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결혼의 끝, 다시 시작된 사랑: Bab 1 - Bab 10

30 Bab

제1화 오랜 기다림 끝에

신지수의 시점.내 생리는 늘 불규칙했으니 이번에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구역질, 피로, 입맛의 변화... 누가 봐도 뻔히 알 수 있는 신호들인데도 나는 알아채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알면서도 외면했는지도 모른다.마치 내가 외면해 온 또 다른 진실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윤지후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 말이다.나는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면서 스스로에게 말했다.“최악의 경우라면 뭐겠어? 암? 그쯤이야 견딜 수 있겠지.”그런데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찾아왔다.임신.가장 축복받아야 할 일이 가장 최악의 순간에 찾아온 것이다.사람들이 말하는 강렬한 모성애를 나도 언젠가 느낄 수 있을까?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윤지후는 이 아이를 미워할 것이다. 차라리 암이었다면 나았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랬다면 우리 중 한 사람은 기뻐했을 테니까.산부인과 대기실에서 혼자 앉아 현실을 받아들이려 애써봤지만 머릿속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로비에 앉은 행복해 보이는 커플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차올랐다.나는 호화로운 집에 살고 억만장자인 남편을 두었으며 그의 아이까지 가졌다.그런데도 행복한 건 내가 아닌 그들이다.내가 가진 걸 전부 포기하더라도 그들이 가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건, 내 곁에서 나를 걱정해 줄 단 한 사람뿐이었다.“정말 최악의 순간에 찾아왔구나, 아가야.”평평한 배를 쓰다듬으며 쓴웃음을 지었다.“왜 하필 엄마가 잘못된 사람을 사랑했을 때 나타난 거니? 너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그때 전화가 울렸다. 현실을 피할 수 없다는 경고처럼 화면에 윤지후의 이름이 떴다. 그의 이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혔다. 결국 전화를 받았지만 한동안 침묵만 흘렀다. 그가 통화 연결을 알아채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고함이 터지기까지 1초도 걸리지 않았다.“신지수, 어디야!”윤지후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거칠었다.“9시까지 오기로 했잖아!”휴대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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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두 사람

신지수의 시점.택시를 타고 다솔이가 있는 병원으로 가는 길, 그곳엔 윤지후가 있을 것이다. 가는 내내 차멀미 때문인지, 입덧 때문인지, 아니면 이 상황 자체가 지긋지긋해서인지 속이 울렁거렸다. 언제나 제일 싫어하던 길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지난 10년간 수도 없이 반복한 길이었다.결혼 전부터 다솔은 늘 병원에 있었고 지후는 언제나 그녀 곁에 있었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내 동생을 사랑했을 때부터 모든 일이 시작됐다. 다솔은 빌레브란트 병과 RH- 혈액형을 가지고 있었다. 출혈이 멈추지 않는 병에다, 인구의 0.3%만 가진 희귀 혈액형이었으니 사소한 상처 하나도 그녀에겐 치명적이었다.그래서 다솔은 우리 가족의 특별한 존재였다. 모두가 아끼고 그녀가 원하는 건 뭐든 손에 쥐게 해주는 우리 가족의 중심이었다.그리고 나는.늘 투명 인간 취급을 받았다.부모님의 관심은 늘 다솔에게만 향했다. 오빠는 내가 다솔의 건강을 훔쳐갔다고 믿으며, 날 미워했다.그리고 나는... 다솔의 남자를 빼앗았다.사실, 가족은 내가 지후와 결혼하기 전부터 이미 나를 미워하고 있었다.지후와 결혼한 건 단지 그들의 마음속에 숨어 있던 증오를 드러내는 계기일 뿐이었다.맞다, 나는 잘못했다. 그리고 그 대가를 치렀다.그와 결혼했지만 지난 5년 동안 내가 받은 건 고통뿐이었다. 나는 사랑으로 모든 죄를 갚을 수 있다고 믿었다.내 모든 것을 쏟아부어 그를 사랑하면 죄를 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혼식 날, 그의 아내가 되는 순간 내 인생이 완벽해졌다고 믿었다.하지만 결혼 첫날밤을 혼자 보냈을 때 이미 알았어야 했다.그는, 내가 사랑했던 10년 전의 영웅이 아니었다는 걸. 그리고 다시는 나를 위해 그런 사람이 되어주지 않을 거라는 걸.“미안, 계획대로 진행할게. 그래도 될까?”나는 한설아에게 문자를 보냈다.방금 전 비행기를 취소해 달라고 했다가 다시 부탁하려니 마음이 무거웠다.[그럼. 언제든지.]그녀의 답장에 나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이제 더는 물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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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그녀만의 왕자님

