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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761 - チャプター 1770

1772 チャプター

제1761화

천응채 채주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낭자는 무엇을 원하는 거요? 설마 정말 우리 두 대문파를 완전히 박살 내겠다는 것은 아니겠지?”김단은 담담하게 미소 지었지만, 그 웃음기가 눈까지 닿지는 않았다. “약왕곡은 널리 세상을 구제하는 곳이지, 다툼을 즐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또한 누구에게나 얕보이는 무리도 아닙니다. 오늘 사람들을 놓아줄 수도 있고, 해독약을 줄 수도 있지요.”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마치 얼음 송곳 같은 눈빛으로 두 사람을 응시했다. “하지만 저는 약조를 받기 원합니다. 이후부터 두 문파는 결코 약왕곡에 반 걸음도 더 들이지 않으며, 약왕곡 제자들을 능멸해서도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말이 채 끝나기도 전, 김단은 마치 아무렇지도 않게 소매를 한 번 흩었고, 도포 자락이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바람을 일으키며 곁에 놓인 약 그릇을 올려둔 초라한 나무 탁자를 가볍게 스쳤다.그 순간, 모두가 경악하는 가운데, 그 단단한 나무 탁자가 소리 없이 가운데에서 갈라졌고, 곧 “와르르” 소리와 함께 규격이 일정한 나뭇조각 더미로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마치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칼날에 순식간에 잘린 듯했다!이러한 내력, 힘 조절의 정교함, 강한 기세에 천응채 채주와 칠살회 회주는 눈빛이 흔들렸고, 차가운 숨을 들이마셨다!그들은 그제야 경악하며 깨달았다. 눈앞의 이 여려 보이는 약왕곡 후인의 내력 수준이 이토록 높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현장은 일순간 죽은 듯이 고요해졌고, 모닥불이 타닥거리는 소리만이 남았다.땅에 축 늘어진 제자들은 더욱 겁에 질려 얼굴이 잿빛이 되었다.천응채 채주의 목이 한 번 꿀꺽 움직이며 힘겹게 침을 삼켰다. 모든 오만과 요행은 이 순간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는 가장 먼저 두 손을 모았고, 어투는 전례 없이 정중했다. “김... 김 낭자의 무공은 참으로 신통하오. 이 몸이 경의를 표하오! 오늘의 일은 모두 우리들의 잘못이오! 우리 천응채는 맹세하겠소. 결코 다시 약왕곡을 침범하지 않겠소!”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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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2화

한편, 멀리 떨어진 나무 그늘 뒤, 쓸쓸한 그림자 하나가 조용히 홀로 서서 잔하촌의 소란과 눈에 띄는 백발의 여인을 눈에 담았다.소한의 손가락 끝은 나무줄기에 깊숙이 박혀, 나무 조각이 살갗을 찔러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그는 그녀가 태연하게 두 장문인을 위협하는 것을 보았고, 그녀가 내력을 살짝 활용해 나무 탁자를 가루로 만드는 것을 보았으며, 그녀의 냉정한 모습이 불빛 아래에서 낯설고 멀게 느껴지는 것을 보았다.마음속은 무언가에 세게 붙잡혀 쥐어짜는 듯 시큰하고 아팠다.그의 뒤를 따라다니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소한 오라버니’라고 부르며, 맑은 눈빛으로 의지하던 그 어린 소녀는 결국 세월과 지나간 풍파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눈앞의 김단은 강하고, 냉정하며, 결단력이 있어 마치 누구의 보호도 필요 없이 이 혼란스러운 강호 속에서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있을 듯했다.그녀는 심지어... 그의 보잘것없는 죄책감과 보상도 더는 필요로 하지 않았다.이 점을 인식하자, 거대한 상실감과 공허함이 그를 휩쓸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뒤를 따른 것은 불만이나 아쉬움이 아니라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한 후련함이었다.그는 고개를 살짝 들어 하늘 위에 차가운 달을 바라보았고, 입가는 천천히 복잡하면서도 천 근의 짐을 내려놓은 듯한 미소를 그렸다.이렇게...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그녀는 이미 날개를 펼치고 높이 날아, 자신만의 하늘과 그녀를 지키는 사람들을 가졌으니, 그처럼 때늦은 미련이 다시 그녀를 방해할 필요가 없었다.마침내, 그는 따뜻한 모닥불과 불빛 가운데에 백발의 여인을 지그시 바라본 뒤, 단호하게 몸을 돌려 소리 없이 더 깊은 밤의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는 절대 뒤돌아보지 않았다.그날 밤, 잔하촌 공터의 모닥불은 더욱 활활 타올랐다.10명의 갑옷을 입은, 먼지를 뒤집어썼지만 기운이 넘치는 장정들이 마을로 들어섰고, 최지습을 보자마자 황급히 소리 높여 불렀다. “형님!”바로 늦게 도착한 호랑이군들이었다!최지습도 매우 기뻐하며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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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3화

