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의 모든 챕터: 챕터 1451 - 챕터 1460

1571 챕터

제1451화

고지운은 마음이 복잡해졌고, 갑작스러운 비밀 폭로에 몹시 당황하고 불안해했다. 그녀는 순간 눈앞에 자신을 막고 선 소하를 힘껏 밀어내며 거부하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가십시오! 제 일은 원군과 관련 없습니다!”그러나 그녀의 약한 힘은 마치 하루살이가 나무를 흔드는 것과 같았다. 소하의 표정에서 드러난 충격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어느새 거부할 수 없는 굳건함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는 뒷걸음질 치기는커녕 몸을 숙여 한 손으로 그녀의 무릎 아래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는 등을 단단히 지탱했다. 그가 살짝 힘을 주자 그녀의 가벼운 몸이 옆으로 안겨 올라갔다!“앗!” 고지운은 작은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의 가슴팍 옷깃을 움켜쥐었다가, 마치 뜨거운 것에 데인 듯 서둘러 손을 놓으며 몸부림쳤다. “내려주십시오!”소하는 팔을 조여 그녀를 단단히 품에 가두고, 성큼성큼 긴 다리로 의원의 객실을 향해 걸어갔다. 그의 턱선은 날카로웠고, 눈빛은 폭풍 전야처럼 고요했다. 전장에서 단련된 듯한 살기가 은근히 흘러나왔고, 고지운은 그에게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심장을 죄는 듯한 압박감이 느껴졌다.그는 고개를 숙여 창백하게 겁에 질린 그녀의 얼굴을 응시했다. 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쇠붙이가 땅에 떨어지는 듯 무게가 느껴졌다. “그대는 내 아내요. 그대 뱃속의 아이는 나의 핏줄이고. 그런데 어찌 나와 상관이 없겠소?”이 단호한 말이 고지운의 마음에 묵직한 망치처럼 내리꽂혔다. 그녀의 몸부림은 순식간에 잦아 들었고, 어쩔 줄 몰라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소하는 그녀의 놀란 시선을 무시하고 그녀를 품에 안은 채 복도를 지나갔다. 곧장 김단이 머물게 했던 객실 옆방으로 그녀를 데려가 깨끗한 이불이 깔린 침상에 조심스럽게 눕혔다.“자리에 눕고 움직이지 마시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명하고는 몸을 돌려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그리고 그는 직접 백발의 의원을 모시고 돌아왔다.백발노인은 소하의 따가운 시선 아래 고지운의 맥을
더 보기

제1452화

그날은 그녀의 생일이었다.예상치 못하게 소하는 그녀를 위해 정성껏 생일잔치를 준비해 주었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누구 하나 그녀의 생일을 챙겨준 적이 있었던가? 누가 그녀의 생일에 관심을 가졌던가? 커다란 놀라움과 기쁨이 그녀를 사로잡았고, 그녀는 흥에 겨워 술을 탐했다…마지막 기억은 흔들리는 촛불과 흐릿한 사람의 형체뿐이었다. 모든 것이 혼탁하고 불분명했다.그녀가 다시 깨어났을 때,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희미한 아침 햇살 속 소하의 다정한 눈빛, 그리고… 어지럽혀진 방과 몸을 감싸는 낯선 통증이었다.그녀와 소하… 그들은 진짜 부부가 되고 만 것이다.그녀는 기억했다. 소하의 눈빛에는 다정함과 사랑스러움이 느껴졌었다. 그가 물었다. “배고프지 않소? 뭐라도 좀 먹겠소?”그녀의 심장은 북처럼 울렸고, 그 다정함에 심장이 멈출 뻔했다.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그가 내뱉은 이름 석자가 마치 한 바가지의 얼음 물같이 끼얹어져 그녀를 뼛속까지 시리게 만들었다.“단이 낭자.”이에 고지운의 심장은 수많은 날카로운 독침에 찔린 듯했다. 보이지 않는 벌레들이 미친 듯이 갉아먹는 것처럼, 날카로우면서도 길고 둔탁한 통증이 밀려왔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원래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을! 처음부터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이다!그녀가 소하에게 시집온 것은 그저 권력 다툼 속에서 한 줄기 살 길을 찾고, 살아남기 위해 서일뿐이었다!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소하의 마음에 있는 사람이 결코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한 번도 그 자리를 바라지 않았다. 그저 한구석에서 조용히 평안하게 살기를 바랄 뿐이었다!그런데 어쩌다 일이 이렇게까지 꼬여버린 것일까?끝없는 후회와 수치심이 밀물처럼 밀려와 그녀를 덮쳤다. 그녀는 이불을 확 끌어당겨 자신의 머리를 감싸안으며 진정하려 애썼다. 만약 가능하기만 하다면, 차라리 먼지가 되어 이 작은 공간에 영원히 숨어 그 누구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이내 이불 속의 답답하고 숨 막히는 공기가 그녀를 갑
더 보기

