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버니, 이 사탕 드셔 보세요. 조모님께서 말씀하시길, 이걸 먹으면 안 아프대요.”어둠 속에서 맑고 경쾌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마치 칠흑 같은 밤을 비추는 별빛처럼, 영혼이 가야할 길을 안내하는 것 같았다.“오라버니, 아버님 어머님의 말씀을 들으세요. 더는 저 대신 그 나쁜 놈들을 혼내주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스스로 해결할 방법을 찾겠습니다!”“오라버니, 보세요. 제가 수놓은 원앙이에요!”“오라버니, 저와 혼인해 주실 수 겠어요?”작은 체구의 형상이 점차 선명해졌다. 소한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그녀를 잡으려 했지만, 그녀는 갑자기 아주 먼 곳으로 떠나버렸다.“오라버니… 오라버니…”누굴까?소한의 의식은 마치 가라앉는 배처럼 칠흑 같고 차가운 바다 밑으로 가라 앉았고, 위로 떠오르기 위해 힘겹게 몸부림쳤다.무거워진 눈꺼풀은 천근과 같았다. 한 번 눈을 뜨려 할 때마다 남아 있던 모든 기력이 소모되는 듯했다.마침내, 한 줄기 희미한 빛이 어둠을 뚫고 들어왔다. 그의 시야에는 흐릿하고 혼란스럽던 회색 빛에서 점차 침상의 윤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온몸의 사지에는 허한 기운이 느껴졌다. 마치 온몸의 뼈가 으스러지고 근육이 힘을 잃은 것 같았다.하지만 깊은 피로감 너머로, 또 다른 기이한 감각이 비정상적으로 또렷해졌다. 마치 무수히 많은 작은 벌레들이 회복된 경락을 따라 천천히 기어가는 것 같았다. 손끝과 발바닥부터 시작해 온몸으로 퍼져 나갔고, 마침내 머리끝까지 모여들어 소름 끼치는 저릿함과 따끔거림이 느껴졌다.이런 감각이 낯설고 두려웠지만, 그는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그의 모든 신경은 아직 채 가시지 않는 꿈 속의 잔상을 향해 있었다.몇 번이고 그를 ‘오라버니’ 라고 불렀던 그 사람… 도대체 누구일까?왜 그녀의 목소리는 겹겹의 장벽을 뚫고 들어와, 그의 마음에 이토록 격한 파동을 일으키는 것일까?왜 그 희미한 형상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꽉 쥐여진 것처럼 숨 막히도록 아파오는 것일까?그와 그녀는, 도대체 무슨 관계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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