김단은 그 순간 차마 눈을 마주칠 수 없었기에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 “마침 곧 상을 차린다고 하니, 모두 일단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지요!”이번 역병은 진사원이 독을 써서 일으킨 것이고, 시간이 그리 오래되지 않아 마을 주민들의 피해도 크지 않았다.지금은 김단 일행의 목숨을 구해준 은혜에 보답하고자, 집집마다 가장 좋은 귀한 것들을 내놓아 모닥불 위에 큰 솥에 향긋한 닭고기와 소고기를 푹 끓이고 있었다.집에서 담근 막걸리도 꺼내어 그 향기가 가득 퍼졌다.공터에는 길고 초라한 나무 탁자가 놓였고, 마을 사람들은 김단 일행을 끌어당겨 자리에 앉혔다.불빛은 춤을 추었고, 재난에서 구원받은 안도감과 감사가 담긴 순박한 얼굴들을 비추었다.“우리가 없던 사이에 형님께서 하마터면 죽을 뻔하셨군요!” 일곱째 도령은 미간을 찌푸렸고, 어투에 두려움이 섞여 나왔다.“그래서, 낭자가 이제 무림 고수가 된 것이오?” 둘째 도령은 최지습이 김단에게 말한 일을 듣고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그들은 이제 김단의 백발이 정말로 큰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안심할 수 있었다.다섯째 도령은 더욱 과장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후일에 혹시라도 낭자에게 잘못을 저지른다면, 한 손만으로 우리 몇을 모두 날려 버리는 것 아니오?”열한번째 도령은 심지어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형님께서는 혹여나 낭자에게 잘못 보이지 마십시오. 우리까지 연루되면 큰일입니다. 생각만 해도 무섭습니다.”이들의 농담에 김단은 얼굴이 붉어질 뿐이었다.최지습도 꽤 곤란했는지 화제를 돌렸다.“너네들은 어떻느냐? 모두 돌아가 보았느냐? 별일 없었고?”셋째 도령은 입가를 닦으며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돌아가지 않는 편이 나았습니다. 이번에 돌아가니 속에서 울화가 터지지 않았겠습니까? 우리 집 꼬마 녀석은, 선생이 글을 가르치니 ‘아비 부(父)’ 자를 억지로 ‘도끼 부(斧)’ 자로 써서 얼마나 화가 났는지!”그는 입으로는 불평했지만, 눈 속의 웃음과 자랑스러움은 숨길 수 없었다.여덟째 도령도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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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4화

