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차가운 대표님과의 치명적인 밤들: Kabanata 1461 - Kabanata 1470

1736 Kabanata

제1461화

강현우는 눈썹을 아주 살짝 움직였다.말없이 배지훈 옆에서 술병을 빼앗아 들더니, 병째로 꿀꺽꿀꺽 비워 버렸다.“컥, 컥!”목을 타고 내려가는 술 때문에 거친 기침이 터지자, 배지훈은 후다닥 술병을 빼앗았다.“물이 아니라 술이라고. 넌 아직도 몸이 회복 중인데 이걸 그렇게 들이부어? 지금은 많이 마시면 안 돼.”하지만 말이 끝나고 보니, 병은 이미 텅 비어 있었다. 배지훈이 얼굴을 찌푸린 채 술병을 내려놓고 길게 한숨을 쉬었다.“이렇게 마셔서 뭐가 달라져. 내 말 좀 들어. 그렇지 않으면 나처럼 평생 후회할 거다.”강현우가 비웃음을 흘렸다.“후회? 그건 네가 자초한 일이지.”말문이 막힌 배지훈이 눈살을 찌푸리자, 강현우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늘 매끈하게 넘기던 머리는 이마로 흐트러져 있었고 눈빛에는 피로가 내려앉아 있었다. 강현우는 연기를 깊게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뿜으며 낮게 말했다.“오늘 누가 널 여기로 보냈든 상관없어. 방금 네가 한 소리는 못 들은 걸로 하자. 그래야 계속 친구로 지내지.”강현우의 말투에는 담담한 체념이 묻어났다.그러자 배지훈이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내가 친구니까 온 거야. 지금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냐?”강현우는 대답 대신 담배를 잠깐 멈칫 들고 있다가, 입꼬리를 씁쓸하게 올렸다.“친구라.. 나 같은 몸을 가진 사람을 친구로 두고 싶겠어?”배지훈의 눈가가 더 붉어졌다.“그게 무슨 뜻이야?”강현우가 비스듬히 눈썹을 치켜세웠다.“그것도 못 알아들으면 바보지. 이 정도면 충분히 말했잖아.”배지훈은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 들었고 바닥의 빈 병을 움켜쥐어 내던졌다.쨍그랑!떨리는 손끝이 강현우를 가리켰다.“좋아. 지금 한 말을 그대로 기억해.”배지훈은 더 흥분된 말투로 쏘아붙였다. 술기운으로 벌겋게 오른 두 눈이 강현우를 곧장 꿰뚫을 것만 같았다.“지금 그 말은 무슨 뜻이야?”강현우가 느리게 눈길을 올리더니, 비꼬듯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역시 미련하네. 이 정도면 충분히 알아들
Magbasa pa

제1462화

민진혁은 한눈에 강씨 가문 본가에서 쓰는 차량이라는 걸 알아봤다.그는 윤하경이 온 줄 알고 반사적으로 미소부터 올리며 걸음을 재촉했다.“사모...”민진혁은 목까지 올라온 말을 꿀꺽 삼켰다. 정작 차에서 내린 사람은 백지유였다.“여긴 웬일이야?”민진혁이 다가가며 묻자, 백지유는 코웃음을 쳤다.“왜요? 제가 오면 안 돼요?”민진혁의 말투에 백지유는 벌써 마음이 상한 듯했다. 연애 중이면 생기는 그런 작은 투정이었다.“저를 안 반기면 됐고요. 그럼 돌아갈게요.”백지유가 문을 다시 잡아당기려 하자, 민진혁이 급히 손을 뻗어 붙잡았다.“그 뜻이 아니잖아.”일하는 중이라 달래기도 애매해진 민진혁은 난처하게 코끝을 문질렀다.백지유가 입술을 삐죽일 즈음, 차 안에서 조금 쉰 노인의 목소리가 들렸다.“지유야, 투정 그만부려. 경성에 오면 진찰 보기로 했다면서? 환자는 어디 있어?”그제야 민진혁이 눈을 크게 떴다. 백지유가 백중인을 모셔 온 것이었다.민진혁은 곧 표정을 가다듬고 반대편으로 돌아가 문을 열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어르신이셨군요. 몰라뵈었습니다. 이른 시각에 오실 줄은... 실례했습니다.”한편으로는 강현우의 치료가 절실했고, 또 한편으로는 백지유 때문이었다. 앞으로 백지유랑 잘 되려면 할아버지가 될 분을 잘 모셔야 했다.민진혁이 부축하자 백중인이 천천히 차에서 내렸다.백중인은 눈빛이 잔잔했지만 몹시 예리했다. 백중인은 민진혁을 한동안 꼼꼼하고 유심히 살펴보았다.민진혁은 강현우의 곁에서 별별 장면을 다 겪어 왔지만 백 어르신의 눈빛에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민진혁은 긴장한 기색으로 백지유를 흘깃 보았고, 백지유가 재빨리 웃으며 분위기를 풀었다.“할아버지, 길에서 말씀드렸던 민진혁 씨예요.”“응.”백중인은 짧게 대답을 흘렸을 뿐, 좋다거나 나쁘다는 평가는 아꼈고 하얀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백지유를 돌아보았다.“저번에 그 총각은 상태가 다시 악화했다며? 사람은 어디 있어?”백지유가 고개를 저으며 민진혁을 바라보자, 민진
Magbasa pa

