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목씨 관저의 연회장은 눈부신 등불로 가득했다.거대한 홀 천장에 수십 개의 유리 궁등이 높이 걸려, 구석구석까지 대낮처럼 환히 밝혔다.진귀한 음식들이 끊임없이 쏟아졌고, 황금 술잔과 옥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어우러졌다.비파와 대금이 어우러진 선율은 유려했고, 무희들의 춤사위는 우아했으나, 연회장에 모인 이들의 시선은 어느새 모두 김단에게 쏠려 있었다.목강수는 얼굴 가득 온화한 웃음을 띠며 김단에게 일일이 소개했다.“이분은 너희 삼숙, 목진강이시다. 목씨 가문의 북부 상로를 총괄하고 계시니, 훗날 희귀한 약재가 필요하면 언제든 의논해라.”“이분은 오숙, 목진해. 관저의 호위군을 맡고 계시지.”“이분은 칠숙, 목진림. 정보에는 나름 귀가 밝으신 분이시다.”김단은 목강수의 소개에 따라 차례차례 술잔을 들고 인사했다.그러나 자연스레 최지습과 눈빛을 나누었다.목강수의 이토록 자세한 소개는, 겉보기에는 김단을 향한 극진한 환대 같았으나최지습과 김단의 눈에 비친 것은 조용한 과시였다.‘보아라, 보물의 문을 열 수 있는 사람, 내가 찾아냈다.’일가 친척들의 인사가 끝나고서야 김단은 자리에 앉았다.그러나 이내 누군가의 뜨거운 시선이 자신을 정면으로 향하고 있음을 느꼈다.눈을 들자, 아니나다를까, 또다시 우문호였다.‘저 사람, 도대체 무슨 병이라도 있는 건가?’김단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시선을 돌렸다.그때, 술병을 든 한 여인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김 낭자!”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또래의 여인이 서 있었고, 이목구비는 목설하와 어딘가 닮아 있었다.그 모습을 본 목설하가 즉시 눈매를 날카롭게 바꾸었다.“목몽설, 무례하게 굴지 마라!”누그러뜨린 듯한 음성이었으나, 그 안에는 짙은 경고와 위협이 서려 있었다.그 말에 김단과 최지습 모두 기류가 달라졌음을 감지했다.자연스레 목강수를 바라보니, 그 역시 얼굴에 미세한 어둠이 깃들어 있었다.하지만 이 목몽설 낭자는 전혀 개의치 않고, 제멋대로 술잔에 술을 따르며 말했다.“난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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