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บทที่ 1361 - บทที่ 1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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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1화

“예…”목설하는 목구멍을 비틀어 한 마디를 간신히 짜냈다. 메마르고 쉰 소리였으며, 온몸의 기력을 다 쏟아 낸 듯했다. 그는 눈꺼풀을 축 내려, 짙은 속눈썹 아래로 들끓는 격통과 무력감을 가려 버렸다. 감히 거스르지도, 거스릴 수도 없었다. 목씨 가문의 이익 앞에서 개인의 인정은 티끌만도 못했다.목강수는 두 사람을 싸늘히 한 번 훑어보더니 그 반응이 마음에 든다는 듯 미소도 없이 넓은 태사의에 다시 몸을 기댔다. 그는 호필을 집어 손끝에서 무의식처럼 굴리며, 일렁이는 촛불에 시선을 떨군 채 모든 것을 틀어쥔 자의 차분한 어조로 물었다.“지하옥은 지금 어떠하냐.”목설원은 이마를 쿵쿵 때리는 통증과 핑도는 어지럼을 억지로 누르며 숨 섞인 허기진 목소리로 아뢰었다.“어제 막 다녀왔사옵니다. 최지습과 그 호랑이군 몇은 이빨 빠진 들개와도 같사옵고, 소자에게 품은 원한은 하늘을 찌르오나 사지에 기력이 하나도 없사와, 욕 한 마디도 뱉지 못하였사옵니다.”“흠.” 목강수의 눈빛에 그제야 미미한 만족이 스쳤다. 그는 붓을 들어 먹을 적시고는 칼날 같은 눈매로 덧붙였다. “일이 성사되면 모조리 치워라. 흔적 없이 깨끗이, 뒤탈이 없게.”“가주님!”목설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조선이 그들의 대군자와 장군이 황도에서, 그것도 저희 목씨 가문의 손에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반드시 나라의 힘을 기울일 것이옵니다…”“망령된 소리!” 목강수가 서안을 내리치니 자단목이 쾅 하고 울었다. 벼루와 필묵이 통째로 들썩였다. “금역의 보물이 한 번 열리면 무엇을 뜻하는지도 모른단 말이냐! 그때가 되면 우리 목씨 가문이 거머쥘 것은 천지를 뒤엎을 만한 힘이다! 하잘것없는 조선 따위는 말할 것도 없고, 당국의 황제라 한들 우리 발치에 엎드려 꼬리나 흔들 것이다! 조선이든 돌궐이든 합심하면 어떠하냐. 산더미 같은 백은으로 생생히 내려쳐 가루로 만들어 주면 그만이다!”그는 핼쑥해진 목설하를 꿰뚫어 보듯 노려보며, 독사가 혀를 튕기듯 서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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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2화

밤빛은 먹을 풀어놓은 듯 무겁게 목씨 관저의 추녀와 공포 위에 내려앉아, 온 생기를 삼켜 버릴 태세였다.뜰에는 바람 소리만이 빈 회랑을 울리며 흐르고, 적요는 더욱 짙어졌다.김단은 흔들리는 외등 아래 홀로 앉아 차갑게 식은 은침을 무심히 매만졌다.그 냉기가 뒤엉킨 생각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소한의 체내에 도사린 골식독, 정사재에 연금된 목몽설, 그리고 내일 보름밤 금역으로 들어가야 할 일까지, 모두가 실타래처럼 마음을 죄었다.그때 영칠의 쉰 낮은 목소리가 그림자처럼 모퉁이에서 울렸다.“약왕곡의 주인, 뜰 밖에 이변이 있소이다. 걸음새로 보아 목설하인 듯하오이다.”목설하라니.무슨 일로 온 것인가.김단의 눈빛이 문득 서늘히 날을 세웠다. 손끝의 은침이 순식간에 움켜쥐어지고, 경계와 혐오가 한꺼번에 치밀었다.며칠 전 친누이에게조차 냉혹하던 자가 한밤중에 음험히 들이닥치다니, 길할 리 없었다.그녀는 훌쩍 일어나 문을 활짝 밀어 열었다.서늘한 달빛이 서리처럼 쏟아져 들어 뜰을 창백히 덮었고, 뼛속을 스미는 냉기가 얼굴을 스쳤다.독수리 같은 예리한 눈매가 뜰의 그늘진 모퉁이를 훑었다. 과연 숨은 그림자 하나가 포착되었다.그 형체도 그녀의 냉랭한 시선을 느꼈는지 문득 몸이 굳더니, 이내 배수의 결단을 품은 듯 은신처에서 곧게 걸어나왔다.달빛이 그 윤곽을 또렷이 그려 냈다. 분명, 목설하였다.