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이른 새벽, 첫 가느다란 새벽빛이 얇은 창호지를 비집고 들어와, 부드럽게 최지습의 눈꺼풀 위에 내려앉았다.그의 길고 고운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서서히 눈이 떠졌다.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낯선 침장 위의 휘장, 공기 속에는 씁쓸하면서도 은근히 감도는 달큰한 약향이 퍼져 있었다.익숙했다.약왕곡에서만 맡을 수 있는 향기였다.그는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조금 움직였다. 오래 누워 있었던 탓인지 몸이 다소 굳어 있는 듯했으나, 잠시 숨을 고르며 적응하자, 오히려 전신을 채우는 충만한 기운이 또렷이 느껴졌다.최지습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팔을 들어 올렸다.가늘게 뻗은 뼈마디가 또렷하고, 혈색이 도는 건강한 손바닥.가볍게 주먹을 쥐어 보니, 살 아래로 생기가 차오르는 느낌이 손에 잡히듯 전해졌다.이 모든 것이… 정말이란 말인가.분명 그는… 소한에게 심장을 꿰뚫렸는데.날이 선 칼날이 자신의 가슴을 가르며 파고들던 그 찢어지는 고통이 또렷했고, 그 순간 김단의 얼굴 위에 번졌던, 거의 절망에 가까운 표정 역시 더욱 또렷이 기억나고 있었다.지금 이 순간 되새기기만 해도, 따뜻한 피와 함께 꺼져 가던 숨, 서서히 식어가던 사지의 감각, 김단을 마주 보며 차마 입에 올리지 못했던 죄책감까지 모두 떠올랐다.그러니 그는 죽었어야 맞다.그런데도 지금, 이렇게 힘이 가득 찬 제 팔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오히려 죽음 직전의 모든 일이 한바탕 꿈처럼 느껴졌다.그는 번쩍 상반신을 일으켰다.동작은 매끄럽고 힘찼으며, 전혀 막히는 데가 없었다.가슴께로 시선을 내려뜨리니, 한때 흉측하게 벌어져 있던 상처 자리는 옅은 분홍빛의 새 살만이 희미하게 흔적을 남기고 있을 뿐이었다.그 상처가 실제로 존재했음을, 모든 일이 꿈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손끝으로 조심스레 눌러 보았으나, 어디에서도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마치 다른 세상에서 돌아온 듯, 또 한편으로는 깊은 꿈에서 막 깨어난 듯한 이질감이었다.그렇다면, 자신을 살려낸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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