제1463화

백중인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투덜거리며 돌아섰다.“진찰도 못 하게 하려면 나를 왜 불렀어?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그냥 돌아갈게.”백중인은 나이가 많았기에 백지유가 거듭 부탁하지 않았다면 조용히 지내던 삶을 절대 벗어날 일도 없었을 것이다.백 선생님이 발길을 돌리자, 민진혁이 다급히 앞을 막아섰다.“선생님, 잠깐만요.”“지금 바로 강 대표님께 준비하라고 전하겠습니다. 먼저 방으로 모시고 씻고 쉬실 수 있게 하겠습니다.”사람들을 불러 정리부터 맡기자, 백중인이 짧게 대답했다.“서둘러. 환자는 기다릴 시간이 없어. 한 시간이라도 일찍 손을 대면 그만큼 희망이 생기는 법이야.”민진혁은 대가 교수들 앞에서처럼 밀어붙이지 못하고 허리를 더 낮췄다.“지당한 말씀입니다. 역시 백 선생님이십니다.”그러자 백중인이 흘깃 쳐다보며 코웃음을 쳤다.“아부는 소용없어. 말만 번지르르하니 우리 지유를 네게 맡기려니 마음이 영 편치가 않구나.”그 말에 민진혁의 이마에 다시 땀이 맺혔다. 백지유가 가볍게 웃으며 눈빛으로 진정하라는 신호를 보내더니 백중인을 모시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민진혁은 두 사람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한참 서 있다가, 이마의 땀을 훔치고 몸을 돌렸다.재활실 문을 밀고 들어가자 강현우가 여전히 담배를 물고 앉아 있었다. 바닥에는 꺼진 담배꽁초가 수북했다. 방금 밖에서 오가던 말을 들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짧은 사이에 담배를 꽤 자주 피운 게 분명했다.민진혁이 헛기침하더니 조심스레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대표님, 백 선생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시간 끌지 말고 바로 맥부터 보시겠답니다.”강현우의 눈꼬리가 미세하게 흔들렸고 본능적으로 거절하려다 입을 다물었다.요 며칠, 해외 일류라는 전문의들이 앞에서는 가능성이 크다고 말해 놓고, 뒤로는 한숨만 쉬며 어렵겠다고 하던 회의 영상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게 사람을 어디까지 무너뜨리는지, 그는 지금 몸으로 겪는 중이었다.‘세계 최고의 의사들도 고개를 젓는 판에,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시골 의사가
Magbasa pa