차갑고 메스꺼운 감정이 김단의 심연에서 순식간에 치밀어 올라 사지로 퍼졌다. 며칠 전 정사재에 갇힌 목몽설을 구하려 그를 찾았을 때, 사사로이도 여기지 않던 그 냉담하고 성가셔 하던 낯빛이 떠오르자, 그녀는 한 줌의 외면적인 인사말조차 아까웠다.그녀는 회랑 그늘에 곧추 서서, 달빛에 길게 드리워진 실루엣 그대로 차갑게 말했다.“목씨 가문 맏도령님? 한밤중에 음험하게 들이닥치시다니,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또렷한 낱말 하나하나가 얼음에 담가낸 듯 서늘했다.창백하던 목설하의 얼굴은 달빛 아래서 더없이 수척해 보였다.입술이 몇 차례 격렬히 떨리고, 목울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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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3화

그는 목강수의 냉혹무정을 모르지 않았다. 제 친딸마저도 목강수가 친히 그 금역으로 안아 들고 간 적이 있었으니.그러나 그는 마음 한켠에 늘 얕은 요행을 품고, 목몽설만은 다를 거라 믿었다.목몽설은 철모르는 아이가 아니었다. 이미 열여섯이었다.그녀는 이 목씨 가문에서 꼬박 열여섯 해를 지내며 영특하고 공순했으며, 목강수를 열여섯 해 내내 숙이라 불러왔다.이 대의 유일한 여식인 목몽설에게 목강수가 평소 쏟아 온 편애와 아낌을 그는 눈으로 보아 왔다.그는 순진하게도, 그 옅은 혈맥의 정분이 적어도 정사재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목몽설을 무사하게 지켜 주리라 여겼다.하지만 오늘 목강수의 그 한마디가 그의 자기 기만을 산산이 깨어지게 했고, 가주라는 이름으로 이른바 목 씨 가문의 이익을 위해 사람이 어디까지 냉혹해질 수 있는지 똑똑히 보게 했다.이리 생각이 미치자, 목설하는 번개처럼 고개를 들었다. 막다른 짐승 같은 광란의 애걸이 눈빛에 서렸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품에서 자그마하나 유난히 묵직한 황동 열쇠 하나를 꺼내, 김단의 차가운 손바닥에 일방적으로 꼭 쥐여 주었다.“이건 정사재의 열쇠요! 부탁하오, 김 낭자! 이제 몽설을 구할 이는 오직 그대뿐이오! 그대뿐이오!”쉰 목소리는 산산이 부서져 울먹임이 짙었다.열쇠의 냉기는 달아오른 인두처럼 손끝을 찌르듯 데었고, 싸늘한 한기가 손끝에서 심장으로 곧장 치솟았다.김단은 미간을 깊게 모으며 목설하의 초라하고 절망한 낯을 살피고 의심스레 물었다.“정사재 밖에는 필시 감시가 있겠지요. 저는 무예를 익히지 않았는데 어찌 들락거릴 수 있겠습니까? 목씨 가문 맏도령님, 다른 이를 찾으시지요.”그녀는 떠보는 참이었다.과연 목설하는 가슴을 거칠게 들먹이며, 거의 물에 빠진 자의 마지막 몸부림처럼 내뱉었다.“그대는 못 들어가도, 그대 뒤에 숨은 자라면… 반드시 데리고 들어갈 수 있소!”그의 시선은 김단을 꿰뚫어 그녀 등뒤의 허공 같은 어둠을 응시했다. 그가 뜻한 바는 다름 아닌 영칠이었다.김단의 가슴이 쿵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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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4화

김단은 고개를 숙여 손바닥에 놓인 누렁빛 쇠열쇠를 내려다보았다. 이내 그는 발밑에 주저앉아, 동생을 위해 가는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잡아보려고 모든 체면을 내던진 목설하의 모습을 바라보고야 말았다. 어찌된 영문인지, 문득 임학이 떠올랐다.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살을 에는 찬 기운이 폐부를 스치고 지나가자 비로소 마음이 굳어졌다.“일어나십시오.”목소리는 여전히 서늘하여 엷은 서리라도 입힌 듯했으나, 사람을 떼어내던 냉절은 한 겹 벗고, 되돌릴 수 없는 결단만이 서려 있었다. “제가 가겠습니다.”목몽설을 위하여, 또한 내일의 국면을 위하여, 반드시 한 번은 밟아야 할 길이었다.