸 선호한다. 그런데 이번엔 그 선택을 후회했다.나이팅게일은 이 도시에서 가장 큰 나이트클럽이다. 술값만 감당할 수 있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유흥 장소였다. 대학 시절 우리는 종종 이곳에 와서 이른 저녁의 ‘안전한 시간’을 즐기곤 했다.밤 8시부터 자정까지, 가벼운 음악과 술, 그리고 대화와 간단한 안주로 채워지는 4시간이었다. 하지만 자정이 지나면 폭발적인 DJ 음악과 함께 클럽은 완전히 광란의 장소로 변했다.그런데 오늘은 그 안전한 시간대조차 나에게는 안전하지 않았다.바에서 무알코올 음료를 주문하는 순간부터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다. 바텐더가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걸 보며, 차라리 클럽 밖에서 한설아를 기다릴 걸 그랬다는 후회가 몰려왔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음료가 나오기도 전에 문제가 터졌다.“지수 씨?”너무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한 젊은 남자가 다가왔다. 아니, 소년이었다. 그는 내 바로 옆까지 다가와, 마치 내 다리에 몸을 바짝 붙이듯 서 있었다.“대표님이 부르십니다. 잠시만 따라와 주세요.”나는 그의 무례함에 눈살을 찌푸리며 거리를 벌렸다. 그의 행동은 전혀 예의가 없었고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며 물었다.“대표님이 누구죠?”내 손은 이미 휴대폰을 꽉 쥐고 있었다. 이곳은 여자들에게, 특히 임신한 여자들에게 결코 안전한 장소가 아니었다.소년은 대답 대신 고개를 돌려 방향을 가리켰다. 그의 시선을 따라가자, 그곳엔 신강훈이 있었다.나는 오늘 이곳에 오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신강훈이 나를 찾아내려 했다면 여기 오지 않았더라도 어차피 피할 수 없었을 거다.신강훈은 아빠의 유일한 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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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신강훈의 협박

신지수의 시점.“뭐?”나는 웃음이 나올 뻔했다.설사 다솔이 지금 있다고 해도 이건 좀 너무 어이없는 짓이었다.“넌 다솔이가 죽기를 원하지?”신강훈은 진지하고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그의 부하들은 나를 쳐다보며 경멸의 눈빛을 보냈고 마치 그들 중에서 내가 가장 악랄한 인물인 것처럼 굴고 있었다.“다솔이를 마지막으로 본 곳이 아빠 서재였다는 거 알지? 그곳엔 아빠, 엄마, 그리고 윤지후와 주변 사람들이 다 있었어.”“그래서?”신강훈은 웃지 않고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물었다. “그래서?”나는 한쪽 눈썹을 올리며 말했다. 지금 눈을 굴리면 확실히 그를 화나게 할 것 같아 아예 굴리지 않기로 했다.“그럼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하는 거지? 다솔이를 보호하는 군대 같은 사람들이 있는 그곳에서 내가 손톱만큼이라도 건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네가 다솔이한테 손톱만큼도 건드리지 않았다고?”신강훈은 일어서서 위험한 기운을 뿜으며 나한테로 다가왔다. 그의 말투는 점점 더 차갑고 비아냥거렸다.“그래. 손톱만큼은 아니겠지. 네가 다솔이의 팔뚝에 손자국을 남겼잖아!”나는 얼굴을 찡그렸다.팔뚝에 무슨 손자국을 남겼다는 거지? 분명히 내가 다솔이 팔을 잡았던 건 사실이지만 손톱이라도 대지 못했는데... 자국이 어떻게 남았을까?“다솔이가 나를 때리려고 해서 내가 팔을 잡은 거야.”나는 상황을 설명하려 했다. 만약 다솔이가 정말 “다쳤다면” 오늘 나는 이 자리를 떠날 수 없을 거라는 걸 알았다.“그리고 윤지후가 나를 밀쳐내기 전에...”그 순간, 신강훈은 내 머리에 술을 붓기 시작했다.그러자 알코올의 매운 냄새가 눈을 자극했고 나는 급히 눈을 문질렀고 그 덕분에 신강훈의 손이 내 얼굴에 닿지 않고 팔에 떨어졌고 나는 바로 뒤로 넘어졌다. “윤지후가 널 밀쳐낸 게 맞아! 그렇지 않았으면 넌 지금 죽었을 거야!”신강훈은 으르렁댔고 나는 바닥에 앉아 일어설 용기를 내지 못했다. 내가 만약 반항한다면 그는 더욱 화를 낼 것이다. 지금은 싸울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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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레드 코드