제1453화

소하는 목설하가 떠보는 것을 모르는 척하며 담담하게 웃었다. “내가 이번에 온 이유는 내 아우 소한을 찾기 위함이오. 이곳을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기고 사라졌으니, 내 형으로서 직접 와서 해명을 들어봐야 하는 것도 당연하오.”목설하는 웃음을 잃지 않았지만, 눈빛에는 싸늘한 기운이 스쳤다. “원군께서 장소를 잘못 찾아온 듯하오. 소 장군은 지금 둘째 황자의 저택에 손님으로 머물고 있소. 그 자를 찾으려거든 황자의 저택으로 가봐야 할 것이오.”소하의 입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갔지만, 눈빛에서는 어떠한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 역시 물론 한이가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소.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 아이가 ‘골식독’이라는 맹독에 중독되어 중상을 입었고, 지금 둘째 황자의 저택에서 생사를 오가고 있다는 것 역시 알고 있소! 이 보시게 가주, 이에 대한 책임을 목씨 가문에 묻지 않고 둘째 황자의 저택으로 가는 것이 맞다 생각하오?”당시 소한을 조선에서 데려간 것이 바로 그들 목씨 가문이었다. 그의 어조는 평온했지만, 한 글자 한 글자가 칼날과 같이 날카로웠다.목설하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완전히 사라지고, 싸늘함만이 감돌았다. 그는 소하가 이토록 철저하게 조사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고, 용감하게 홀로 쳐들어왔다는 사실에 놀랐다.하지만 그는 속으로는 냉소를 지어 보였다. 소하가 과거 위세를 떨쳤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도 아주 오래전의 일이었다. 지금 그는 조선에서조차 실권 없는 원군일 뿐인데, 당국에서는 얼마나 대단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겠나?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원군의 말은 틀렸소. 소 장군이 독에 중독되고 다친 것이 우리 가문과 무슨 상관이오? 증거가 없거든, 말을 가려서 하는 게 좋을 것이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가문이…”그가 말을 이으려 했지만, 소하의 얼굴에서 분노의 기색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유유자적한 모습으로, 그들이 어떻게 하든 전혀 상관없다는 듯 보였다.바로 그때, 대청 밖에서 목설원의 목소리가 들
더 보기