신지수의 시점.“골수 이식은 벌써 석 달 전에 끝났잖아, 바보야.”윤지후의 부드러운 웃음소리가 병실 밖 텅 빈 복도로 흘러나왔다.나는 문손잡이에 손을 올렸지만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나는 너무 오래 너무 많이 보아왔다.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했지만 결국 그렇지 않았다. 나는 발을 떼지 못한 채, 스스로를 괴롭히듯 그들의 대화를 듣고만 있었다.“오늘은 그냥 정기검진일 뿐이야. 지금까지 결과가 항상 좋았잖아?”지후의 다정한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렸다. 그러자 그가 다솔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 짓는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마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꽃을 다루듯 그녀에게 온 마음을 쏟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 선명했다.그런 따뜻함은 나도 한 번 경험해 본 적이 있었다. 그 순간은 내 어두운 삶에 한 줄기 빛처럼 다가왔다. 나는 그 빛을 붙잡으려 모든 걸 걸었다.결국, 그 빛에 나 자신이 타버렸지만 말이다. 아무리 사랑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돌아오는 건 없었다.그가 나에게 준 선물은 결혼이었다. 사랑하지 않는 여자와 결혼한 것만으로 그는 모든 의무를 다했다고 믿었다. 그리고 나는 그 사실을 매일 확인하며 살아왔다.“만약 이번에도 실패하면... 어떡하지?”다솔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빌레브란트병은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었다.윤지후는 그녀를 위해 이 VIP 병실을 마련했고 치료법 개발에 성과를 낸다는 유명한 의사를 데려오기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지난 5년 동안 그는 그녀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그럼 또 시도하면 되지. 내가 늘 곁에 있잖아.”지후의 목소리는 한없이 따뜻했고 이토록 다정한 분위기에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없었다.그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사실은 내가 매일 듣고 보고 느끼며 살아온 현실이었지만 그런데도 마음이 아팠다.오히려 무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그의 말과 행동에 흔들렸다.“나도 알아...”다솔은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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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우리 셋

신지수의 시점.병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나는 쓰레기통 위에 담배를 비벼 끄며 뒤를 돌아봤다. 그러다가 문가에 서 있는 윤지후와 눈이 마주쳤다.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멀찍이 떨어져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늘 화난 얼굴로 날 쏘아보거나,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거리를 두곤 했다.그가 담배를 싫어한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가슴 속의 고통을 어딘가로 쏟아내지 않으면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어쩌면 다솔이었다면 이런 습관조차 용납됐을지 모르겠다. 그녀와 함께라면 그는 기꺼이 같이 담배를 피웠을까?“그래서?”윤지후가 주머니에 한 손을 넣은 채 천천히 다가왔다.그의 얼굴에는 짜증이 가득했고 나와 있을 때면 늘 그런 얼굴이었다.나는 그의 얼굴을 한참 바라봤다. 그날, 숲에서 나를 처음 구해줬던 그날과 똑같았다.하지만 그때의 맑고 반짝이던 눈빛은 사라지고 지금은 증오로 가득 찼다. 이때 그가 손가락을 튕기며 내 시선을 끌었다. 나는 눈길을 피하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미안...”그리고 시선을 내리며 이혼 서류를 꺼냈다. 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서류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을 때 나는 본능적으로 손을 뒤로 뺐다.‘역시, 이렇게 쉽게 끝날 리 없지.’그의 표정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그냥... 그 전에 한 가지만 묻고 싶어.”나는 그의 차가운 눈빛을 외면하며 말했다.“...부탁이야.”임신했다면, 뭔가 달라졌을까?그에게 그 말을 꺼내고 싶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고개를 들었다. 그는 눈을 굴리며 한숨을 쉬었다.“그만하자. 시간 없어.”그의 말에 나는 질문할 기회조차 없다는 걸 깨달았다.나는 서류를 다시 들자 그는 거칠게 서류를 낚아채며 내 엄지손가락에 작은 상처를 남겼다.나는 고통을 삼키며 손을 꽉 쥐었다. 이런 상처는 그가 내게 남긴 마음의 상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는 내가 다친 것도 모른 채 등을 돌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결국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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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마지막 전화