윤지후의 시점.지수는 3일 내내 설아 집에 머물며 나와 완전히 연락을 끊었다.이번에 내가 정말 잘못한 걸 알았다. 그녀가 이혼 서류를 내밀며 절박함을 눈에 띄게 보였을 때 나는 그것을 그녀가 항상 해왔던 연기라고만 생각해서 그냥 무시했지만 이번만큼은 그게 실제였다.나는 여전히 내 일상에 얽매여 있으려 했지만 모든 것이 달라졌다.지수는 우리가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식탁을 깨끗하게 유지했다. 그저 지난 3일 동안에도 식탁은 계속 깨끗하게 유지되었지만 왠지 그 깨끗함은 나에게 뭔가 차가운 느낌을 주었다. 침대도 차가워졌고 집 전체가 차갑게 느껴졌다. 나는 집에 가서 먹고 자고 옷을 갈아입으려고 했지만 이제는 집에 가고 싶지 않았다. 갑자기 그 집이 비어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었다.호텔 방보다 더 나쁜 기분이었다.그녀가 나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만약 내 기분이 나빠지게 하려고 했다면 그건 그녀가 확실히 성공했다.나는 이런 고통을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늘 일에 빠져 살았고 최대한 늦게 바에 왔다. 예전까지만 해도 이혼 후에 술에 취하려는 남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그런 사람들을 비웃곤 했다. 나는 절대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이혼 축하해.”진짜? 정기준이야?나는 짜증을 내며 눈을 감았다. 그때 뒤돌아보지 않아도 그의 짜증 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실 그는 오늘 밤 절대로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렀다....잠깐.“뭐라고?”나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고 정기준이 내 다른 쪽으로 몰래 다가가는 것을 보고 나는 몸을 한 번 더 돌았다.‘이 사람 나이가 몇 살인 거야? 왜 이리 유치해.”“나도 그 좋은 소식을 들었어.”징기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나를 비웃었다. 그의 미소는 늘 그렇듯 차갑고 시큰둥했다.“누가 말했어?”나는 물었다. 사실 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지수가 진지하게 이별을 생각하지도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럼... 신지수였던거야?‘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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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왕자님의 등장

신지수의 시점.“뒤로 물러서지 못해!”나는 더 이상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소리쳤다.“널 구해줄 사람은 없다고.”신강훈이 나한테 비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럴 이유도 없지. 왜냐하면 넌 네가 저지른 악행만큼이나 악명 높으니까.”그가 다가오자 나는 눈길만 주던 맥주병을 집어 들었다. 테이블에 병을 내리쳐 뾰족한 무기를 만들었다.“한 발짝이라도 더 다가오면...”나는 깨진 유리 조각을 신강훈에게 겨누며 한 발짝 물러섰다.“할 수 있으면 해봐. 내 귀여운 동생.”신강훈은 목선을 드러내며 나를 도발하듯 말했다.“네가 살인자가 되어 모두가 보게 해봐!”“한 발짝만 더 다가오면 이 유리를 내 목에 찌를 거야!”나는 깨진 유리병을 내 턱 아래로 가져갔다.“알잖아. 내가 죽으면 더 이상 내 피를 쓰지 못하게 될 거야.”그러자 신강훈은 비웃으며 크게 웃었다. 웃음소리가 지나치게 커서 눈물까지 흘릴 지경이었다.“진심이야?”신강훈이 웃음을 멈추지 않은 채 여전히 나를 향해 카메라를 들고 말했다.“네가 다쳐도 난 전혀 신경 안 쓸 거라는 걸 몰라? 이 영상을 보면 나랑 상관없는 증거가 되겠지.”“넌 나한테 전혀 관심도 없잖아.”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네가 아빠한테 네가 애지중지하는 동생... 다솔의 생명을 유지해 줄 나를 죽였다는 걸 들으면 어떨까? 다솔이의 병이 다시 재발한다면? 네가 다솔의 목숨을 두고 나랑 내기할 자신 있어?”내 말에 그의 비웃음은 사라졌다.신강훈은 그런 점에서 항상 어리석었다.신다솔이 아무리 나를 미워해도 직접 나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 하지만 신강훈은 자신이 내린 결정 때문에 어떤 결과가 있을지 이해할 만큼의 두뇌는 없었다.신강훈은 딜레마에 빠진 듯했다.그는 자신의 자존심을 위해 나를 그냥 놔둘 수는 없지만 내 위협 때문에 신다솔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없었다.“영상 찍고 있는 김에 이 말도 녹화해 둬. 한 번 들어보고 기억해 둬.” 나는 이 기회를 이용해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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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잘못 보낸 메시지