제1454화

목설하는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한기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소하를 뚫어지게 노려보며, 한 글자 한 글자를 쥐어짜내듯 말했다. “자네, 대체 뭘 하려는 건가?”“간단하오.” 소하는 일어서서 뒷짐을 진 채 목설하를 내려다보았다. “‘골식독’의 해독제를 내놓으시오.”“우리 가문에 그런 독 따위 없거늘, 해독제가 어디 있겠소!” 목설하는 단호히 부인했다.“없다?” 소하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본다는 듯이 가볍게 웃었다. “내 듣기로, 며칠 전 이곳 가문의 금지 구역이 열렸다 하였소. 목씨 가문에 대대로 내려오는 소문 속 기묘한 독들도 분명 그곳에 보관되어 있지 않겠소? 해독제도 당연히 그 안에 있겠지. 그런데도 가주가 입이 닳도록 없다고 부인하니, 내 직접 금지 구역에 들어가 봐야겠소.”“불가능하오!” 목설하는 단칼에 거절했다. “목씨 가문 금지 구역은 우리 가문 자손들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곳이오. 그런데 어찌 그대 같은 외부인이 들어갈 수 있겠소?!”소하는 싸늘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외부인이 들어간 것이 한두번이 아니거늘, 설마 나만 쏙 빼놓겠다는 것이오?”대청 안 분위기가 싸늘해졌고, 목설원이 들고 있던 접이식 부채를 ‘촤악’ 소리 내며 펼쳤다. 그는 부드럽게 부채질을 하며 말했다. “원군, 노여움을 푸시오. 우리 가문은 한낱 상인일뿐인데, 무슨 독이 있겠소? 차라리 둘째 황자 저택으로 가 물어보는 것이 어떻겠소?”“하?” 소하는 눈썹을 치켜 올렸다. 얼굴에 번졌던 가식적인 웃음은 완전히 사라지고 싸늘한 냉기만이 남았다. “아무래도 이야기는 여기까지인 것 같소. 그럼, 나도 이만 물러가겠소. 다만,” 그는 몸을 돌려 가려다가 멈춰 서서 고개를 돌리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목설하의 가슴에 커타란 못이 되어 박혔다. “가주 양반, 알아서 잘 처신하는 편이 좋을 것이오. 뒷감당은… 스스로 해야 할 테니.”소하의 꼿꼿한 뒷모습이 대청 문밖으로 사라지자, 목설하의 가슴이 격하게 뛰기 시작했다.
더 보기

제1455화

“뭐라?!” 목설하가 크게 놀라 벌떡 일어섰지만, 눈앞이 어지러워 다시 침상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눈을 감고 잠시 마음을 진정시킨 뒤 고개를 들었다. 얼굴에는 핏기가 완전히 가셨고, 믿을 수 없다는 듯 경악스러운 표정을 보였다!“내가 사람을 시켜 자리를 지키게 하지 않았느냐?!”“지켰습니다! 분명 지켰습니다!” 목설원이 흥분해서 팔을 휘저었다. “성 동쪽의 보상각은 다섯째 어르신께서 부하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호위 무사 열두 명을 데려가 지키고 있었습니다! 한 발짝도 떠나지 않고요!”목씨 가문 다섯째 어르신인 목진해는 수십 년간 목씨 가문의 모든 호위 무사들을 총괄하며, 강호에서 이름난 수많은 고수들을 길러낸 목씨 가문의 가장 굳건한 방패 중 하나였다. 오늘 소하의 방문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안 목설원은 방심할 수 없었다. 이에 일부러 이 ‘든든한 버팀목’을 움직여 가장 위험한 곳을 지키게 했다.그런데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기어이 일이 터지고 말았다!목설하는 가슴이 천 근 돌덩이에 짓눌린 것처럼 답답했다. 숨을 쉴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그는 목설원을 보며 쉰 목소리로 마지막 남은 희미한 희망을 갖고 물었다. “그렇다면… 그놈들은? 도적들은? 어르신의 일행들이… 그놈을 잡았느냐? 산 채로 한 명이라도 잡았느냔 말이다!”목설원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는 공허한 눈빛으로 말했다. “아무도… 잡지 못했습니다. 잡기는커녕, 어르신께서 말씀하시길 그림자조차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요! 물건이 그냥 허공으로 사라졌습니다!”목설하의 가슴이 죽어가는 물고기처럼 격하게 들썩였다. 그는 몸 아래 깔린 비단 이불을 꽉 움켜쥐었다. 힘을 준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렸다.소하! 그를 너무 얕봤다!목설원의 얼굴은 극도로 보기 흉하게 변했다. “형님, 이제 어찌해야 합니까? 다른 것들은 괜찮다 치더라도, 산호는 품질이 매우 좋아 비슷한 크기의 것을 바로 찾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내일 당장 궁에 바쳐야
더 보기