신지수의 시점.한설아는 여전히 나를 공항까지 데려다줬지만 내 비행기 티켓은 끝내 건네지 않았다.대신, 맥도날드의 작은 테이블 너머에서 뜨거운 코코아를 내 손에 쥐여준 채 나를 쏘아보았다. 그 표정은 마치 학교를 땡땡이를 친 아이를 혼내는 엄격한 엄마 같았다.“오늘 알게 된 일이야. 정말이야...”“그 얘기 아까도 했잖아.”나는 아무 대꾸도 못 하고 시선을 코코아로 떨어뜨렸다.그녀가 화가 난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설아는 아름답고 인기 있고 완벽한 몸매까지 가진 재벌 집 아가씨이다.하지만 그녀도 처음부터 부유했던 건 아니었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그녀는 어머니가 고생하며 자신을 키우는 걸 지켜봤다. 평생 아버지를 미워하며 살았지만 나중에야 어머니가 먼저 이별을 고했다는 걸 알게 됐다.그리고 지금, 설아는 내가 어머니와 똑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아이가 태어나면 지후를 미워하게 하진 않을 거야...”나는 그녀의 표정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게 다가 아니야!”설아는 날 향해 눈을 부릅뜨고 화를 내며 말했다.“우리 엄마가 날 속인 건 맞아. 하지만 아빠가 바람을 피운 것도 사실이었어. 그런데도 아빠는 날 사랑했어. 그걸 알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고 그 과정에서 엄마에게 화를 낸 것도 너무 마음이 아팠어. 엄마는 나를 위해 모든 걸 바쳤는데 그걸 알아도 나는 여전히 힘들었어. 겪어보지 못한 너는 모를 거야!”나는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들어주었다. 그녀가 겪었던 일을 알았고 그 기억이 여전히 그녀를 괴롭힌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설아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지수야,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넌 운이 좋았잖아, 설아야.”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힘없이 말했다.“그런데 만약 네 아빠가 널 미워했다면 어땠을까? 네가 아빠를 만나러 갈 때 얼마나 떨렸는지 기억하지?”설아는 말이 없어졌다. 그건 우리가 중학교 2학년 때 일이었다.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그녀는 몇 주를 고민했고 선생님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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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가족

신지수의 시점.“방금 그건 뭐야?”한설아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아마 내가 단 한 마디로 끝낸 통화가 그녀를 당황하게 한 듯했다.나는 핸드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고 오늘만 두 번째로 나의 계획이 흔들렸다.난 단지 상처를 그만 받고 싶었고 그냥 눈을 지그시 감았다.그냥 모든 걸 뒤로하고 떠나버릴까?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이 그저 내 앞의 티켓을 잡고 이 모든 걸 벗어날까?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엄마가 정말 다치셨다면 나는 가봐야 했다.그게 내가 이 가족 안에 존재하는 이유니까.어찌 됐든 그들은 결국에 나의 가족이었다.‘제발... 이번 전화가 내가 지후에게 보낸 메시지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으면 좋겠어.’나는 머릿속이 정말 혼란스러웠다.엄마가 정말 다쳤다는 것과 윤지후가 나를 그들에게 팔아넘겼다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나은지조차 알 수 없었다.“아무리 봐도 오늘에는 못 떠날 것 같아.”나는 한숨을 내쉬며 설아에게 말했다.“미안한데... 나 좀 집으로 데려다줄래?”설아는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잘됐네!”그러면서 날 꼭 끌어안았다.“그런데 방금 통화한 사람이 누구야? 설마 그 사람이야? 뭐라고 했어? 너희는 항상 그렇게 통화해?”그 사람?내 아빠를 말하는 걸까.내 기억속의 아빠는 날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었고 어린 시절부터 그의 눈에는 깊은 증오가 담겨 있었다.그 이유를 몰랐지만, 결국 다솔 덕분에 알게 되었다.나는 입양된 아이였다.“지수야, 너무 걱정하지 마. 네 엄마는 괜찮으실 거야.”설아는 운전하면서도 내 어깨를 다독였다. 사실 설아는 평소보다 엄청나게 빠르게 운전했고 그 순간 마치 레이싱 선수 같았다.“그게... 고마워.”그녀의 말은 위로일 뿐이었지만 나는 “괜찮을 거야”라는 말을 할 수도 “아닐 거야”라는 말을 할 수도 없었다.만약 엄마가 다치지 않았다면 따뜻하게 날 대했던 엄마조차 나를 이용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뜻이 될 테니까 말이다. 어쩌면 그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날 집으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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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모든 이별의 이유들...