이 말을 들은 숙희는 저도 모르게 걱정하기 시작했고, 머릿속에는 진사원 같은 자들의 얼굴이 자동적으로 떠올랐다. 이에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아무래도, 아씨께서 이번에 개최하는 무예 대회가 많은 이들을 끌어모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나 많은 강호 인사들이 모이면, 수도가 혼란스러워지지 않을까요?”이 말을 듣자 사람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다들 숙희가 너무 순진하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오직 김단만이 숙희를 매우 진지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안심하거라. 수도에는 주상 전하께서 계시지 않느냐! 그 문파들도 함부로 날뛸 수 없을 것이다! 설령 무림맹주가 온다 해도, 주상 전하 앞에서는 예의를 갖춰야 할 것이다.”“어째서요?”숙희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 강호 사람들은 하나같이 모두 그렇게 대단한 자들인데, 아무나 마음대로 죽일 수 있지 않습니까? 왜 명령에 복종해야 하나요?”그녀는 강호 사람들이 궁궐의 호위 무사들과 맞서도 쉽게 그들을 죽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김단은 곰곰이 생각하며, 자신도 어엿한 ‘문파의 장문인’으로써 최대한 부드럽게 대답하려고 노력했다. “한 명의 무림 고수는 확실히 몇번의 동작만으로 한 사람을 죽일 수 있지. 하지만 주상 전하의 수하에는 수천수만의 장수들이 있으며, 그들 모두 훈련이 잘 되어 있고, 강력한 활과 쇠뇌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개인이나 문파의 무력은 이런 병력 앞에서는 미미해 질 것이다. 게다가, 큰 문파는 제자가 수백에서 수천 명일 수 있지만, 주상 전하의 군대는 십만 명이 넘는다. 어찌 그들과 비교할 수 있겠느냐? 더욱이, 각 문파에는 산문과 토지, 재산, 그리고 가족이 있다. 이 모든 것이 조정의 관할 아래에 있으니, 그들은 감히 함부로 날뛰지 못할 것이다.”이 말을 듣자 숙희는 비로소 깨달은 듯했다. “과연 그렇군요. 아씨는 정말 똑똑하십니다. 아는 것이 참 많아요!”숙희의 존경 어린 듯한 모습을 보며, 김단도 저도 모르게 당황했다. 그렇다, 그녀는 이제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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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5화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주변의 모든 마을 주민들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손에는 사발이나 잔을 들고 진심 어린 눈빛으로 김단 일행을 바라보았다.김단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들어 마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었다.최지습도 자연스럽게 따라 일어섰다. 김단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취할까 염려하여, 그는 김단을 대신해 여러 잔을 마셨다.하지만 그 때문에 진실을 말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다음 날, 마을 주민들 모두 별 탈 없음을 확인하고, 충분한 약초를 남겨 둔 뒤, 김단 일행은 연신 감사를 표하는 마을 주민들과 작별하고 다시 수도로 향하는 여정에 올랐다.마차 안, 영칠은 김단에게 최근 소식을 보고했다. “낭자 수도에는 지금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소. 각 대 명문과 많은 은둔 고수들이 이미 도착했고, 모두 약재 연못을 위해 모여 상황이 매우 복잡하오.”그는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말했다. “덧붙여, 소하 장군도 얼마 전 수도에서 우리를 맞이하러 출발했으니, 일정대로라면 머지않아 만나게 될 것이오.”이 말을 듣자 김단은 저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오라버니가 우리를 데리러 오신다고요? 그렇다면 고지운 낭자는 어쩐단 말입니까? 시간을 따져 보면 지금쯤 아이를 낳았을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김단은 소하가 한양에 남아 고지운을 돌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영칠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직 그 분에 대한 별다른 소식은 받지 못했소.”그 말을 들은 김단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사흘 뒤, 해가 질 무렵, 관도 옆의 한 역참에서 김단 일행은 먼지를 뒤집어쓰고 달려온 소하를 만났다.“대군! 단이 낭자!” 소하는 그들을 보자 얼굴에 진심 어린 기쁨을 드러내며 재빨리 다가갔다. “이제야 만나다니!”그의 목소리에는 상당한 안도감이 묻어났다.최지습은 웃으며 그를 맞이했고, 힘껏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고생했네. 수도 상황은 어떠한가?”“많은 강호 인사들이 왔지만, 모두 통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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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6화