밤은 더욱 깊어 이슬이 묵직했고, 만물이 숨을 죽였다.목씨 관저는 마치 죽은 물 속에 가라앉은 듯 고요하였고, 다만 스미는 바람결만 회랑을 따라 훑고 지나가며 원혼의 흐느낌 같은 울음을 남겼다.김단의 그림자는 영칠의 발소리 없는 호위에 실려, 밤빛과 하나 된 가벼운 연기처럼, 순찰 도는 경비병들과 어둠에 숨은 시선을 요령껏 피해 내며, 관저에서도 가장 외지고 음산한 구석으로 조용히 미끄러져 들어갔다.그곳에, 거대한 무덤 같은 건물이 우뚝 서 있었다. 정사재였다.정사재는 죽은 듯 고요했다. 벌레 소리 한 줄기 들리지 않았고, 그 위를 끝없는 압박이 짓눌렀다.차가운 쇠자물쇠가 황동 열쇠에 돌아가며 찰칵, 짧은 울림을 냈다. 적막 속에서 더욱 또렷하여 심장을 콕 찔렀다.무겁고 두터운 나무문을 밀어 여니, 코를 찌르는 약내가 먼지와 곰팡내, 그리고 뼛속을 파고드는 절망의 기운과 뒤엉켜 실체처럼 몰아쳐 왔다.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안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다만 화장대 앞에 붙인 가냘픈 촛불 하나가 완강히 흔들리며 누른빛 떨림을 드리웠고, 그 빛이 오히려 사방을 더 아득하고 섬뜩하게 도드라지게 했다.김단의 가슴이 와락 가라앉았다. 보이지 않는 손에 세차게 움켜잡힌 듯했다.문을 등진 채 동경 앞에 앉은 목몽설은 진흙상처럼 미동도 없었다. 살갗이 시릴 만큼 얇은 소백 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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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5화

몸을 격히 움직인 탓에 본디 허약한 몸이 순식간에 어질했고, 의자가 꽝 하고 바닥에 떨어져 적막을 가르는 천뢰 같은 소리를 냈다.눈앞에 또렷이 선 김단을 바라보는 순간, 거대한 충격과 서러움이 해일처럼 그녀를 삼켰다. 눈물이 둑이 터지듯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렸다.“으… 아… 아…”입을 크게 벌려 무엇인가를 전하려 애썼으나, 목줄기가 힘으로 불끈 솟을 뿐 끝내는 가슴을 미어찌르는 숨소리만 새어 나왔다. 독으로 쉰 목은 거친 사포에 문댄 듯 긁혀, 소리를 낼 때마다 살을 찢는 고통이 치밀어 올라 그간의 말과 희망을 무참히 베어 내렸다.김단의 심장이 칼로 저미듯 아려 왔다. 그는 성급히 다가가 휘청이는 목몽설을 부축하여 살며시 잠자리에 앉혔다. 셋 손가락을 뻗어 앙상한 손목 위에 정확히 얹고, 숨을 고른 채 어지럽고 허한 맥을 더듬었다. 맥상은 뜨고 어지러워 응체가 심장에 맺힌 듯했으며, 독기는 이미 인후에 스며 들며 성대를 상하게 했으나 다행히 근본을 송두리째 훼손하진 못했다. 생기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김단의 눈빛이 단단히 굳었다. 그녀는 지체 없이 소매 속 휴대 침낭을 꺼냈다. 은침 끝이 손끝에서 서늘한 빛을 번득였다.“두려워하지 말고 조금만 견디시오.”은빛이 번쩍이며 목과 두부의 요혈에 빠르면서도 정밀하게 파고들었다. 목몽설은 막힌 목구멍을 데우는 듯한 온기와 바늘 끝처럼 미세한 작열감이 뒤섞이며, 무엇인가를 쳐부수고 찢어 버리는 듯한 느낌이 올라오고 내려가는 것을 느꼈다. 격렬한 통증에 살짝 몸을 떨었지만, 결국 이를 악물고 터져 나올 듯한 신음 한마디 삼켜 버렸다.잠시 후, 김단이 손목을 가볍게 비트며 재빨리 침을 거두었다.“컥… 콜록콜록…” 목몽설이 갑자기 격심하게 기침을 터뜨리더니 비릿하고 달큰한 쇠내가 목으로 치밀었다.“한번 말해 보시오.” 김단이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격려와 기대가 섞인 눈빛을 보냈다.목몽설은 잔뜩 긴장한 채 침을 삼키고 조심스레 소리를 짜냈다. “당…누이…” 쉰 목소리는 메말라 거친 사포가 스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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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6화

