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가주’라는 두 글자에 힘을 주어 말했다. “이제 분명히 아셨을 겁니다. 금지 구역의 보물 장치를 여는 열쇠는 애초에 목씨 가문 여인의 피가 아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목강수의 피로도, 가주님의 피로도 가능하며, 어쩌면 밖에 있는 하인들의 피로도 가능할 것입니다!”이 말을 듣자 목설하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무슨 헛소리요?!”밖에 있는 하인은 목씨 가문 사람이 아니었다!심지어 목씨 가문의 먼 친척도 아니었다!김단은 미간을 찌푸렸다. “가주님,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세상의 모든 장치가 아무리 제각각으로 변한다 해도, 결국 차가운 쇠붙이와 완고한 돌로 만들어진 한낱 물건에 불과합니다! 어찌 혈통을 구별할 수 있겠으며, 어찌 꼭 목씨 가문 여인들의 피만을 원하겠습니까?!”책상 위에 놓인 목설하의 손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그럼 김 곡주의 말대로라면, 어떤 사람의 피든, 심지어 돼지나 소의 피… 어쩌면, 피조차 필요 없이 그저 우물물이나 빗물, 그저 흐를 수 있는 것이라면… 충분히 많은, 충분한 무게로 흐르기만 한다면 그 문을 열 수 있다는 말이오?”목설하의 목소리도 함께 떨렸다. 극도의 불신이 담겨 있었다.그래,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이 어이없는 거짓말 때문에 목씨 가문의 얼마나 많은 무고한 여인들과 갓난아기들이 그 작은 돌 제단 위에서 희생되었던가!김단은 목설하의 괴로움을 알아채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대신 최지습이 입을 열었다. “피는 점성이 있어 물과는 다르오.”그의 말은 즉 물은 안 될 수도 있지만, 돼지나 소의 피는 가능할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목설하의 얼굴은 잿빛에서 창백해졌다가, 다시 병적인 붉은빛으로 변했다.그는 두 손을 꽉 쥐어 주먹을 만들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깊숙이 파고들었다.김단과 최지습의 말은 세상에서 가장 악독한 조롱처럼 들렸고, 그의 마음속에 남아 있던 가문의 신성한 사명에 대한 환상을 완전히 산산조각 냈다!서재 안은 죽은 듯 고요했고, 목설하의 거친 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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