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역 입구의 싸늘한 그늘 속에서, 목몽설은 비명을 삼키려 제 입을 악착같이 틀어막았다. 손톱이 뺨살을 깊이 파고들어야만, 목구멍을 찢고 나올 듯 치밀어 오르는 울부짖음을 겨우 눌러둘 수 있었다. 몸은 폭풍우에 휘말린 마른 잎새처럼 와들와들 떨렸고, 이는 뜻대로 멈추지 못한 채 부딪쳤다. 천년 한빙이 녹아 쏟아지는 듯한 냉수가 정수리에서 들이부어져, 순식간에 사지백해를 얼려 붙이고 피마저 굳히는 듯하였다.왜인가.어찌하여 소하 한 사람만 걸어나온단 말인가.오라버니와 오숙부가 이처럼 많은 고수를 거느리고 사람을 붙잡으러 들어갔거늘.혹시나.불길한 생각이 독사처럼 심장을 휘감아, 뼈속까지 시린 한기를 퍼뜨렸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물어 피맛이 번지자 그제야 마음을 억눌렀다. 숨을 죽이고, 소하의 그림자가 밤 속으로 스며들어 흔적을 감추는 순간까지 눈길을 떼지 않았다. 그가 멀리 사라진 것을 확인하자, 금역 바깥의 치명적인 기틀과 함정을 조심스레 피해 달렸다. 놀란 토끼처럼, 거대한 짐승의 아가리 같은 석문 속으로 곧장 몸을 던졌다.그리고 지옥 같은 광경이 불시에 눈앞을 사정없이 들이받았다.죽었다.모두 죽어있었다.이리저리 널브러진 시신들, 얼굴마다 경악과 절망이 굳어붙어 있었다. 부러진 병장기가 바닥에 흩어졌고, 메스꺼울 만큼 짙은 핏내가 코안을 가득 메웠다. 호위들, 거금으로 불러들인 강호의 고수들, 덕망 높은 오숙부, 목설원, 그리고 오라버니 목설하까지.살아남은 자가 하나도 없었다.“으…” 목몽설은 형언할 수 없는 끈적하고 싸늘한 구역감과 숨통을 죄어 오는 공포가 심장을 거세게 움켜쥐는 것을 느꼈다. 속이 뒤집히며 신물이 목구멍 끝까지 치밀었다. 두 다리는 납덩이를 들이부은 듯 무거워 한 걸음도 떼지 못했고, 온몸의 기운이 한순간에 쓸려나갔다. 끝내 그대로 맥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얇은 옷자락을 뚫고 차돌 같은 석판의 냉기가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헐떡이며 숨을 들이켜도 생기 한 줌 들어오지 않았고, 얼음 같은 눈물과 식은땀이 뒤섞여 얼굴과 목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