제1464화

백중인의 손이 강현우의 맥에 얹히자 방 안이 곧 고요해졌다.그 순간, 숨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백중인은 오랫동안 꼼꼼하게 맥을 짚었다. 한쪽을 본 뒤 다른 쪽 손목으로 바꾸게 하고, 살피는 동안 미간을 거듭 찌푸렸다.“하지 쪽에 치료가 늦어 피맥이 막혔네. 큰 충격을 받았던 거지?”백중인이 고개를 들자, 강현우는 대꾸하지 않고 백지유를 잠깐 바라봤다.이 일은 비밀이라 할 것도 없으니 백지유가 미리 전했을 거라 짐작했다.눈치 빠른 백지유가 손사래를 쳤다.“저는 아무 말씀도 안 드렸어요. 다만 대표님이 크게 앓으셔서 할아버지께 진찰 부탁드린다고만 했어요.”강현우가 입을 다물었다가, 백중인을 향해 담담히 말했다.“말씀대로 얼마 전 큰 부상을 당했고 치료가 늦었습니다.”백중인은 대답하지 않은 채 손을 떼지 않고 맥을 더 살폈다.그러자 눈썹이 잠시 잠기듯 내려앉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한참 만에야 백중인이 손을 거두면서 입을 열었다.“시간을 좀 지체한 건 맞지만 전혀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강현우는 고개를 들며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저를 위로하시는 겁니까?”백중인이 웃으며 대답했다.“위로라면 위로고... 아니라면 아니지.”“그렇다면...”강현우가 다시 물었다.“선생님께서는 확신이 있으십니까?”“사실을 듣고 싶나? 아니면 듣기 좋은 말을 듣고 싶나?”백중인이 미소를 머금고 물었다.“당연히 사실을 듣고 싶습니다.”“사실이라...”백중인이 하얀 수염을 한번 쓸어내리며 말했다.“희망은 있어.”강현우가 눈을 가늘게 뜨고 백중인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러면 듣기 좋은 말은요?”백중인은 대꾸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지금 같은 마음가짐이 병에는 독이야. 생각이 너무 무거워 간기가 울체되고 그 탓에 기혈이 쇠해졌지. 이 상태를 계속 두면 치료에 득 될 게 하나도 없다네.”지금 같은 때에도 농담을 던지는 백중인을 보니, 강현우의 마음이 묘하게 놓였다.백중인은 고개를 돌려 백지유를 보며 말했다.“종이하고 펜을 가져오
Magbasa pa

제1465화

방숙희는 손이 야무졌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짐 정리를 끝내고 물건 자리를 척척 잡아 놓았다.옮겨 온 건 많지 않았지만 새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밤이었다.방숙희가 창가에 앉아 밖만 바라보는 윤하경을 흘끔 보며 안쓰럽게 물었다.“사모님, 뭐라도 드시겠어요?”윤하경은 고개를 돌리면서 입을 열었다.“이제부터는 사모님 말고 윤하경이라고 불러요. 여기에는 그런 호칭 없어요.”방숙희는 그게 속상해서 내뱉는 말이라는 걸 알았기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농담도 잘하시네요. 뱃속에 아기도 있는데 마음을 너무 쓰지 마세요.”윤하경은 아직 티도 안 나는 아랫배를 어루만졌다가 쓴웃음을 삼켰다.“됐어요. 아무거나 간단히 해서 같이 먹고 일찍 쉬어요. 오늘 고생 많았죠.”“네.”방숙희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부엌으로 들어갔다.간단히 식사를 마친 뒤, 윤하경이 일어서며 말했다.“내일 오전에 특별한 일 없으면 점심 먹고 마트에 가요. 이것저것 채워야죠.”윤하경은 왠지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더 무너질 것 같았다. 몸을 움직여야 마음이 덜 뒤틀릴 것 같았다.방숙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몸은 괜찮으세요?”“의사 말로는 위험한 고비는 지났대요. 괜찮아요.”“그럼 내일은 제가 좀 더 일찍 일어나서 준비할게요.”방숙희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요 며칠 윤하경의 기운이 너무 가라앉아 보여 걱정이 컸다.방으로 돌아온 윤하경은 침대에 누워 천장을 멍하니 바라봤다.눈꺼풀은 무거운데 잠은 도통 오지 않았다.머릿속에는 자꾸 강현우의 얼굴만 떠올랐다. 걱정이 산처럼 쌓여도 윤하경은 쫓아가 붙잡는 성격은 아니었다.문 앞에서 윤하경을 또렷하게 밀어낸 강현우의 거절은 생각보다 아프게 박혀 있었다.사실 윤하경은 자신도 답답했다.윤하경은 마음을 곧게 세우면서도 끝까지 미련을 놓지 못하는 사람이었다.윤하경은 새벽녘이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한편, 강현우도 밤새 한숨도 못 잤다.이른 아침,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준비되셨습니까? 약탕 욕을 시작하
Magbasa pa