이후의 길은 그야말로 평탄했다. 별다른 파도가 일지 않았다.첫째는 진사원이 죽은 일이 이미 강호인들에게 분명한 경고가 되었기 때문이었다.둘째는 소하가 데려온 인원은 많지 않았지만 모두 조정에서 내린 갑옷을 입고 있었으니, 설령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소동을 일으키려 해도 다른 이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래서 일행은 가는 내내 웃고 떠들며 술을 나누고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끝도 없이 이어질 것만 같던 긴 여정도 그다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보름이 지나자 마차 행렬은 예전처럼 번화한 한양에 닿았다.우뚝 솟은 성벽이 위엄 있게 서 있고, 성문 앞은 수레와 말, 사람들이 뒤엉켜 붐볐다. 떠들썩한 소란은 잔하촌의 고요함과 또렷하게 대조를 이루었다.하지만 아마 이곳을 떠나던 그때 너무 많은 일이 한꺼번에 일어났기 때문일 것이다.김단은 그 높은 성벽을 바라보며, 진산군이 등을 돌리던 결연한 모습만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가슴 한가운데가 이유 없이 저릿하게 저며 왔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심장을 깊숙이 찌른 채, 아무리 애써도 뽑히지 않는 것만 같았다.그날 진산군은 분명 크게 다쳤을 것이다. 정으로나 이치로나, 한 번쯤은 찾아가 봐야 마땅했다.그 생각이 미치자 김단은 곁에 있던 최지습을 향해 몸을 돌렸다.“저는 제 작은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최지습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멍해졌다.김단은 그가 조금 서운해하는 줄로만 여겼다. 어차피 지금까지는 줄곧 평양관저에서 지내 왔으니 그럴 만도 했다.김단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예전에는 소한이 걱정돼서 그리한 것뿐이에요. 이제는 다들 지난 일을 내려놓았으니, 제가 제 작은 집으로 돌아가 살아도 아무 문제 없을 거예요.”그 말을 들은 최지습은 한참 만에야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좋소.”그리하여 김단은 일행과 차례로 작별 인사를 나눈 뒤 숙희 등과 함께 마차에 올랐다.마차는 천천히 굴러가며, 그녀가 살던 작은 집이 있는 방향으로 향해 갔다.최지습은 그대로 그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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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7화

우직한 왕철은 너무 다급한 나머지 말까지 꼬여 버렸다.금세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이를 본 숙희가 재빨리 한 걸음 나서며 웃음 띤 얼굴로 달랬다.“아이고 왕철, 그렇게까지 허둥대지 마. 아씨께서 아무 일도 없으셔. 내가 말해 줄게. 아씨 머리카락은 공을 깊이 닦으시고 내공이 더 정진하셔서 이렇게 된 거야. 좋은 징조라니까. 아씨가 더 강해지셨다는 뜻이지. 이렇게 멀쩡히 서 계시잖아.”거짓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둘러대는 것이 가장 빠르다고 숙희는 생각했다.김단도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왕철, 나 정말 괜찮아.”왕철은 선뜻 믿지 못한 눈길로 김단을 위아래로 찬찬히 훑어보았다.안색은 곱게 상기되어 있고, 눈빛은 맑았다.도무지 병든 사람처럼은 보이지 않자 그제야 마음 한구석이 조금 놓였다.투박한 손등으로 눈가를 대충 훔치며 중얼거렸다.“괜찮으시다니 다행입니다, 다행입니다… 정말 간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그는 그렇게 쉴 새 없이 중얼거리면서도 서둘러 김단과 숙희를 집 안으로 모셔 들였다.떨어뜨렸던 빗자루를 주워 들고는 두 사람 뒤를 따르며 줄줄이 말을 이었다.“아씨, 이제야 돌아오셨습니다. 한양을 떠나신 지도 벌써 일 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이 종은 날마다 여기서 기다리고 또 기다리며, 언제나 아씨만 손꼽아 왔습니다. 맞다, 작년 가을에는 옆집 장 숙모네에서 며느리를 들였는데, 우리 쪽에도 떡을 보내 왔습니다. 종이 예법대로 답례도 해 두었으니 이따 한번 보시고, 아씨 눈에도 흡족한지 살펴보십시오. 또 봄만 되자 어디서 굴러온지 모를 길고양이들이 담장 위에서 싸움을 벌이다가 기와 두 장을 부숴 먹었습니다. 종이 얼른 사다리를 가져와 지붕에 올라가 막아 두었더니 비 한 방울 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 앞거리의 가게 관리자가 우리 집 길가에 면한 그 작은 방을 빌려 잡화점을 내고 싶다고 하더이다. 전에 그 방은 남에게 빌려 주지 말라 하신 아씨 말씀이 생각나서, 종이 단번에 거절해 버렸습니다…”김단은 왕철이 자질구레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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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8화