윤지후의 시점.나는 신지수의 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그녀는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다.이런 식으로 협박하며 날 조종하려는 건 늘 그랬으니까 말이다.최근 내가 다솔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았고 그래서 지수가 지금 화를 낸 것이다.하지만 그녀도 이해해야 할 건 이번 일은 다솔의 목숨이 걸린 문제였다.비록 그녀가 미워하는 동생일지라도 어쩔 수 없었다.물론, 나는 지수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알고 있다.늘 건강했던 지수는 다솔이가 받는 모든 관심에 질투를 느꼈을 것이고 그래서 지수는 항상 문제아처럼 행동해 왔다.반항적이고 자존심이 강하지만 사실은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많을 것이다.눈물, 짜증 섞인 메시지, 심지어 이혼 서류까지... 모든 행동이 그녀가 원하는 건 단지 관심이라는 걸 보여줬다.하지만 난 지수가 서명된 이혼 서류를 진짜로 들고 올 줄은 몰랐다. 그 서류에 사인하면 정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기도 싫었다.역시나 지수는 돌아왔다.하지만 이번에 지수는 빈 캐리어조차 들고 오지 않았다.아마도 오늘 밤 지수의 연기는 끝나는 듯했다.사실 오늘은 특별한 날이기도 했다.다솔의 혈소판 수치가 정상에 가까워졌고 드디어 다솔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된 날이다.“한순간 난 언니가 진짜 떠날 줄 알았어.”손에 스무디 컵을 꼭 쥐고 말하는 다솔의 모습은 어린아이처럼 조심스러웠고 언제나 고요하고 얌전한 숙녀 같았다.“... 네가 이겼네.”지수가 나한테 보낸 메시지를 본 다솔은 지수가 떠날 거라고 내기를 걸었고 나는 반대 의견이었다.지수가 정말 떠날 수 있었다면 5년 전 다솔의 부상을 핑계로 나를 협박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후야...”다솔은 머뭇거리며 나를 바라보았다.“내가 너무 나쁜 건가? 그랬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게 말이야...”“5년 전에 지수가 널 다치게 했잖아. 그러니 네가 그런 감정을 느낀다고 해서 나쁠 건 없어.”지수는 다솔이 병으로 얼마나 무력함을 느꼈는지 알면서도 그 상황을 이용해 그녀가 가장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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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소중한 나의 혈액

신지수의 시점.차가운 바닥에 앉아 모든 걸 깨달았다.내가 살던 삶이 지옥 같다고 생각했지만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알았다.그들은 나를 괴롭혔지만 적어도 내게 손을 대진 않았었다.왜냐하면 나는 다솔에게 필요한 소중한 가족이었으니까.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나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며 고개를 들었다.한때 아버지라 불렀던 신호철이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이제 나는 여전히 그들의 가족이지만 더는 소중한 존재가 아니었다.단지 있으면 좋은 여차하면 버릴 수 있는 존재로 전락한 것이다.다솔이 거의 완쾌된 지금 그들은 나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아직 조금의 가치가 남아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하지만 내 자유 따위는 꿈도 꾸지 못했다.도시를 떠나 내 삶을 살겠다는 꿈은, 처음부터 허락되지 않았다.그들은 내가 매일 윤지후와 다솔의 모습을 보며 심장이 찢어지는 고통을 겪어도 상관하지 않았다.내가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싶다는 바람조차 신경 쓰지 않았다.그리고 이제는 나를 상처 입히는 것도 전혀 망설이지 않는 것 같았다.나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엄마를 바라봤다.그나마 나를 조금이라도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이었다.물론 대부분의 사랑은 다솔에게 쏟아졌겠지만 말이다.하지만 그녀는 나를 외면했다.그저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흐느끼고 있을 뿐이었다.그 모습은 마치 아빠가 내 피를 강제로 뽑게 했을 때마다 보여줬던 익숙한 모습이었다.“엄마, 제발... 대답해 주세요.”‘정말 다치신 게 맞다고 말해 주세요. 아빠보고 나를 집까지 부르라고 한 게 아니라고 말해 달라고... 제발... 이전처럼 거짓말이라도 해 주세요. 내 행복을 바랐던 적이 있다고 설령 다솔을 위해 내 피가 필요했잖아요.’“더 이상 말하지 말라고 했잖아!”아빠가 분노한 황소처럼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그런데 그 순간 윤지후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아버님!”윤지후의 단단한 몸이 잭의 앞을 막아섰다.“무슨 일이든 말로 해결하세요. 사람을 때리지는 말고요.”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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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자매간의 갈등

