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경은 온몸에 강현석의 피가 그대로 묻어 있는 게 너무나 불쾌하게 느껴졌다.아직도 몸 곳곳에서 그가 남긴 흔적과 역한 기운이 남아 있는 것만 같아 어떻게든 씻어내고 싶었다.강현우는 그런 윤하경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다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씻고 와. 괜찮아, 내가 여기 있으니까 더는 아무 일도 안 생길 거야.”그는 조심스럽게 윤하경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머릿결을 손끝으로 느꼈다.그 온기에 조금 안심이 된 듯, 윤하경은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사실 아까는 정신이 너무 없어서 두려움조차 느끼지 못했는데 이제야 상황이 조금씩 정리되면서 온몸에 한기가 밀려왔다. 생각해 보면 단순히 동물이나 작은 생명체가 아니라 진짜 사람을, 그것도 자신 손으로 다치게 했다는 사실이 마음을 붙잡았다. 아무리 자신이 강하게 살아왔다고 해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너무나 당황스럽고 무서웠다.강현우는 그런 윤하경의 표정을 읽은 듯 조용히 허리를 굽혀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그리고 강현석 아직 안 죽었잖아. 너무 겁먹지 마.”그는 장난스럽게 말을 덧붙이며 조수석 문을 닫고 운전석으로 돌아가, 차를 몰았다.임시로 머물고 있던 별장에 도착하자마자, 강현우는 윤하경의 손을 이끌어 곧장 욕실로 향했다.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따뜻한 물줄기가 윤하경의 몸에 남은 피와 지저분함을 조금씩 씻어내려 갔다.강현우는 별다른 말 없이 천천히, 조심스럽게 윤하경의 옷을 하나하나 벗겨냈다. 늘 장난기나 욕망이 섞여 있던 눈빛도 오늘만큼은 오롯이 진지함과 걱정뿐이었다.윤하경의 옷을 다 벗기고 나서야 강현우는 그녀의 하얀 손바닥에 여러 개의 상처가 나 있는 걸 발견했다. 깊고 얕은 상처가 얼룩져 있어서 보는 사람조차 마음이 아플 정도였다.강현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손 언제 다친 거야? 어디서 이렇게 다쳤어?”윤하경은 그제야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뒤늦게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별일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냥, 제가 조금 실수해서...”강현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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