제1456화

“김단! 나오시오!”아래층에서 들려오는 고함이 김단의 귀에 선명하게 박혔다.그녀를 부르는 것이란 말인가?김단은 미간을 찌푸린 채 침상 옆에 놓인 겉옷을 걸쳤다. 배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억누르며 한 걸음 한 걸음 밖으로 나섰다. 문을 열자마자, 숙희와 고지운이 이미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김단이 나오는 것을 본 숙희가 서둘러 다가왔다. “아씨, 왜 나오셨습니까? 아직 다 나으시지도 않았는데!”“괜찮다.” 김단의 목소리는 연약했지만 비정상적으로 침착했다. 그녀는 숙희의 손을 밀어내고 차가운 벽에 기대 한 걸음씩 옮겨가 계단 모퉁이에 다다랐다. 이윽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녀의 가슴은 쿵 내려앉았다.의원의 대청은 등불로 환했지만, 살기 어린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평소 온화했던 늙은 의원과 어린 약동 몇 명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고, 험상궂은 목씨 가문 호위 무사들에 의해 거칠게 붙잡혀 있었다. 그들은 겁에 질린 눈을 하고 있었고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대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밖으로는 희미한 그림자들로 가득해 그들이 완전히 포위되었음이 분명했다. 대청 중앙에 서서 굳어진 얼굴로 음침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사람은 바로 목설하였다! 그는 팔짱을 낀 채 독이 묻은 얼음송곳과 같이 날카로운 시선을 하고 소리를 듣고 나온 소하와 최지습을 노려보았다.“가주님, 심야에 이렇게 사람들을 이끌고 오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김단은 계단 난간을 잡았다. 통증으로 인해 목소리가 약간 갈라졌지만, 눈빛은 예리함을 잃지 않았다.목설하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 얼굴이 종잇장처럼 창백하지만 굳게 버티고 있는 김단의 모습을 보며, 순간 그의 눈에 복잡한 감정이 스쳤지만 이내 더 큰 분노가 자리 잡았다.그는 콧방귀를 뀌고는 소하의 코끝을 찌를 듯이 손가락을 내밀었다. “낭자, 그건 저 자에게 물어야 하오! 저 자가 먼저 우리 목씨 가문의 세 도시 상점에 불을 지르고, 궁에 바쳐야 할 진귀한 보물들을 훔쳐 갔소! 오늘 밤 저 자를 내놓기 전까지,
더 보기

제1457화

“저는 오늘 목씨 가문에 발 한 발짝도 들이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말입니다!” 소하는 미간을 천자 모양으로 찌푸렸다. 이들과 대화하는 것이 마치 소 귀에 경 읽기처럼 느껴졌다.소하가 단호히 부인하자, 목설하는 마지막 남은 인내심마저 잃었다. 그는 극도로 분노해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고, 소하의 코를 가리키며 말했다. “소 장군! 자네는 한때 천군을 호령하던 장군이었지 않소! 이제는 잘못을 저지르고도 책임지지 못하는 쥐새끼로 전락했단 말이오?!”소하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손가락 마디에서 뚝뚝 소리가 났고, 억눌렀던 분노가 밖으로 터져 나오려 했다. 그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좋소! 내가 그대를 ‘위협’했다고 치겠소! 그렇다면 도대체 내가 왜 그랬겠소? 목씨 가문으로부터 무엇을 얻으려고?!”“자네는 우리 목씨 가문 금지 구역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소? 소한 그 자의 해독제를 찾으려고!” 목설하는 거의 포효하듯 소리쳤다. 목소리가 너무 큰 나머지 기와마저 흔들릴 정도였다.소하는 그 말을 듣고 오히려 너무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 그는 연신 고개를 저었고, 웃음에는 황당함과 조롱이 가득했다. “정말이지, 죄를 덮어 씌우려고 드는 변명도 가지가지군! 다시 말하겠소. 나는 그쪽 목씨 가문에 간 적이 없고, 그대들의 물건을 훔친 적도 없소. 그러니 제발 모두들 어서 떠나 주시고, 무고한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지 마시오!”“이렇게 파렴치할 수가!” 목설하가 소리쳤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김단을 보며 따져 물었다. “낭자, 정말 이 파렴치한 자를 감싸려는 것이오?!”“이보시오!” 숙희가 화가 나서 한마디 하려는 찰나, 김단에 의해 제지당했다.김단은 싸늘한 눈빛으로 목설하를 보며 조소 섞인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도령님, 파렴치함을 논하시려 거 늘, 목씨 가문을 빼놓지 않을 수 없지 않겠습니까? 소 장군님이 물건을 훔치셨다고 입이 닳도록 말하고 계시는데, 증거를 내놓으시지요! 그렇지 않은 이상 의원
더 보기

