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왕곡 밖 삼십 리 떨어진 곳, 영객래라는 이름의 객잔이 사량천에 의해 은밀히 통째로 빌려졌다.비록 작은 마을의 객잔이었으나, 안팎은 매우 엄숙하고 고요했다. 오직 이층의 한 별실에서만 불빛이 새어 나왔고, 희미하게 말소리가 들렸다.별실 안에는 술과 음식이 차려져 아직 온기가 채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심월은 손님 자리에 앉아 있었다.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썼고, 안색은 평소대로 음울하고 경계심을 띠고 있었다.사량천이 직접 심월에게 술을 권하며 웃었다. “심 선생의 안내 덕분이었소. 그렇지 않았다면 아들도 이틀을 더 지체됐을 것이고, 살아서 약왕곡에 들어가지 못했을 것이오!”심월은 무의식적으로 찻잔 가장자리를 어루만졌고, 맞은편에 있는 겉으로는 열정적으로 보이는 사량천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던졌다.“장주님.” 심월은 마음속의 의혹을 참지 못하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쉰 듯했고, 묘한 경계심이 들어 있었다. “장주님의 말씀은, 아드님의 상태가 안정되었다는 뜻입니까? 김단이... 정말로 아드님의 오랜 병을 치료했다는 말씀입니까?”그것은 그의 스승조차 손쓸 도리가 없어 병세를 안정시키는 것만 가능했을 뿐, 치료는 불가능했던 중병이었다!설마, 김단의 의술이 이 정도까지 발전했다는 말인가?그는 사량천을 뚫어지게 응시하며, 상대의 얼굴에서 아주 작은 허점이라도 찾아내려 애썼다.사량천은 그 말을 듣고 크게 웃으며 술잔을 들어 보였다. “심 선생은 어찌 그리 조급하시오? 곡주는 약왕곡의 정통 후계자이니, 그만의 뛰어난 수단이 있을 터. 자, 한 잔 드시오. 우리 아들이 목숨을 건진 것을 축하하며!” 그의 웃음은 호탕했으나, 눈빛 깊은 곳에는 싸늘함이 스쳐 지나갔다.심월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두 눈은 더욱 날카로워졌고, 사량천을 집요하게 응시했다. “장주님, 솔직하게 말해주십시오!”사량천은 그 말을 듣고 알 수 없는 미소를 입가에 걸었다. 그는 천천히 자신의 잔에 술을 가득 채우며, 평온하고 흔들림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심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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