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소한이 비록 소식을 내보냈다 한들 가슴속 심장은 여전히 높이 매달린 듯 내려앉을 줄을 몰랐다.보이지 않는 손에 꽉 틀어쥐어진 것만 같았다.알 수 없는 일들이, 아직도 너무 많았다.저들이 언제 손을 쓸지, 어디에서 손을 쓸지, 어떻게 손을 쓸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적은 어둠에 숨어 있고, 이쪽은 훤히 드러난 형세.김단 쪽에서 미리 대비를 한다 한들, 과연 그때까지 손쓸 겨를이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소한의 마음속에 문득 대담한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가만 따져 보면, 꼭 적만이 어둠 속에 있는 것도 아니었다.적어도, 자신 역시 지금은 어두운 곳에 있었다.마음속에 갈피를 잡자 소한의 눈빛에는 싸늘한 결의가 스며들었다.그는 제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약왕곡의 암위들이 하던 방식을 흉내 내 낙래여인숙 가장 그늘진 모퉁이로 기척 없이 몸을 숨겼다.숨을 죽인 채, 모든 감각을 이층에만 온전히 쏟아부었다.일층 대청에는 이미 제자들도 흩어져 주변은 물 빠진 연못처럼 고요해졌다.자신의 심장 소리마저 유난히 시끄럽게 들릴 지경이었다.마침내, 아주 미세한 옷자락 스치는 소리 뒤로 천응채 채주의, 일부러 낮춘 듯한 쇳소리 섞인 목소리가 토막토막 귀에 들어왔다.“……가서 우리 쪽 사람들하고, 칠살회랑 청람문에서 뽑아 올린 고수들 전부 내 방으로 데려와라. 기억해라, 단 한 사람도 눈치 채게 해서는 안 된다.”소한의 눈에서 한 줄기 냉기가 번쩍 하고 튀었다.이제야 저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복도 제일 안쪽 방에서 천응채의 한 제자가 모습을 드러냈다.그의 손에는 종이 한 장이 들려 있었으니, 명단을 적어 놓고 그 이름들을 차례로 부르러 가는 것이 분명했다.그 제자가 뒷마당 쪽으로 발길을 돌리자 소한은 몸을 번뜩이며 은신처를 이탈했다.고양이보다 가벼운 걸음, 미풍보다 옅은 기운.그의 형체는 그림자조차 없는 그림자처럼 기둥과 벽 사이 어둠을 타고 흘러 조용히 그 제자의 뒤를 따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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