제1466화

문 밖에서 터져 나온 절규에 모두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문간에 서 있던 중년의 외국 남자가 방 안의 상황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충격이 큰지, 평소 강현우 앞에서 더듬던 한국어 대신 영어가 먼저 튀어나왔다.백중인은 그 소리에 손이 살짝 떨리며 눈살을 좁혔다.“저 양반이 뭐라고 지껄이는 건가?”“지금 제 환자에게 대체 뭘 하는 겁니까?”스티븐 박사가 성큼 다가와 양다리에 빽빽이 은침이 꽂힌 강현우를 보고 곧장 백중인을 노려봤다. 눈빛에는 노골적인 추궁이 담겼다.백중인은 힐끗 한번 쳐다볼 뿐 대꾸하지 않았고, 시선을 민진혁에게로 돌렸다.강현우의 시선이 차갑게 민진혁을 스쳤다.그러자 눈치를 챈 민진혁이 앞으로 나섰다.“스티븐 박사님, 지금 강 대표님이 치료받고 계십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죠.”스티븐 박사는 거의 무너진 표정으로 백중인을 가리켰다.“이건 말도 안 되는 짓입니다. 환자에게 도움이 될 리가 없어요. 당장 멈추고 나가요!”그러자 민진혁은 눈살을 찌푸렸다.“스티븐 박사님을 모신 건 치료를 위해서지 함부로 지적하시라고 모신 게 아닙니다. 지금은 나가 주십시오. 회진 시간에 다시 모시겠습니다.”민진혁은 가능한 끝까지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스티븐 박사는 뭔가 더 말하려다 강현우의 냉랭한 시선을 마주치자, 동작이 멈추며 기세가 절반으로 꺾였다.“흥.”결국 스티븐 박사는 발길을 돌려 나갔다.백중인은 콧소리만 짧게 흘리고 말없이 침을 이어 갔다. 마지막 은침이 들어갈 즈음, 백중인의 이마에도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이제 다 됐네.”백중인이 바늘을 거두며 강현우를 바라봤다.“조금이라도 불편한 느낌이 들면 가장 먼저 나에게 알리게.”“네.”강현우는 짧게 대답하고는 눈을 감아 쉬는 척했다. 감각이라도 느껴지면 희망이 있다는 뜻일 텐데 한참 동안 기다려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약 30분 뒤, 백중인이 침을 거두며 말했다.“한방은 느긋하게 약효가 나는 법이네. 내가 신의도 아니고, 하루아침에 효과가 나는 상황은 드물지.”“다
Magbasa pa

제1467화

윤하경은 뒤를 한 바퀴 둘러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바로 그 순간, 강현우가 재빨리 창문을 올렸다. 윤하경의 시선이 닿기 직전, 차 문의 유리가 마침 닫혔다.방숙희가 윤하경이 멈춰 서서 두리번거리는 걸 보고 물었다.“사... 모님, 뭘 찾으세요?”윤하경이 고개를 갸웃했다.“아니에요. 그냥... 누가 저를 보는 것 같아서요.”방숙희도 곧장 주위를 훑었지만 역시 보이는 건 없었다. 마음에 걸렸지만 얼굴에는 웃음을 띠었다.“어제 잠을 잘 못 주무셔서 그런가 봐요. 기분 탓일 거예요. 얼른 올라가요.”요즘 일들을 생각하면 경계심을 낮출 수는 없었다. 방숙희는 윤하경의 손을 살짝 끌고는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윤하경도 더 이상 말없이 따라 올라 새로 임대한 집으로 들어갔다.차 안.강현우는 유리 너머로 윤하경이 사라질 때까지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게 되자 그제야 눈길을 거뒀다.운전석의 민진혁은 룸미러로 뒷좌석을 흘끔 봤다.강현우의 얼굴에는 어떤 표정도 없었고, 윤하경이 사라진 방향만 똑바로 응시한 채 돌처럼 앉아 있었다. 오래 곁을 지켜 온 민진혁은 그 고요한 눈빛 속에 스며 있는 쓸쓸함을 읽어냈다. 그래도 입을 떼지는 않았다. 요 며칠 강현우의 기분이 어떤지, 충분히 알았기 때문이다.그때, 휴대전화가 진동했다.돌처럼 굳어 있던 강현우의 눈동자가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 마치 조각상이 드디어 숨을 들이쉰 것처럼 말이다.강현우가 휴대전화를 꺼내 화면을 한 번 훑었다. 그는 눈빛이 아주 살짝 흔들렸을 뿐, 곧바로 폰을 내려놓고 다시 윤하경이 사라진 쪽을 바라봤다.강현우는 그렇게 멍하니 그쪽만 바라봤고, 강현우와 민진혁은 해가 서쪽으로 질 때까지 차 안에 그대로 있었다.위층, 거실 창가에 앉아 도로를 내려다보던 윤하경의 눈빛도 조금 가라앉았다.엘리베이터에 올라타던 순간, 길가에 서 있던 익숙한 차량이 번쩍 떠올랐다. 분명 강씨 가문에서 쓰는 차였다.방에 들어오자마자 창가로 가서 아래를 확인했다. 역시 윤하경의 예상은 틀
Magbasa pa