목몽설은 김단의 팔을 사정없이 움켜쥐었다. 그 힘이 놀라울 만큼 세었고 눈빛에는 금역을 향한 뼈에 사무치는 두려움과 근심이 가득했다.김단은 몽설의 격한 손을 단단히 눌러 진정시키며 어둠을 꿰뚫는 듯한 눈길로 말했다. “바로 최지습이 금역에서 변을 당하였기에 나는 더욱 가야 하오. 반드시 진상을 알아내야 하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끝까지 밝혀내야 하오.”목소리는 높지 않았으나, 결연함이 서려 있었다.목몽설은 문득 굳어 섰다. 김단의 눈에 비친 흔들림 없는 빛을 보자 마침내 그 말속에 깃든 뜻과 무게를 이해한 듯했다.몽설이 잠잠해지는 것을 본 김단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 “그러니 이제 말해 줄 수 있겠소. 금역 안에는 도대체 무엇이 숨어 있소?”목몽설은 그대로 김단을 바라보았다. 그 마음이 이미 정해졌고, 금역은 기어이 가야 할 곳임을 알았다. 비록 아는 바가 많지 않다 하나, 어쩌면 작은 보탬은 될 수 있으리라 여겨 천천히 입을 열어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김단은 듣는 내내 내심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리하여 드러난 바, 그 금역은 셀 수 없이 많은 갓난아이의 뼈가 묻힌 무덤이었다.목씨 가문은 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그녀의 인식의 바닥을 거듭 새로 파 내렸다.“당누이… 반드시 조심하옵소서. 꼭 살아서 돌아오시옵소서.” 목몽설은 간곡히 당부했다. 눈가에 붉은 물기가 맺혀 더욱 애처로웠다.김단은 손을 들어 몽설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고는 품속에서 지극히 아끼는 양지옥병 두 개를 꺼냈다. 그녀는 병마개를 조심스레 열어 전혀 빛깔이 다른 단약 두 알을 손바닥에 받았다. 하나는 온몸이 비췻빛으로, 초봄 새잎 같은 색에 맑고도 시린 약향을 내어 맡기만 해도 정신을 돋우었고, 다른 하나는 은은한 백빛으로 옥처럼 따뜻하고 윤기가 돌아 묘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는 기운을 흘렸다.“이 푸른 것은 벽혈단이오. 모든 독을 풀고, 근본을 굳혀 기운을 돋우며, 꺼져 가는 생기를 살리는 구명지약이오.” 김단은 낮고 분명한 음성으로 말하며 두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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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7화

김단은 두터운 흑색 장의를 몸에 여미어 짙은 밤빛과 하나가 되었다. 그녀가 얼굴을 약간 들어 올리자 차가운 달빛이 단단히 굳은 턱선을 가늘게 그려 냈다.하늘에 높이 걸린 옥반의 서늘한 빛이 눈끝까지 스며들자, 문득 약왕곡에서 보냈던 몇 달이 떠올랐다. 매번 보름이 되면 한밤은 형벌과도 같아 차라리 삶이 죽음만 못하였으나, 그녀는 매번을 버텨 지나왔다. 그러하니 이번 또한 예외일 수 없으리라.그때 뜰 밖에서 일부러 죽여 밟는 듯하되 또렷한 발걸음이 들려왔다. 달빛에 길게 늘어진 두 줄기 그림자가 앞뒤로 청휘를 밟으며 다가왔다. 목설하와 목설원이었다.두 사람은 오늘 묘하게도 월백색 비단 차림을 맞춰 입고 있었고, 옷자락은 달빛 아래 서리빛을 머금어 은근히 빛났다. 앞서 걷는 목설하는 키는 곧았지만 어깨에 미세한 긴장이 맴돌았고, 꽉 다문 입술이 속으로는 초조해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뒤를 따르는 목설원은 전혀 달랐다. 걸음은 느긋하고 태도는 나른하여, 월백색 도포의 매무새도 느슨하니 깃이 약간 열려 매끈한 목선이 드러났다. 손에는 작은 상아 접부채를 굴리며 놀렸으니, 참으로 달 아래 노래를 읊조리며 찾아드는 풍류 도령과도 같았다.행각 아래 홀로 서 있는 김단을 보자, 목설하가 걸음을 잠시 멈추고 먼저 깊이 몸을 굽혀 예를 올렸다. 낮게 가라앉은 음성이 뒤따랐다.“김 낭자.”목설원도 접부채를 굴리던 손을 멈추고 턱을 가볍게 치켜들었다.