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멀리 떨어진 나무 그늘 뒤, 쓸쓸한 그림자 하나가 조용히 홀로 서서 잔하촌의 소란과 눈에 띄는 백발의 여인을 눈에 담았다.소한의 손가락 끝은 나무줄기에 깊숙이 박혀, 나무 조각이 살갗을 찔러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그는 그녀가 태연하게 두 장문인을 위협하는 것을 보았고, 그녀가 내력을 살짝 활용해 나무 탁자를 가루로 만드는 것을 보았으며, 그녀의 냉정한 모습이 불빛 아래에서 낯설고 멀게 느껴지는 것을 보았다.마음속은 무언가에 세게 붙잡혀 쥐어짜는 듯 시큰하고 아팠다.그의 뒤를 따라다니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소한 오라버니’라고 부르며, 맑은 눈빛으로 의지하던 그 어린 소녀는 결국 세월과 지나간 풍파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눈앞의 김단은 강하고, 냉정하며, 결단력이 있어 마치 누구의 보호도 필요 없이 이 혼란스러운 강호 속에서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있을 듯했다.그녀는 심지어... 그의 보잘것없는 죄책감과 보상도 더는 필요로 하지 않았다.이 점을 인식하자, 거대한 상실감과 공허함이 그를 휩쓸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뒤를 따른 것은 불만이나 아쉬움이 아니라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한 후련함이었다.그는 고개를 살짝 들어 하늘 위에 차가운 달을 바라보았고, 입가는 천천히 복잡하면서도 천 근의 짐을 내려놓은 듯한 미소를 그렸다.이렇게...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그녀는 이미 날개를 펼치고 높이 날아, 자신만의 하늘과 그녀를 지키는 사람들을 가졌으니, 그처럼 때늦은 미련이 다시 그녀를 방해할 필요가 없었다.마침내, 그는 따뜻한 모닥불과 불빛 가운데에 백발의 여인을 지그시 바라본 뒤, 단호하게 몸을 돌려 소리 없이 더 깊은 밤의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는 절대 뒤돌아보지 않았다.그날 밤, 잔하촌 공터의 모닥불은 더욱 활활 타올랐다.10명의 갑옷을 입은, 먼지를 뒤집어썼지만 기운이 넘치는 장정들이 마을로 들어섰고, 최지습을 보자마자 황급히 소리 높여 불렀다. “형님!”바로 늦게 도착한 호랑이군들이었다!최지습도 매우 기뻐하며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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