왕철은 그 말을 듣고 얼굴에 뚜렷한 당혹이 스쳤다.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고개를 갸웃했다.“진산군 댁 말씀이십니까? 아씨, 혹시… 이미 돌아가신 진산군이랑 임씨 부인 말씀입니까? 무덤에 가서 제를 올리시려는 겁니까?” 이미 돌아가셨다는 말은 벼락처럼 김단의 귓가에 떨어졌다.그녀의 온몸이 순식간에 굳어 버렸다.소매를 정리하던 손동작이 허공에서 그대로 멈췄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왕철을 바라보았다.동공이 가늘게 좁혀졌다.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그녀 자신도 눈치 채지 못한 떨림을 머금고 있었다.“왕철… 방금 뭐라고 했느냐? 이미… 돌아가셨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왕철은 김단의 반응에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얼굴에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 가득했다.“아씨, 정말 모르고 계셨습니까? 진산군과 임씨 부인 두 분께서 돌아가신지 벌써 일 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때 아씨께서 한양을 떠나실 때 있었던 일이잖습니까.진산군께서 아씨를 지켜 내시겠다고 두 팔을 문빗장처럼 걸고 성문을 버티셨습니다. 그러다 그 죽일 놈이 그 두 팔을 몽땅 잘라 버렸고요. 종은… 당연히 아씨께서 알고 계신 줄로만 알았습니다.”“왕철!”숙희가 놀라 소리쳤다.그의 말을 막아 보려 했지만, 왕철의 입은 이미 너무 빨랐다.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쏟아낸 뒤였다.그 순간 김단의 머릿속은 새하얘졌다.모든 소리와 풍경이 한순간에 멀어져 가는 듯했다.왕철과 숙희가 그 뒤로도 무언가를 계속 떠들어 대고 있었지만,그녀의 귀에는 한 마디도 들어오지 않았다.벌써… 일 년이 넘었다고…?그럴 리가.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그녀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저녁바람이 그녀의 눈처럼 새하얀 머리카락을 스쳐 지나갔다.맑고 고왔던 얼굴은 땅거미 속에서 순식간에 핏기를 잃어 갔다.남은 것은 거대하고, 거의 텅 비어 버린 듯한 막막함뿐이었다.그녀는 숨 쉬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가슴 깊은 곳에서 숨 막히는 듯한 답답함이 서서히 치밀어 올랐다.그제야 그녀는 숨을 거세게 한 번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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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9화