제1458화

의원 안은 한순간에 일촉즉발의 상황이 되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피를 볼 것만 같았다!김단은 목씨 가문이 물러설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자 극심한 고통을 억누르며 허리를 곧게 폈다. 그녀는 서늘하고 맑은 목소리로 나지막이 외쳤다. “영칠!”“예!” 무뚝뚝한 목소리로 그가 대답했다!“암향당 무사들을 소집해주십시오!”“알겠습니다!” 영칠은 대답하고 한 손가락을 구부려 입에 넣었다. 맑은 휘파람 소리가 고요한 밤하늘을 갈랐다. 마치 몇 개의 음이 조율되는 듯했다.휘파람 소리가 잦아들자, 문밖의 처마 위로 사람들이 빼곡히 자리 잡았다. 그들이 일제히 인사를 올리는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울려 퍼졌다. “암향당 무사, 당주님을 뵙습니다!”목설하의 얼굴에 가득했던 분노와 살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그가 데려온 호위 무사들도 많았지만, 현재 호랑이 군과 암향단 무사들에게 겹겹이 포위되어 있었다. 만약 정말 싸움을 벌인다면, 그들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터였다! 방금 전까지 기세등등했던 목씨 가문 호위 무사들은 이제 도살을 기다리는 양처럼 겁에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목설하는 깊은 숨을 들이쉬고 차가운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 “단이 낭자! 어쨌든 우리는 낭자의 당숙이오. 정말 한낱 외부인 때문에 우리와 완전히 갈라설 작정이오?”그 말을 들은 김단의 입가에 조롱의 미소가 번졌다. 그녀의 차갑고도 맑은 목소리가 의원 전체에 울려 퍼졌다. “당숙이라 하셨습니까? 도령님, 정말 자만심이 대단하십니다! 도령님들은 그저 제 피를 탐내고 제 목숨을 담보로 그 보물이라는 것을 열어 보기 위해 가식적으로 저의 존재를 인정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감히 뻔뻔스럽게도 가족임을 자처하시는 겁니까?! 저에게는 소 장군님이 제 오라버니입니다. 그리고 도령님들은 길가의 행인만도 못합니다. 그저… 역겨운 승냥이들일 뿐이지요!”그녀가 그들과 척지지 않고 있던 것은, 그저 관계가 이렇게 보기 흉하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에게 그럴 능력이 없다는 뜻은 아
더 보기