“단이, 때가 그리 이르지 않소. 가주께서 금역의 어귀에서 애가 타시어 우리더러 그대를 청해 오라 하셨소.”그 한 자를 유독 또렷이 씹어, 사양을 두지 말라는 기색이 배어 있었다.“좋습니다.” 김단의 목소리는 잔물결 하나 없는 고요한 연못 같았다. 그녀는 발을 들어 섬돌을 내려와, 두 사람 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두터운 도포자락이 냉랭한 석계를 스치며 흘렀다.그 곁을 지나던 찰나, 목설하는 고개만 아주 미미하게 비켜 눈길을 곧장 주지 않은 채, 입술조차 거의 움직이지 않고 바람 한 올 같은 기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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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8화

목설하는 문득 고개를 홱 돌려 목설원을 쏘아보며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낮게 갈라진 음성이 떨어졌다.“허튼 소리 말라. 가주께서 아직 금역에서 기다리신다. 어찌 여기서 시각을 허비하겠느냐.”그 말이 끝나자 그는 더는 목설원을 거들떠보지 않고 김단을 향해 다시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추었다. 절제되고도 서늘한 태도로 말했다.“김 낭자, 부디.”김단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선이 목설하를 스치고 지나 목설원의 장난스런 웃음이 서린 얼굴에 가 닿았다. 달빛 아래 깊고 차가운 연못 같은 눈매가 잔물결 하나 없이 고요했으나, 알 듯 모를 듯한 통찰과 경계의 빛이 어렴풋이 스며 그의 태만한 가장을 뚫고 저 너머의 심중을 겨누었다.이내 그녀는 눈길을 거두고 말을 아꼈다. 현색의 두터운 도포를 한층 여미고, 달그림자와 한몸이 된 먹빛 흔적처럼 침묵 속에 목설하의 뒤를 따랐다. 달빛에 더욱 음산해진 금역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등뒤에서, 두 사람의 등짐이 월색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지켜보던 목설원은 서서히 웃음을 거두었다. 손의 상아 접부채를 탁 소리 나게 접어 쥐고, 부챗살로 손바닥을 장단 맞추듯 두드리며 규칙적인 가벼운 소리를 냈다. 그리고는 걸음을 떼어 느긋하게 뒤를 따랐다. 달빛이 그의 그림자를 길게 끌어 늘여 앞선 두 사람의 그림자와 뒤엉켜, 미지의 험지로 향하는 길 위에 뒤얽힌 암영을 길게 드리웠다.얼마 지나지 않아 일행은 마침내 금역에 닿았다.푸석한 풀밭이 무성한 공지 한가운데, 거대한 석문이 서 있었다. 태고의 괴수마냥 침묵한 채, 창백한 월광을 맞아 서 있었다. 석벽은 세월의 얼룩으로 그윽히 벗겨져, 싸늘하고도 죽은 듯한 회청빛을 드러내고 있었다.금역 밖은 텅 비어 오싹할 만큼 적막했다. 그늘 속에 돌상처럼 박힌 호위 둘 말고는, 거대한 석문 앞에 두 손을 뒤로 한 채 서 있는 목강수 하나뿐이었다. 달빛을 등지고 있어 낯은 깊은 그늘에 잠겼고, 그 형모는 눌러오는 산능선과도 같았다.김단은 길게 숨을 들이켜 가슴속 들끓는 파도를 억눌렀다. 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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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9화