임학의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다.“아버지와 어머니의 원수는 오라버니가 이미 갚았다. 그날 너는 나라와 조선을 위한 대의를 위해 그 자리에 있었고, 아버지께서 너를 구하신 것도 조선과 주상을 위한 일이었다. 어머니 또한 결코 너 때문에 돌아가신 것이 아니다. 그러니 제발 이 모든 일을 네 어깨 위에만 올려놓지 마라. 결국 잘못은 오라버니인 나에게 있다. 진산군 댁의 짐을 짊어지지 못한 것도, 다 나의 무능 때문이다. 원망이 있다면… 전부 나에게 쏟아라. 더 이상 너 자신을 괴롭히지 말아라…”말을 이어 갈수록 그의 목소리에는 서러운 기색까지 배어 나왔다.“너는 겨우… 겨우 다시 한 번 나를 봐 주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예전처럼 그렇게까지 나를 미워하지도 않게 되었는데… 또 내가 다 망쳐 버렸다. 단이야, 나를 원망해라. 마음껏 나를 욕해라. 모두 다 내 잘못이다…”방 안에서 김단은 차가운 문짝에 등을 기댄 채 천천히 바닥으로 미끄러지듯 주저앉았다.문 밖에서 들려오는 임학의 목소리, 고통과 자책이 뒤섞인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또렷하게 그녀의 귓가에 스며들었다.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 있는 그 사람이 지금 얼마나 절망에 가까운 곳에서 얼마나 낮고 비굴한 기도로 매달리고 있는지, 그 감정까지도 고스란히 느껴졌다.그녀는 울지 않았다.그저 얼굴을 깊이 무릎 사이에 파묻었다.갑자기 들이닥친 진실과 거대한 슬픔이 속을 휘저으며 가슴과 오장육부를 마구 쳐 올려도 그저 그 자리에 웅크리고 있을 뿐이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만큼 긴 침묵 끝에, 마침내 최지습이 거의 억지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려 할 즈음에서야—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안에서 열렸다.문간에 선 김단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 하나 없었다.다만 모든 것이 다 닳아 없어져 버린 듯한 피곤한 고요만이 어려 있었다.그녀의 시선은 최지습을 지나 바로 임학에게로 가 닿았다.문이 열리는 순간, 임학은 숨조차 쉬지 못하고 굳어 버렸다.문 안에 선 사람을 똑똑히 알아본 순간, 벼락을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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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0화

임학은 김단의 차가운 눈동자에도 물기가 번져 오르는 것을 보고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그는 황급히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서며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단이야, 그렇게 생각하지 마.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아버지, 어머니… 두 분은 한 번도 너를 원망하신 적이 없다. 그리고… 그리고 두 분이 아신다면, 네가 다시 아버지, 어머니라고 불러 주겠다고 마음을 돌렸다는 걸 아신다면, 얼마나 기뻐하실지 몰라.”그 말을 들으며 김단의 눈물은 더욱 거세게 흘러내렸다.예전의 그녀는 끝까지 고집을 부리며 두 사람을 인정하지 않았다.입에서 ‘아버지, 어머니’라는 말 한 번 꺼내는 것이 차라리 자신을 죽이는 것만큼이나 괴롭게 느껴질 정도였다.진산군.임씨 부인.그 두 호칭이야말로 그녀에게는 가장 편안하고, 가장 익숙한 부름이었다.그러나 이제 이 세상 어디에도 그 둘이 더는 존재하지 않는 지금,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그 두 호칭에서는 싸늘한 허전함 말고는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오히려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 망설이게 만들던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말이이제 와 곱씹어 보면 가장 알맞은 부름이 되어 있었다.최지습은 지금 이 순간, 분명 울음을 참고 버티려 애쓰고 있으나 도무지 버텨 내지 못하는 김단의 모습을 바라보며 가슴이 미어질 듯 아려 왔다.그는 천천히 다가가 가볍게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원래 말이 많은 사람도 아니었다.지금 이 순간에도 무슨 말을 해 줘야 할지 알 수 없었다.다만 지금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한 번 안아 주는 것, 기댈 어깨 하나 내주는 것이라는 사실만은 또렷이 알고 있었다.언제든지,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간에, 그녀 곁에는 늘 자신이 서 있다는 것을 그렇게 전하고 싶었다.김단은 최지습의 품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처음에는 어깨만 조용히 떨릴 뿐이었지만, 오랫동안 눌러 두었던 슬픔과 놀람, 서러움과 깊은 무력감이 무너진 둑을 헤집고 쏟아져 나온 물처럼 더는 막을 수 없게 되었다.그녀는 얼굴을 깊숙이 파고들 듯 최지습의 옷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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