신지수의 시점.“그냥 한 잔 하려고.”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그 자리를 떠났다. 그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내 몸에서 말을 꺼내는 순간 나의 몸은 다시 진정되기 시작했다.갑자기 윤지후가 내 턱을 잡고 내 얼굴을 그의 방향으로 돌리며 내게 물었다.“이곳에 좀 상처가 났네.”“이거 놔.”나는 그가 잡은 손을 밀쳤지만 그는 손을 떼지 않았다.예전 같았으면 그의 관심이 나에게 쏠리는 것만으로도 기뻤겠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이제 나는 그가 마음대로 나를 만지는 게 싫었다. 나도 예전의 내가 아니니까.내가 병목을 목에 댈 때 손이 떨린 건 사실이다. 그 정도로 날카로운 줄은 몰랐다. 하지만 윤지후는 내 상처를 확인하기보단 내 얼굴을 억지로 그의 쪽으로 돌리고 있었다.“내 상처를 말해서 날 도와주려는 거야? 아니면 그저 내가 죽는 걸 구경하려는 거야?”나는 그를 노려보며 그의 손목을 할퀴었고 그는 혀를 차며 내 손을 떼었다.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차분해지려고 했다. 다시 눈을 돌리려는데 윤지후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오늘 아침에 서쪽에서 해가 뜬 것 같기도 하다.나는 멈춰 서서 처음으로 그를 바라봤다. 싸움을 원할 것처럼 보였지만 그의 아랫입술에 작은 상처가 있는 걸 보고서야 말문이 막혔다.“도대체 왜 그래?”나는 그에게 소리쳤다.“레드 코드가 뭐야?”그는 내 화를 무시한 채 물었고 그 말을 들은 나는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나는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뜨며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그... 그걸 내가 너한테 보냈어?”윤지후는 나를 한 번 쏘아본 후 눈을 가늘게 떴다. 그가 대답할 기분이 아닌 걸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나는 불안하게 내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내가 보낸 메시지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내가 한설아에게 보내려고 했던 메시지조차 보내지 못했다.나는 그 메시지를 정기준에게 보냈다. 완전히 엉망이었다. 오늘 내가 보낸 마지막 메시지가 바로 그에게 간 거였다.정기준은 윤지후와 사업적으로 라이벌이었다. 그래도 정기준이 내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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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성격이 더러운 자식

신지수의 시점.“목소리 좀 낮추지 않을래?”윤지후가 바보 같은 신강훈에게 으르렁거렸다.사람이 부유해지면 유명해지기 마련이다. 윤지후 같은 유명인에게는 결혼 같은 사생활만으로도 그의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나는 이 점을 생각했었지만 이렇게 큰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정기준한테 윤지후가 공식 발표를 하기 전까지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어야 했다.나는 떠나려고 했지만 잠깐 멈춰서 그에게 말을 덧붙였다.“네가 공식 발표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내가 먼저 말해서 미안해. 하지만 이제 너도 시간이 별로 없어. 그러니까 오늘 밤에 바로 변호사에게 부탁하는 게 좋을 거야.”정기준은 윤지후의 라이벌이었다. 그리고 그 얼간이 신강훈? 이 두 사람만큼 윤지후가 숨기고 싶은 비밀을 아는 것이 위험한 사람들도 없다.그가 이혼 서류를 미루는 이유가 세부 조항에 대한 불신 때문인지 아니면 그가 그 일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아서인지 모르겠다. 그에게는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그가 오래도록 원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마치 내가 마음속 깊이 숨겨두었던 아기의 소식처럼 말이다. 나는 그걸 이해하지만 다시 그와 그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나는 그냥 내 방식대로 밀어붙였다. 어차피 일이 끝나면 그가 받아들일 것이다.윤지후는 나를 쏘아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항상 이랬다. 내가 그를 화나게 할 때마다 그는 얼굴에 화를 내며 내가 뭘 잘못했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나는 추측하고 물어보고 내가 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그가 나에게 그런 증오의 눈빛을 보내지 않게 하려고 했다.‘내가 뭘 기대한 걸까? 그가 나를 그렇게 볼 거라는 건 알면서도 말이야.’그리고 이제 나도 그게 지겨웠다.“네가 선택해.”나는 그의 충고를 무시하며 어깨를 으쓱하고 돌아섰다. 그런데 그때 두 남자가 나를 불렀다.“어디 가는 거야?”“너랑 얘기 아직 안 끝났잖아!”나는 눈을 굴리며 신다솔을 이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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