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수의 시점“북해?” 정기준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주차장으로 걸어가면서 물었다. “거기 진짜 부모님이 계신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 여기서 꽤 먼데.”의사는 정기준의 지인이었고, 그의 약속 덕분에 우리는 내 비밀에 대해 안심하며 진료실을 나왔다. 지후에게 숨기는 건 미안하지만, 내가 아기를 그들로부터 확실히 지킬 수 있을 때까지는 내 ‘가족’ 누구에게도 아기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정기준은 내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는 단 세 명 중, 세 번째 사람이었다.내 상황과 신호철이 내가 ‘집’에서 도망치려던 이전 시도들을 어떻게 늘 찾아냈는지 간단히 설명했다.처음은 지후가 숲에서 나를 찾았을 때였다. 그때 나는 내 첫 ‘친구’를 만들었고, 그 친구는 “집이 그렇게 싫으면 도망칠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나를 숲 속으로 안내했고, 몇 번 방향을 틀더니 날 혼자 두고 떠났다. 나는 어떻게 나가야 할지, 어떻게 집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몰랐다.나중에 알게 된 건, 내 ‘첫 친구’는 다솔의 ‘첫 동료’였던 괴롭힘 가해자 김이선이었다. 그들은 내가 ‘친구를 사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게 얼마나 바보 같은지 함께 웃어 보였다.그 후 여러 번 도망치려 했지만, 돈도 권력도 없이는 도망은 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내 계획은 고등학교 졸업까지 기다리는 것이었다. 법적으로 신 씨 가족이 내 양부모이고, 시스템이 그들 편이기 때문이었다. 졸업 후에는 신호철이 나를 찾는 데 도움을 주지 않을 테고, 그때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공부를 열심히 했고, 그건 괴짜라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부양할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내 계획은 지후의 청혼과 함께 무너졌다.“어쨌든 요점은, 그들이 나를 부르면 가야 한다는 거예요.” 나는 휴대폰을 잠시 흔들며 정기준에게 말했다. “특히 도망치려면 그들에게 내 계획을 의심받을 여지를 줘선 안 돼요.”신호철은 나를 잡으려고 훈련된 군대를 가지고 있었고, 강력한 사위 지후도 있었다. 하지만 정기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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