제1468화

그 순간, 윤하경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아니에요.”윤하경은 입맛이 별로 없어서 과일 접시를 내려놓고 방으로 들어갔다.침대에 누워 천장을 멍하니 올려다보며 곱씹었다.‘강현우는 도대체 왜 저럴까. 분명 그렇게 사랑한다고 보여 줬었는데... 자존심이 그렇게 중요할까? 차라리 나를 버리더라도 마주 보지 않겠다는 걸까?’여러 가지 생각들이 끝도 없이 뒤엉켰다. 윤하경은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미쳐 버릴 것 같았다. 이상한 생각은 마치 주문이라도 걸린 듯 윤하경의 머릿속에 달라붙어 떨어질 틈이 없었다.시간은 물 흘러가듯 지나갔다.어느새 아이는 임신 5개월이었다. 윤하경은 강현우와 지내던 별장을 나온 지도 한 달 남짓이 됐다.처음에는 밥도 못 넘기고 잠도 못 이루더니 이제는 마음을 다잡고 평범한 일상을 버텨 나갔다.소지연이 찾아왔을 때, 윤하경은 라운지 소파에 몸을 웅크린 채 제비집으로 끓인 죽을 조금씩 떠먹고 있었다.TV를 틀어 두고, 한 숟갈씩 천천히 먹었다. 넉넉한 홈웨어 덕에 배도 그리 도드라져 보이지 않았다.“아주머니, 저도 한 그릇만 주세요!”소지연은 들어오자마자 가방도 내려놓기 전에 능숙하게 음식을 주문했다.“네. 얼른 앉으세요.”방숙희의 얼굴에는 금세 웃음이 번졌다. 요 며칠 소지연이 틈나는 대로 와서 윤하경의 마음을 달래 주지 않았다면 더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오늘 윤하경의 얼굴에는 살짝 기운이 돌았다.“고마워요.”그러자 소지연이 싱긋 웃고는 윤하경의 옆에 털썩 앉아 포도 한 알을 집어넣었다. 그러고는 자기 집인 것처럼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 편안히 누웠다.윤하경이 소지연을 흘겨보며 투덜거렸다.“비켜. TV가 안 보이잖아.”미간을 살짝 찌푸리던 윤하경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소지연은 코웃음을 치더니 물러나기는커녕 더 가까이 파고들어 강아지처럼 윤하경의 어깨에 기대었다.“싫어. 안 비킬 건데?”소지연은 여느 때보다 애교가 잔뜩 묻어났다. 윤하경은 더 이상 말을 섞기 귀찮아 그냥 내버려두었
Magbasa pa