제1459화

목씨 가문 사람들 모두가 크게 놀랐다.목진해의 목소리는 떨리기까지 했다. “오늘 밤 금지 구역을 지킨 자들은, 저택에서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가진 고수 두 명입니다!”그 말을 들은 목설하는 무언가를 떠올린 듯, 고개를 홱 돌려 창백하지만 침착한 김단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그는 극도의 경악과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인해 목이 쉬어 갈라지는 소리가 나왔다. “금지 구역을 열려면 월광석이 필요하지!”한 글자 한 글자가 잇새를 비집고 나온 듯 피비린내가 났다.물론 김단은 그의 말에 숨겨진 깊은 뜻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 차가운 계단 난간을 꽉 움켜쥐고, 다른 손으로는 배를 단단히 눌렀다. 상처에서 오는 날카로운 통증과 축축하고 끈적한 느낌을 억누르려 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차가운 연못 속 칼날처럼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듯한 목설하의 시선을 정면으로 맞섰다. “월광석은 제 손에 있었고, 한시도 몸에서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한 글자 한 글자가 명확했다.목설하의 굳어져 있던 몸이 점차 풀어졌다.월광석이 없으면, 설령 역적이 금지 구역에 쳐들어와도 세 번째 돌문은 열 수 없을 터…. 목씨 가문의 그 은밀한 비밀은… 최소한 숨길 수 있을 것이다!이 생각에 그는 잠시나마 들끓던 분노를 가라앉히고 약간의 안도감을 가졌다.그는 다시 한번 김단을 쏘아보았다. 그 시선에는 억울함과 경계심, 그리고 모욕당했다는 사실에서 오는 굴욕감이 뒤섞여 있었다. “그래야 할 것이오!” 그의 목소리는 사포에 문질린 듯 거칠었고, 강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오늘 밤 호랑이 군과 무사들은 그에게 뼈저린 교훈을 남겼다!“가자!” 그는 거의 포효하듯 명령을 내렸다. 더 이상 의원에서 숨 막히는 대치 상황을 벌이며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목설원과 목몽설이 좌우에서 서서 그 뒤를 따랐다. 닭 쫓던 개 꼴이 된 목씨 가문 호위 무사들은 썰물처럼 비참하게 밀려나가 의원 대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들이
더 보기

제1460화

최지습은 순간적으로 그녀의 눈빛을 읽어냈다!등골을 타고 오싹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싸늘한 빛이 번뜩였고, 얇은 입술에서 천천히 두 글자가 흘러나왔다. “영칠.”김단은 무심결에 차가운 숨을 들이마셨다. 그 차가운 기운이 목에 걸려 상처가 욱신거렸다. 최지습의 추측은 근거 없는 것이 아니었다.그녀는 손 장로에게 치료받은 후에도 월광석이 품에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 뒤로 숙희가 옷을 갈아입혀줄 때, 그녀는 직접 월광석을 베개 밑에 넣었다.지난 며칠 동안 그녀는 중상을 입어 거의 이 방을 떠나지 않았고, 침상에서도 거의 내려온 적이 없었다.영칠을 제외하고 그녀의 베개 밑에서 귀신처럼 감쪽같이 월광석을 훔쳐 갈 수 있는 사람이 누가 더 있을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김단은 미간을 찌푸렸다. 마음속의 거센 동요를 억누르고 피로감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 들어오라 해주십시오.”최지습은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문밖과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을 불러들였다.촛불은 고요함 속에서 불안하게 흔들렸다. 명암이 불규칙한 빛은 각자의 얼굴에 흔들리는 그림자를 드리웠다. 숙희의 걱정과 초조함, 고지운의 긴장과 불안, 소하의 침착함과 고뇌, 그리고 영칠의 가면 아래 숨겨진 심오한 침묵이 비쳤다.김단의 시선은 천천히 모두를 훑었고, 마침내 감정 없는 영칠의 금속 가면 위에서 멈췄다. 그녀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무거운 돌덩이처럼 모두의 심장을 강하게 내리쳤다. “제가 베개 밑에 두었던 월광석이… 사라졌습니다.”“뭐라고요?!” 숙희가 소스라치게 놀라 비명을 질렀다가, 무심결에 입을 틀어막았다. 크게 뜬 그녀의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경악이 가득했다. 고지운도 차가운 숨을 들이쉬며, 옆에 서 있던 소하를 홱 돌아보았다.하지만 소하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고, 순수한 의심과 놀라움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이 갑작스러운 사건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는 듯했다.오직 영칠만이 반석처럼 그 자리
더 보기
이전
1
...
144145146147148
...
158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