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위들 또한 그 사실을 보고, 뒤늦은 두려움이 등골을 훑고 지나갔다.스무 날도 더 전에 약왕곡을 떠난 자가, 실은 내내 이곳에서 약왕곡을 지켜보고 있었다니.이 절벽마루에서 먼 시야를 내다보면 약왕곡이 한눈에 들어왔다.어느 뜰에 몇 사람이 드나드는지까지 분간될 만큼 훤했다.그 말은 곧, 그들이 예전 장무연으로 대대적으로 움직여 심월의 은신처를 찾을 때,심월은 아구를 데리고 바로 여기서 지켜보고 있었다는 뜻이었다.오늘 그들이 약왕곡을 나와 그의 자취를 좇았을 때도,그는 아마 이미 내려다보며 알고 있었을 것이다.어찌 그리 오랫동안 뒤쫓고도 그림자 하나 못 본지, 이제야 합이 맞았다.소한의 얼굴빛이 한층 어두워졌다.“오늘로는 더 얻을 것이 없겠구나. 돌아간다.”적은 숨어 있고 그들은 드러나 있다.형세가 불리했다. 더 찾아도 실익이 없었다.명령이 떨어지자 일행은 약왕곡으로 발을 돌렸다.약왕곡에 닿았을 때, 해는 이미 서녘으로 기울어 있었다.소한은 산바람과 먼지를 온몸에 묻힌 채, 곧장 김단의 뜰로 향했다.문어귀에는 영칠이 말 없는 석상처럼 서 있었다.그는 그들이 돌아오는 것을 보자마자 묻는 눈길을 보냈다.“어찌되었사옵니까?”가면 너머로 새는 목소리에, 미세한 급박이 서려 있었다.소한이 고개를 저었다.“머무른 절벽마루를 찾았소.적잖은 날을 버틴 자리이었소.약왕곡의 움직임을 모조리 내려다보였소.”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눈가에 짙은 아쉬움을 스쳤다.“그대들이 앞서 장무연을 뒤질 때의 모든 동정도,오늘 우리가 약왕곡을 나선 순간도,아마 그의 눈 아래 있었을 것이오.심월은 여우 같고 숨는 법을 꿰뚫었소.적은 숨어 있고 우리는 드러난 형국이니, 더 쫓아도 허사이오.”영칠은 그 말을 듣고 굳은 얼굴을 가면 아래로 감추었다.그와 심월은 약왕곡에서 함께 자라 가까웠다.그러나 오늘에서야 알았다. 그가 이토록 마음이 깊고 꾀가 많을 줄은.은혜를 헤아리지 않고, 원한은 끝까지 갚는다.약왕곡의 주인은 그를 모욕한 적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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