제1469화

소지연은 사실 유호천에게서 강현우의 상태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들었다.생각해 보면 소지연은 윤하경과 강현우가 겪어 온 속상한 일들을 눈으로 다 봐 왔다. 두 사람이 여기까지 오는 데 얼마나 버거웠는지도 알았다. 그래서 소지연은 윤하경의 모든 선택을 지지하면서도 한 번쯤은 더 말리고 싶었다.강현우가 원칙을 어긴 건 아니었다. 다만 자존심이 지나치게 높아서 지금 상황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모를 뿐이었다. 그런 이유로 서로 영영 헤어져야 할 죄는 아니었다.‘게다가 현우 씨는 몸도 차츰 좋아지고 있는데...’소지연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그때, 옆에 놓아둔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소지연이 화면을 들여다보더니 얼굴이 금세 붉어졌고 헛기침하고는 윤하경을 향해 말했다.“하경아...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가볼게.”윤하경이 놀란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이제 막 왔잖아. 벌써 간다고?”소지연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응. 좀 일이 있어서... 나 먼저 갈게!”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소지연은 가방을 집어 들고 현관으로 종종걸음쳤다. 윤하경은 멍하니 달아나는 소지연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가면 그만이지. 그렇게 얼굴까지 붉힐 일은 아닌 것 같은데...’소지연이 떠난 뒤, 윤하경은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조금 전에 소지연이 보내 준 연락처가 보였다. 새하얀 손이 화면 위에서 잠시 맴돌다가 결국 통화 버튼을 눌렀다.연결음이 끝나자,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여보세요.”“주 변호사님 맞으시죠? 변호사님이랑 약속을 잡고 싶어요.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전화를 끊은 윤하경은 소파에 앉아 코미디가 나오고 있는 TV를 멍하니 바라봤다. 화면 속 우스운 장면이 이어져도 윤하경의 표정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층 아래.소지연이 지하 주차장에 내려가 보니, 유호천의 차가 입구에 서 있었다.소지연은 조수석 문을 열고 올라타며 유호천을 흘겨봤다.유호천은 눈썹만 살짝 올리고는 대꾸하지 않았다. 입꼬리만 얕게 올린 채 액셀을 밟아 차를
Magbasa pa

제1470화

“그럼 됐어. 그래도 혹시 우리 엄마가 널 괴롭히면 바로 말해.”유호천의 말에 소지연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소지연은 운전대 위에 올려 둔 유호천의 손을 꼭 잡으며 미소를 지었다.“정말 그런 적이 없어.”유호천은 그제야 안도하고 전방으로 시선을 돌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호텔 정문 앞에 멈췄다. 그는 벨맨에게 차 키를 건네고는 소지연의 손을 이끌어 안으로 성큼 들어갔다.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복도 끝 방 앞에 서자, 문을 열기도 전에 유호천이 먼저 소지연을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사람이 많은 곳은 아니었지만 가끔 객실 직원이나 손님이 지나가고는 했다.볼이 금세 붉어진 소지연이 손으로 밀어내기도 전에, 유호천이 재빨리 카드키로 문을 열어 그녀를 방 안으로 이끌었다.딸깍.문이 닫히자마자 소지연의 등이 벽에 닿았다. 숨과 숨이 겹치고, 뜨거운 기류가 두 사람 사이를 가득 메웠다.“또 날 밀어낼 거야?”유호천이 못마땅한 눈빛으로 낮게 말했다.“우리... 제대로 사랑을 나눠 본 게 얼마나 된 줄 알아?”덩치가 큰 유호천은 마치 사탕을 못 받은 아이처럼 아쉬운 말투로 소지연에게 하소연했다.그러자 소지연이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요 며칠 시댁에 발이 묶이니 이런 일은 영 마음 편히 할 수가 없었다.유호천은 한창 혈기 왕성한 나이였고 말로는 괜찮다고 했지만 정작에 참기 어렵다는 건 소지연도 알고 있었다.소지연이 뭐라고 말을 꺼내려는 순간, 유호천의 입술이 다시 내려왔다. 대답은 키스에 섞여 삼켜졌다.유호천의 넓은 손이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 안고, 소지연을 가볍게 들어 올려 푹신한 침대 위에 눕혔다.수없이 마주한 순간인데도, 소지연의 얼굴에는 금세 홍조가 번졌다.“저기...”소지연은 귀끝까지 붉어진 표정으로 말을 더듬거렸다.“먼저... 샤워부터 하는 게 어때?”그 말에 유호천은 잠깐 멈추더니 금세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샤워하자.”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호천이 소지연을 안아 들고 욕실로 걸음을 옮겼다.걸으면서 소지연의 원피스 지퍼를
Magbasa pa
PREV
1
...
145146147148149
...
174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