김단은 무의식중 숨을 죽였다. 냉기가 목구멍에 엉겨 붙는 듯했다.그녀는 도포를 바짝 여미고 목강수의 뒤를 말없이 따랐다.창백한 달빛이 얇은 비단처럼 금역 안쪽에 흩어졌다. 뜻밖에도 눈앞은 상상하던 엄중한 보루나 겹겹의 기계장치가 아니라, 다소 황량한 공터였다. 사방의 평범한 초목들이 달빛 아래 괴이한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고, 공터 한가운데에는 외로이 낡은 집 한 채가 서 있었다.김단은 미간을 바짝 모았다. 가슴속 의혹이 덩굴처럼 사납게 뻗었다. 앞자리에서 득의양양한 낯을 한 목강수를 보며, 미세한 냉기를 띤 음성으로 물었다.“목 가주님께서 늘 입에 올리시던 백년 비장, 설마 이곳이옵니까?”낡은 집 한 채라니.목강수의 입가에 비밀스런 득의가 걸렸고, 눈빛에는 간교와 탐욕이 번뜩였다. 마치 철없는 아이를 굽어보듯.“들어가 보면 알게 된다!”그의 목소리에는 모든 것을 거느렸다는 확신이 배어 있었다. 김단은 놀람과 의혹을 억눌러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목강수를 따라, 죽음의 기운이 배인 그 집으로 한 걸음씩 들어섰다.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목강수가 손을 들어 밀자 나무문이 끼이익 소리를 내며 서서히 열렸고, 안쪽의 더욱 짙은 어둠이 드러났다. 찢긴 창호지를 비집고 스민 달빛이 바닥에 흐릿하고 창백한 얼룩을 몇 점 떨어뜨렸다.실내는 섬뜩하도록 비어 있었다. 낡은 나무 탁자 하나, 그만치 해묵은 나무 의자 하나뿐,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곳이 어찌 보물을 감춘 자리란 말인가.그러나 목강수는 이곳의 모든 것을 손금 보듯 알고 있었다. 그는 김단을 그 음랭한 집 안으로 이끈 뒤, 반 손으로 문을 닫아 걸었다. 무거운 문짝이 마지막 달빛마저 막아 서자, 방안은 순식간에 손끝조차 보이지 않는 칠흑으로 가라앉았다.김단의 가슴이 와락 죄어들었다. 짙은 어둠 속에서는 자기 가슴북이 갑자기 빨라진 고동과 목강수의 숨결만이 가까이에서 들렸다.곧이어 찰칵 하는 맑은 소리가 어둠을 가르었다.장치가 움직이는 소리였다.눈이 어둠에 겨우 익어 갈 무렵, 목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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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0화

용로는 비좁고도 길었고, 벽에는 그윽한 녹빛을 뿜는 형석이 박혀 발아래 미끄러운 석계만 겨우 비추고 있었다.김단의 가슴북이 묵직하게 울렸고, 그녀의 걸음은 한 층 한 층 더없이 조심스러웠다.마침내 첫 번째 장치가 놓인 곳에 닿았다. 비교적 너른 석실 한가운데, 사람 키의 절반 남짓 되는 옛스러운 석단이 우뚝 서 있었다. 석단의 표면은 매끄럽지 않았고, 태초의 거친 기운이 서려 있는 정교하고 복잡한 토템 문양으로 빈틈없이 파여져 있었다.“바로 여기다.” 목강수의 목소리가 고요한 석실에 메아리치며 번졌고, 그의 눈에 어린 탐욕의 빛은 넘쳐흘렀다.그는 주저 없이 품에서 보석이 박힌 예리한 단도를 꺼내 김단 앞으로 내밀었다. “단이, 피를 혈인으로 삼아 홈에 떨어뜨려라, 이 첫 번째 ‘생문’을 열어라.”김단은 차가운 단도를 한 번 내려다보고, 다시 석단 위 괴이한 문양을 살핀 뒤 경계심을 바짝 세웠다. 여기가 바로 목몽설이 말해 준 첫 장치였다. 이 첫 장치를 열 수 있는 자만이 밀실의 보장에 이를 수 있으리라.더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그녀는 단도를 받아 왼손 손가락을 스윽 그었다.검붉은 핏방울이 삽시간에 솟아, 생명의 온기를 머금은 채 차가운 석단의 홈으로 또르륵 떨어졌다.핏물이 홈에 스미는 그 찰나, 마치 잠들어 있던 장치가 깨인 듯 석단 안쪽에서 낮고 웅웅거리는 울림이 번졌다. 피는 문양의 결을 따라 재빠르게 퍼져들었고, 곧 쿵 하는 먹먹한 굉음과 함께 석실 정면의 두터운 석문이 먼지를 사락사락 떨구며 서서히 치올랐다.그 뒤로는 더욱 심연 같은 통도가 드러났다.“되었다! 하하, 과연 그러하구나!”목강수가 광희에 겨운 낮은 포성을 토하더니 눈속의 탐욕 불길이 더욱 활활 치솟았다. 그는 참지 못하고 김단을 거칠게 끌어 두 번째 석문 안으로 들이닥쳤다.둘째 관문은 첫째와 거의 판박이였다. 같은 석단, 같은 기괴한 토템, 같은 혈인을 요구하였다.석단 위로 김단의 피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져 거친 돌면에 어둔 붉음을 번지게 하더니, 곧 돌이 탐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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