윤지후의 시점.바닥에는 깨진 유리 조각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나는 다솔을 내려놓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혈소판 수치가 정상에 가깝게 올랐다 해도 그녀를 괴롭히던 병이 정말로 사라졌는지 누가 알겠는가.다솔이가 마지막으로 지수의 피가 필요했던 건, 손가락에 난 작은 종이 상처 때문이었고 그것도 지수가 낸 상처였다.“... 비켜.”지수가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헝클어진 머리를 손으로 쓸어 넘기며 낮게 말했다.“안 돼. 너도 이유 알잖아.”그러자 지수는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뺨에는 선명한 손바닥 자국이 새빨갛게 남아 있었고 머리는 엉망이었다. 신호철이 그녀를 정말 세게 때린 모양이었다.“비켜.”지수가 낯설 정도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다솔을 문 앞에 멈춰 세운 채 그녀를 막아섰다.지수의 눈빛은 내가 그녀를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비웃는 듯했다. 다솔과 내가 가까이 있기만 하면 늘 이렇게 끼어들던 그녀였으니.“어디 가!”뒤에서 신호철이 소리를 질렀다.“가야죠. 다솔이가 필요할 때 피를 줄 수 있도록요. 제가 그런 도구니까요.”지수는 싸늘하게 대꾸했다. 그녀가 아빠에게 이런 태도로 말하는 건 늘 있었던 일이었다. 부녀 관계는 예전부터 삐걱거렸지만 적어도 엄마 앞에서는 이런 말을 꺼내지 않았다.지수는 엄마를 정말 사랑했다. 그녀에게만은 애틋하고 순수한 마음을 보였고 가족 간의 갈등도 엄마를 걱정시킬까 봐 애써 감추곤 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지수의 말에 엄마는 눈을 크게 뜨며 숨을 들이쉬었다. ‘도구’라는 표현은 너무나도 날카로웠다. 물론 다솔이가 다칠 때마다 지수의 도움이 필요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신호철과 안미자는 지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가끔은 다솔조차 지수를 질투할 정도였다.그런 말을 엄마에게 하다니, 신호철이 화낼 만도 했다. 내가 말릴 틈도 없이 다솔의 손이 지수의 뺨에 닿았다. 신호철이 남긴 손바닥 자국 위에 또 다른 자국이 생겼다.지수는 조용히 입가에 묻은 피를 손등으로 닦아냈다. 다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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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최악의 배신

윤지후의 시점.다솔이가 자신의 상태에 얼마나 예민한지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싫어하는 언니에게 목숨을 구해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해야 했던 다솔이는 그 과정에서 지수를 진짜 미워하게 되었다.“그렇지. 네가 그렇게 말할 자격 있지.”지수가 다솔을 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네 사람들이 필요하면 나를 침대에 묶어서라도 피를 뽑아갈 테니까, 네가 아무리 싫다고 착한 척을 해도 상관없겠지.”“신지수!”나는 낮게 경고했지만 다솔이는 다시 손을 들어 지수를 때리려고 했다. 나는 다솔이가 지수에게 닿지 못하게 옆으로 피했지만 이때 지수가 다솔이의 팔을 붙잡았다. 모든 일이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졌고 다솔이는 비명을 지르며 아파했다. 결국 나는 지수를 밀쳐낼 수밖에 없었다.지수는 바닥으로 넘어졌고 손이 깨진 유리 조각 위에 닿자 나는 잠시 멈칫했다.나는 힘을 많이 쓰지도 않았고 지수를 밀어낸 건 사실이지만 그녀가 일부러 넘어져 나를 죄책감에 빠뜨리려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솔이를 내려놓을 수는 없었다. 다솔이는 방 안의 깨진 유리 조각을 신경 쓰지 않고 걸어 다닐 게 뻔했고 그러다 자신을 다치게 할 수도 있었다.“미안해.”나는 말로밖에 사과할 수 없었다.“하지만 다솔이에게 손을 댄 건 지나쳤어. 다솔이는... 너랑 달라.”지수는 바닥에 앉은 채로 고개를 숙였고 갑자기 쓴웃음을 지으며 웃기 시작했다. 그 웃음은 쓸쓸했고 그녀의 눈빛은 차갑고 공허했다.내가 그녀를 다치게 했다는 건 알고 있었다. 다솔이를 위해 그녀에게 상처를 입힌 건, 지수에게 있어 최악의 배신이었다. 하지만 내가 지수를 막지 않았다면 결국 다친 건 지수 자신이 됐을 것이다. 피를 기부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봐.”지수가 다솔이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그 웃음은 밝아 보였지만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그 미소를 보며 나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쓰렸다.나는 이렇게 차가운 지수가 싫었다. 다시 생각해 보니 화를 내고 소리치던 예전의 지수가 더 나았다.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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